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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메 Nov 10. 2024

12. 구랑위 해변 산책로

아침에 만나는 여유로움

구랑위 해변산책로, 포토스팟




 구랑위 페리를 타고 들어온 선착장. 사실 들어서자마자 나는 조금 놀라웠다. 페리터미널 앞에 너무나 넓은 광장이 펼쳐졌으며, 그 뒤로는 야자수나무 아래 이쁜 산책로 그늘이 연결되어 있었다. 광장이 있는 만큼 루트는 여러방향으로 나뉘어져 있었으며, 사람들이 다들 뿔뿔이 흩어져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갔기 때문에 눈치껏 따라가볼까 라는게 안된다는건 순식간에 알 수 있었다. 그럼 그 곳에서도 내가 가고 싶은 장소와 연결된 길이 어디가 빠른지, 구랑위를 만나려면 어디로 가는게 더 좋을지 앞에 있는 맵을 통해 선택해야 했다.

 페리터미널 앞에 잠시 두리번 하다가, 앞에 있는 전체맵이 있는 곳으로 눈을 돌렸다. 구랑위는 섬이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바다를 볼 수 있지만, 초입에서 부터는 우선 바다를 보고 다녀오기로 했다.


 우선은 사람들이 가는 길을 따라 함께 걸었다. 누군가는 건물들 사이로 들어갔고, 누군가는 야자수숲길을 따라 바닷가로 이동했다. 나 역시 처음 오는 구랑위라 관광지로 알려진 장소들만 알고 왔었지만, 알고보면 구랑위는 입구 초입에서 가볼 수 있는 맛있는 밥집이 즐비한 음식거리도 있었다. 나는 나오는 길에 알았지만, 아침에 구랑위에서 식사를 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바닷가 방향이 아닌 첫 광장 산책로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 길을 따라 음식점이 있는 길을 가보는 것도 좋다.

 아무튼, 구랑위에서 시작은 그렇게 바닷가 방향으로 가보기로 했다. 섬인 구랑위에서 우선은 바닷가를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구랑위는 지역의 가장자리를 돌면, 쉽게 바다를 만나볼 수 있는 만큼, 이곳의 바다 어떨지 궁금해졌다.

 제주를 가면서도 렌트카로 바다를 따라 해안 드라이브를 참 좋아하는데, 샤먼은 차량이 없는 곳이다보니 도보로 이용해 걸어볼 수 있다. 그래서 하루쯤은 구랑위에서 하루를 보내며, 걷고 또 쉬며 여유로운 섬 속의 섬을 또 만나보는 것도 의미있는 곳이 아닌가 싶다. 샤먼 본섬에서 만났던 산책로도 있지만, 구랑위 바다는 조금 더 우리나라 바다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샤먼 본섬보다 해변은 조금 더 깨끗한 느낌이 들었고, 백사장을 만나볼 수 있어서 사진으로도 예쁜 바다뷰와 야자수가 함께 나오는 이색적인 사진을 남길만한 곳을 찾았다. 나에게만 여유롭다고 느낀게 아닌건 모두가 가만히 바다를 보며 있는 사람들을 보며, 구랑위 바다의 매력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뭔가 여유로운 느낌이 들었던 바닷가 나들이와 함께 아침에 부랴부랴 나왔던 시간에 대한 정신 없음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었다. 아침에 들어온 터라, 식당 앞에서는 사람들에게 아침식사가 된다는 주인장의 목소리가 들렸고, 사람들은 아직 햇살이 뜨겁지 않은 시간에 해변에 앉아 구랑위의 파도를 즐기고 있었다.












1. 샤먼 구랑위 해변


 구랑위는 섬이기 때문에 어디든 쉽게 바다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지만, 또 나중에 걷다가 알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은 물가가 아닌, 섬의 중심 불룩 튀어올라 조금은 가파른, 그런곳에 집들이 밀집된 모습도 이색적이었다. 아무래도 자연재해 때문인지, 위에서 아래로 더 시원하게 내려 다 볼 수 있는 뷰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집은 대부분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자그마한 섬이라고 하기에는 꽤나 넓은 섬이었고, 인구도 꽤 많은 세련된 근대건축물을 만나볼 수 있다라는 점에서 구랑위는 섬 자체로 보기에도 굉장히 의미있었다.

