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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ghyun Kim Aug 16. 2019

영어의 기회비용

영어를 포기하면 얻을 수 있는것? 


요즘들어 부쩍이나 영어에 관한 광고며 강의가 많아졌다. 진짜영어, 따라하기 영어, 뇌새김영어, 왕초보영어, “입이 터지고 귀가 뚫린”다는 무시무시한 영어까지등장했다. 무슨 영어가 그렇게 많은가. 


한해 영어사교육에 쏟아붓는 비용이 10-20조가량 된다고 하는데, 편차가 거의 2배가 나는것만큼 집계되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다. 아이의 영어실력도 높이고 휴가도 즐길겸 방학동안 캐나다에 가 있으면, 그건 영어교육을 위한 비용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애매하다.


너도나도 영어를 하려고 하고, 또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어릴때부터 영어를 가르치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제 갓 9살 10살 된 아이에게 어느정도의 영어실력을 원하는지 좀 궁금하다. 9살, 10살 아이에게 SAT 문제를 풀게 할것인가? 토플이나 토익 시험을 보게 할 것인가? 아니면 해외영업에 필요한 영어를 공부 시킬 것인가? 9살 10살의 나이라면 그 나이에서 얻을 수 있는 언어적 능력은 어느정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모국어로도 그럴것인데, 어떻게 외국어를 모국어보다 더 잘 할 수 있을까? 


영어가 필요해서, 혹은 정말 영어를 활용하기 위해 배우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의심스럽다. 대부분 남들이 하니까, 혹은 시험을 위해서 영어를 하는 것은 아닌지.


영어를 포기하면 영어로 이룰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극적인 삶의 변화를 만들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영어에 쏟아 부은 노력과 열정과 비용과 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그렇게 투자한 모든 것을 만약 다른 어떤 분야에 투자했다면 과연 지금의 현재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었을까? 가끔씩 영어권 또래들의 인생을 생각해본다. 태어나서 한번도 외국어 공부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오직 자기관심과 열정이 이끄는 것을 공부하고 오직 하나의 언어로만 글을 쓰고, 토론하고, 책을 읽으며 그 하나의 언어로만 풍부한 자신의 생각과 창의성을 표현할 수 있는 삶이란. 


두 언어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는 삶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영어를 잘 한다는 의미는 또 무언가? 영어를 열심히 해서 실력이 쌓였다. 그러면 영어로 쓰여진 책도 읽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책들이 한국어로 번역되고 있다. 영어로 영화를 본다? 자막으로 봐도 무방방하지 않은가?. 영어로 외국인과 언어소통이 자유롭다? 구글이나 파파고의 도움도 어느정도 의미가 있지 않은가?  영어로 글쓰기를 한다고? 그렇다면 일기나 저널을 한글로라도 꾸준히 쓰고 있는가? 


영어의 기회비용은 정말로 막대하다. 영어만 아니었다면 다른 생산적인 일에 쓰일 수 있었을 그 무수한 시간과 노력들은 모두 지금 어디에서 무엇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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