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 눈을 감고 자는 네 얼굴은 영락없이 나를 닮았다.
또 어느 때 잠이 든 모습은 네 아빠를 닮았다.
우리는 닮아있다.
네가 우리의 일부를 갖고 세상에 나온 것이겠지.
지금은 꺼진 배를 보며 네가 여기 있었던 날을 떠올려 본다.
그러다 네가 정말 여기 있었는지 까마득해진다.
우리가 얼굴을 마주한 지 오십여 일이 지났다.
너는 갑자기 우리에게 나타난 우리 자신 같다.
어느 때는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어렵고
어느 때는 무심해도 사랑스럽다.
사는 게 지루하고 새로울 것이 없을 때쯤
모두 다 아는 이야기,
모두 다 아는 맛으로 세상이 느껴질 때쯤
너를 만나 세상이 다시 새롭다.
오물거리는 너의 입이 새 세상이고
배냇 웃음을 짓는 너의 입가가 새 세상이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우리는 가늠할 뿐
매일 너의 표정을 읽다 새 세상을 마주한다.
아주 익숙하고 별일 없는 하루지만 네가 있어 다시 새롭다.
정수리부터 발가락까지 너는 새 거다.
너를 보다가 지금은 기억을 잃은 내 갓난쟁이 시절로 돌아간다.
네 손가락이 네 발가락이 우리를 새롭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