 

 내가 제일 처음에 가려고 했던 목적지 중 한곳이 바로 일광암이었다. 터미널에서 나와 일광암으로 가는 길은 직진으로 조금 빠르게 가는 길과, 구랑위 해변길을 따라 조금은 둘러가는 길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리 샤먼이 큰지도..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나는 느긋하게 바닷길을 선택했다.

 샤면 본섬보다 개인적으로 바다뷰가 더욱 깨끗했고 (주변에 중공업시설이나, 돌이 있는 바다가 아니었기에) 반짝이는 백사장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뭔가 여유로운 석재 펜스와 그 옆에 일렬로 느긋한 그늘을 마련한 야자수가 있는 모습에 나는 샤먼 구랑위 해변의 매력에 기분이 좋아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구랑위에서의 시작은 뭔가 여유로운 바닷바람에 백사장에 있는 야자수 그늘아래 기분좋게 사진으로 시작해 본다.

 구랑위는 바쁜 사람이 없어보였다. 다들 느긋하게 바닷가에 앉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거나, 나무 그늘 아래 무더위를 식히는 모습이었다. 워낙 더운 8월에 다녀와서 그런지, 아침에 만난 구랑위는 더욱 선선하고 여유로운 느낌이었다. 몸이 움츠러들 필요도 없고, 너무 무덥지 않아서 뭔가 바다로 둘러싼 이국적인 뷰가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나도 가만히 서서 나무 뒤로 백사장,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며 멍하니 잠서 서 있었다.





2. 구랑위 산책로


 나는 사실 그 여행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건 그곳이 가진 자연풍경과 길이라고 생각한다. 건축물은 요즘 어디에서나 비슷한 양식을 가져와서 특정 건물이 아니라면, 그곳을 인지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음식 또한 전세계의 음식을 만나볼 수 있는 이색적인 식당이 많지 않은가? 하지만, 그곳의 분위기 , 사람들의 모습은 걷는 길과 자연에서 정말 생생하게 드러난다. 자연적인 모습은 지역마다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 곳을 가장 즐기고 싶을 때 풍경을 고스란히 더 눈에 담고 싶어 진다. 똑같은 샤먼이지만, 구랑위의 바다가 샤먼의 바다가 다르고, 여기에서 본 뷰가 저곳에서 본 것과 다른 것처럼.

 누군가는 똑같은 바다와 하늘인데 뭐가 다르지? 라고 말 할 수 있지만, 같은 바다 같은 장소라 하더라도 어떤 날씨 , 하늘, 나의 감정, 그 때의 순간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인 만큼 지금 만난 구랑위를 담아보기로 했다. 사실 구랑위는 어디에서 찍어도 만족스러운 장소의 뷰를 담을 수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조계지인 만큼, 근대건축물이 가득한 거리를 배경으로 샤먼의 옛모습의 특징을 담은 근대건축물과의 조화도 만나볼 수 있다.

 섬이라 중앙에 있는 건축물보다 바다만 보고 싶다면, 바닷길 따라 걷는 산책길도 좋다. 해변과 보타닉가든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건물도 좋지만, 곳곳의 자연 풍광을 즐기며 걷는 산책로를 원한다면 조용하게 바닷가 산책로 따라 한바퀴 돌며 장소마다 다른 구랑위를 만나보는 재미도 있다. 사실 나에게는 시간이 그리 여유롭지 않았기에 바닷가 산책로에 위치한 공원과 호월원정도만 앞에서 해안가를 접했는데, 주변에 다른 건물이 없이  트인 바다와 중국식 정원을 보며 쉬고 있으니 뭔가 마음이 조용해지는 느낌의 여유로움이 있다. 사람들 역시 가파른 길을 따라 걷는 곳 보다는 더운 날엔 역시 편하게 바다 그늘 아래 앉아 커피 한잔의 여유가 좋은지 해안가에 접한 명소인 숙청화원의 입장객이 정말 많았다. 하루를 여유롭게 본다면 조금 더 편하게 볼 수 있었겠지만, 다음 날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나는 구랑위 해변가를 걷는 것도 조금 더 속도를 내어야만 했다.




