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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눈사람, 아빠는 제설작업

내일의 안전을 위한 투자

by 책인사

어젯밤 서울에는 많은 눈이 왔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던 아이들이 옷을 따뜻하게 입기 시작했습니다.

중학생은 할 일이 많아서 눈사람 만들 시간이 없다던 첫째도 소복하게 쌓인 눈앞에서는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는 지난겨울에도 많은 눈이 왔습니다.

눈 내린 다음날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다져진 곳들은 빙판이 되어 며칠간 조심히 다녀야 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할 동안,

저는 아이들의 눈삽으로 눈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내일 아침이면 우리 가족이,

그리고 동네 주민들이 빙판길을 다녀야 할 것을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눈을 치우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눈을 치우는 어른들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눈을 밟으면 푹신하기도 하고, 뽀드득하는 소리도 좋은데 왜 눈을 치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을 치우면 눈사람으로 뭉칠 눈이 부족해지는데?‘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아이들을 키우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아이들의 눈놀이는 놀이터에 쌓인 눈으로 하면 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눈놀이도 좋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내일의 안전이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습니다.


오늘 눈길을 뚫고 출근하신 대한민국의 많은 직장인들을 응원합니다. 학생들도 오늘만큼은 친구들과 즐겁게 눈놀이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눈놀이를 하는 동안 제설작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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