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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미정 Jul 30. 2021

강철 멘털 만드는 법

자꾸 넘어지면 더 잘하게 되는걸

"선생님 한번 넘어지면 아프고 무서워져서 더 못하겠어요." 늦게? 피겨를 접하게 된 6학년 가은이가 속상하다며 한 말이다.

"넘어지지 않으려 하면 기술은 더디게 되는걸, 선수가 두려움이 있으면 나아가질 못하지... 몸을 던져서 두려움 없이 해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거고, 자꾸 넘어질수록 목표에 더 가까이 가니까 넘어지는걸 두려워하면 안 돼!"...라고 하면서도 넘어지면 아프다는 말에 고개는 끄덕여지고 함께 아프고, 안쓰럽다.


세상을 살다 보니 스케이트를 타고 넘어질 때보다 더 두려울 때가 많았던 나는  결혼하고  군인 남편을 따라 아무도 없는 지방 관사로 떠날 때도, 처음 아이를 낳았을 때도, 아이가 소아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도, 그야말로 덜 덜 떨었던 것 같다. 무서워서.

'근데 가은아 또 부딪치면 하게 되거든. 힘들어도 버티고, 또 해보고, 안되면 될 때까지 하고 이런저런 방법으로 링크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하루를 보내고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따라도 해보면 언젠가 지나가 있더라. 내뜻대로 안되면 마음을 비우고 호흡을 가다듬고 쉬어가기도 하고, 때론 큰 벽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나중에 하면 된다는 걸 알게 되니 오히려 담대해지기도 해. 결과는 어쩔 수 없는 거고, 최선을 다한 '나'의 기억은 남는 거니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단다. 아님 까짓 거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고, 죽을 만큼 힘들 땐 목표를 조금 수정해도 괜찮아. 모두가 완벽한 건 아니거든. 조건이 같지도 않단다.

하지만 운동할 때도 좋은 동료나 친구가 있으며 운동하러 나오는 발걸음이 덜 무거운 것처럼  그 시간들 속에서 또 좋은 사람들을 만나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너는 성장해 있을 거야, 그러니 되도록 좋은 관계 속에서 시간을 들여 집중해서 하면 잘하게 돼 그게 백스핀이든, 악셀이든 무엇이든... '

속으로 이런 수다를 나 혼자 떨면서 더 사랑스럽고, 커진 눈으로 아이를 본다.

'나중에 이때를 떠올리면 더 뿌듯할 거야. 어렵게 넘어갈수록 기억에도 많이 남고, 네 몸이 기억하니 잘하게 됐을 때의 '너'가 얼마나 자랑스러울지 몸으로 부딪치고, 산전수전 빙판전 좀 많이 겪어본 나는 알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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