3. 구랑위 역사공동조계


구랑위는 약 600m폭의 루장해협을 사이에 두고 샤먼시를 마주하고 있는 주룽 강 하안의 작은 섬이다. 1843년 샤먼에 상업 항구가 개항되었고 1903년 이 섬은 공동 조계(현지인과 외국인의 공동주거지)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중국의 주요한 해외 교역 창구로 발전했으며, 근대 주거지의 특징인 복합성을 반영하여 지방색이 드러난 건축양식과 국제적 건축양식이 표현된 총 931개 동의 다양한 역사적 건축물과 자연경관, 그리고 역사적 도로망과 정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현지인인 중국인들과 해외에서 귀국인 중국인, 그리고 여러나라에 온 외국인들의 공농 노력으로 구랑위는 현대적 생활수준을 갖춘 탁월한 문화적 다양성의 공동 조계로 발전하였다. 동남아시아, 동아시아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해외 중국인 및 엘리트 계층에게 이상적인 주거였다.

구랑위는 문화적 융합의 이례적 사례로, 즉 여러문화가 교류하면서 이전보다 더 다양한 문화적 기준점들이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통합되었고, 이러한 문화적 융합이 유기적 도시구조에 잘 표현되었다. 구랑위에 일어난 다양한 건축양식의 가장 이례적인 융합은 진정한 새로운 건축 운동인 '아모이데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Amoy는 샤먼의 옛이름을 뜻한다.


구랑위는 1988년 중국 국무원의 결정에 따라 국가급풍경명승구로 지정되었으며, 총 51개의 대표적 역사 건축물, 정원, 구조물, 문화유적지가 유산 목록에 포함되었다.이중 19개가 국가유산, 8개가 도 유산, 24개개는 군 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향후 도와 군의 유산도 제8차 국가유산목록에 추가 될 예정이다.

구랑위 섬 적정 인구는 25,000명으로 절대 최대치는 하루 50,000명으로 정해져있다. 이 섬 주민과 통근자를 모두 포함한 수치로 현재 유효한 최대 방문객 수는 성수기 포함 35,000명 선으로 제한하고 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발췌









▶ 구랑위의 첫 산책로


사실 이때까지가 가장 좋았다. 나는 구랑위에 가면 어떻게든 관광지들을 둘러보고 주변을 보면 되지 뭐 라는 매우 간단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이쁘고, 더 넓었고,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밀려온 순간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다들 알고 떠나는지 삼삼오오 뿔뿔히 흩어지기 시작했고, 여전히 어디로 갈지 갈팡질팡 하던 순간 사람들을 따라 나선 첫 산책로였다. 기후때문인지 구랑위의 나무들은 더욱 씩씩해보였고 곧아 보였다. 오전 9시가 되어 가는 시간에 내리는 햇살은 그리 따갑지도 않고, 은은하게 들어오는 나무아래 그림자도 참 예뻤던 구랑위의 첫 산책로, 이 길을 따라 바닷가로 이어지는 뷰를 만났다.








▶ 가정식 아침


 구랑위에는 많은 식당들이 위치하고 있다. 유명한 치푸루를 가게 되면,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먹거리를 만나볼 수 있는데 그 외에도 곳곳에서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가게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아침에 들어온 페리였기에 식사하지 않고 구랑위를 찾는 손님이 많은 터라, 내가 처음으로 들른 해안가의 앞에는 '아침식사 드세요'라는 말이 계속 들렸다. 이런 음식점은 가격대도 그리 비싸지 않다. 구랑위에 가며 식사를 하고 싶다면, 아침은 가볍게 우리나라 만둣국과 비슷한 훈둔 한그릇 하는것도 좋다.









▶ 구랑위 바다


중국에 가서 느끼는건 자주 뿌옇다는 것이다. 일본에 갔을 때에 보는 하늘은 정말 쨍하고 진한 파란색 하늘이라면 중국에서 보는 하늘은 항상 무언가 끼어있는 듯 뿌연 하늘이 평균적이라는 점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새파란 하늘의 모습은 아니라 하더라도, 구랑위 만이 가진 여유로움을 즐기며 앉아 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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