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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emondo Oct 02. 2023

5. 나의 애정하는 부업들

먼저, 현재까지 하고 있는 나의 부업들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볼 필요가 있었다.


1. 글


내 삶과 나의 부업들은 모두 여기서 파생되었다고 해도 무방한 ‘글’


인생 최초의 꿈이었던 ‘기상캐스터’가 실제로 존재했던 나쁜 피디와의 만남으로 인해 좌절된 후, 나는 방황했다. 하루살이처럼 눈앞의 현실만 충족시키며 하루하루 시들어가던 나는, 내가 하고 싶고, 잘하고, 꾸준히 해온 것들을 모두 아우르는 공통점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기로 했는데, 그게 바로 글이었다.


눈 나빠지니까 책 좀 그만 읽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텔레비전 보다 책을 더 좋아하던 나는 글이라면 내가 평생 좋아하고 지치지 않는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평생 글을 쓰는 사람을 꿈꾸며 처음으로 글 공모전에 참여를 하게 되는데 이게 웬일. 첫 도전에 장려상을 받는 게 아닌가? 역시 글은 나의 천직이었구나 생각하며 글에 대한 나의 결심은 더욱 확고해졌다.(이것이 초심자의 행운이었을 줄은 미처 몰랐지만.) 

 이후,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기 위해 또 내가 좋아하는 커피 만드는 일을 알바로 하며 남는 시간은 온통 책을 읽고 글만 쓰기도 하고, 투고도 하면서 출판사와 미팅을 하기도 했다. 결국 출판까지 하지는 못했지만, 그 경험은 내가 꾸준히 좋아하고 해온 일에 대한 가능성을 본 것으로, 마치 내 인생을 인정받는 듯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투고와 출판사 미팅을 하면서 나같은 무명이 출판사를 통해 출판을 하기 위해서는 쓰고 싶은 글 보다 필요한 글을 쓰거나 sns에서의 인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출판만을 목적으로 sns를 더 많이 하고 싶지도 않고, 그 정도로 출판에 대한 간절함은 없다. 다행히 예전에 비해 글을 써서 돈을 버는 방법은 꽤나 다양해졌으므로 출판만을 바라보지 않고, 초조해 하지도 않기로 했다. 나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 글로 먹고 사는 삶을 꿈꾼다. 공모전이 있을 때 지원해보고 천천히 좋은 글을 모으면 투고도 해보면서, 글은 그렇게 평생 하고 싶은 일이자 삶의 반려자로서 두기로 했다. 



2. 블로그


하루라도 뭔가를 끄적이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는 나같은 사람에게 블로그는 꽤 재밌는 sns이다. 블로그는 네이버에서 ‘블로그’라는 제도를 만든 거의 초창기 시절부터 써왔다. 네이버에서 ‘인플루언서’라는 제도가 생기면서 외국의 삶을 적는 블로거들이 여행 인플루언서를 달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그로 인해 사람들은 여행에 관련한 정보를 블로그를 통해 찾아 보고 있다. 하지만 내가 외국으로 갔던 당시는 처음 네이버 인플루언서 제도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외국생활만 기록하면서 읽어주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자, 나는 외국에서의 블로그는 무용지물이라 생각하고 블로그를 버리고 만다. 그때의 블로그는 최상위 블로그에 속했으므로 계속 이어졌다면 좋았을 텐데.. (과거의 나 손들고 반성해...)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약 5년 전에 새로 개설한 블로그를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블로그는 현재의 대세 sns인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때문에 주춤한 듯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 블로그는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함께 3개의 대형 sns 채널로 여전히 굳건한 자리를 지킨다. 


블로그를 꾸준히 해오면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내가 어딜 다녀왔는지, 어떤 추억이 있었는지가 기록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오랫동안 블로그를 키워온 덕분에 여러 협찬 제의를 받게 된다는 것도 블로그의 좋은 저 중 하나인데, 미용실, 네일샵, 맛집 등은 물론 집에서 쓰는 생활용품을 협찬 받기도 한다.


이렇게 블로그를 하면,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협찬으로 받으며 돈을 아낄 수도 있고 실제로 돈을 입급 받는 수익형 블로그로 운영을 할 수도 있다. 블로그는 얼마나 꾸준히 운영을 하고, 성실히 운영하느냐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그리고 그 등급에 따라 협찬을 받으면서 추가로 원고료를 받을 수도 있고, 주의가 필요하지만 꽤 높은 수익을 단숨에 받는 다른 방법도 있다. 어떤 거냐면, 한창 돈이 필요했을 때 내가 예전에 버린 블로그가 최상위 급 최적화 블로그였다. 이런 블로그는 원고와 사진만 받아 올려주는 대신 건당 얼마를 준다는 연락이 엄청 많이 오는데, 그때 잠시 했던 이 부업이 참 쏠쏠했다. 물론 이렇게 게시글을 올린 블로그는 얼마 안 가 저품질에 걸려 버리게 되었지만 말이다.. (그러니 혹시라도 블로거 중 이런 연락을 받아서 ‘해볼까?’하는 마음이 드는 분이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블로그를 버릴 각오로 하시길 바란다. 나는 이제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더 잘 키우는 블로그는 현재 받는 푼돈 보다 몇백 배의 가치일 테니까 말이다.)


현재 내가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는 준최적화 중 높은 단계에 속한다고 한다. 현재 당장의 수익화는 쉽지 않으니, 꾸준히 도전하고 있는 여행 인플루언서를 6개월  동안 계속 도전하기로 다짐해 본다. 그리고 광고비가 네이버 블로그보다 상대적으로 큰 티스토리 블로그(구글 애드센스 기반)도 함께 키워보기로 다짐했다. 예전에 둘다 키우면서 스트레스를 꽤 많이 받은 적이 있던 터라, 메인은 네이버로, 티스토리는 일주일에 하나라도 양질의 글을 올리기로 결심 !



3. 블로그 전용 포토그래퍼


블로그를 하다 보면 협찬, 체험단, 기자단 등 꽤 다양한 제안을 받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블로그 전용 포토그래퍼이다. 이게 무엇이냐면, 바로 위에서 말한 글 하나당 얼마를 받는 그런 기자단 원고에 쓰이는 사진을 찍어주는 일이다. 

예를 들어 ‘맛집’포스팅이라 치면 한 식당에서 쓸 5만원 정도의 식사값을 지원해주고, 나는 그 금액 안에서 맛있게 먹으며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편집 후 보내주면 또 얼마를 받게되는 형식. 이 일은 두세 번 정도 했었는데, 당시 부족했던 용돈을 메꿀 수 있었다..


포토그래퍼는 내 블로그에 올릴 필요 없고(내 블로그 저품질 위험 없음), 원고를 쓰지도 않으니(내 부업 할 시간 확보) 꽤 괜찮은 프리랜서 알바였다. 그러니 이런 제의를 많이 받기 위해서는 블로그에 쓸 사진의 퀄리티를 높여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사진 공부도 겸하기로 한다. 카메라에 대한 욕심이 자꾸 솟아나는 건 알아서 잘 눌러봐야겠다.



4. 유튜버


마지막으로 이건 작년부터 갑자기 관심이 생긴 부업인데(수익이 아직 없으니 부업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파악해보기로 함.), 작년 초까지 유튜버를 3명밖에 구독하지 않을 정도로 유튜브 세계는 내 관심 밖의 영역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너 술 마시는 거 유튜브로 찍으면 잘할 거 같아. 요즘 술튜버도 많아’라고 했는데, 이것은 자타공인 술선생인 내게 굉장한 센세이션으로 다가왔다. 술을 마시면서 돈을 벌 수 있다니? 이것이야 말로 엄청난 덕업일치가 아닌가 !


성격 중 내가 참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행동력’이다. 성격대로 나는 며칠 후 속초 여행을 가면서 바로 동영상을 찍었고, 영상편집을 해서 유튜브에 업로드를 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유튜브에서 내가 구독하고 있는 유튜버는 한 명의 술튜버가 추가되어 총 4명이었는데. 그만큼 유튜브를 잘 보지도 않던 내가 한 편집이라니 말할 것도 없이 내 영상은 노잼이었고, 그 4분 짜리 노잼 영상을 만들기 위한 생애 첫 영상 편집은 생각보다 너무나도 큰 노동이었다. 


처음 유튜브를 해보기로 했을 때 세 달 정도는 일주일에 하나씩 꼭 올려보자 결심했으므로, 나는 술자리 마다 영상을 찍고, 혼자 광장시장에서 빈대떡에 막걸리를 마시며 찍기도 했다.  한창 유튜브 영상을  올릴 당시는 회사를 다니면서 매일 블로그 글을 한 편 이상씩 올리고, 협찬받은 곳을 다니고, 포토그래퍼 알바와 아는 동생의 사업까지 도와줄 때였는데, 유튜브 편집까지 하려니 꿈에서도 영상편집을 할 정도였다.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 비몽상몽으로 편집을 하다가 다시 잠들기도 했는데, 그렇게 한달 정도 지나니 온 몸에 염증이 올라올 만큼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 그래서 당분간은 모든 부업을 멈추고 꾸준히 해오던 블로그만 하면서 유튜브는 올리고 싶을 때만 올리는 취미로만 해보기로 했는데. 지금 이렇게 시간이 무한대로 많아지며 ott를 섭렵하다 못해 유튜브까지 보기 시작하니, 스멀스멀 다시 올라오는 유튜브에 대한 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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