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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메 5시간전

24. 한적한 중산루 , 지금은 오전 9시

한적한 중산루, 지금은 오전 9시





호텔의 체크아웃 시간은 11시였다.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게, 공항에 가야 하는 시간과 비행기 탑승시간이 있기에, 나에게 가장 오랫동안 있을 수 있는 시간 자체가 11시였다. 11시에는 호텔에서 나와 못해도 11시 30분에는 로비에서 택시를 타야 했기에, 호텔까지는 무조건 10시에 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아침에 늦더라도 서두른 이유는 늦은 시간까지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찍 일어나 한번이라도 더 샤먼 중산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호텔로 들어오기 위해서였다. 아침에 나온 건 사실 조금 힘들더라도 너무나 잘한 일이었다. 도심의 시간은 아침침 출근 시간이라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고, 모든 가게들이 오픈을 준비하는 시간이라 닫혀있기는 했지만, 맑고 쾌청했던 그날의 중심가는 정말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중산공원에서 한 바퀴 걷고 난 다음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중산루 초입에 들렀다. 끝까지 가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중산루의 초입에서 1/3쯤 되는 지점까지만 잠시 거닐어 본다. 밤에 왔을 때와는 사뭇 달랐다. 점심즈음에 사람들이 많아 북적이는 시간과, 그리고 날씨 좋은 아침에 이제 막 장사를 시작하려는 가게들, 첫날 저녁에 정신없이 보았던 밤의 야경에 골목골목 야시장처럼 먹거리가 가득했던 그날들과는 달리 또 다른 느낌의 깨끗함과 신선함이 가득한 중산루였다.










1. 호텔로 돌아가기까지.



 중산루에서 중산공원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도보로는 대략 20분이며, 가는 길에 예쁜 아이멍 포토존과 독특한 이슬람 사원의 지붕이 있는 건물까지 구경하며 걷느라, 지겹지 않은 산책이었다. 아침이라, 공기는 맑고 깨끗했고,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열기를 아직은 뿜어내지 않은 날씨가 나름 상쾌하기도 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은 아침에 무언가 해냈다는 생각에 발걸음도 가벼웠고, 뭔가 아침 산책에 대한 강박이 있던 나에게 무거운 짐을 벗어던진 듯 홀가분하기도 했다. 그렇게 공원에서의 아침 산책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간은 뭔가 더 빠르게 흘러가는 듯했다. 아마도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샤먼을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이제는 시간을 계산하며 남겨둬야 했기 때문이다.

 호텔로 가기 전에 잠시 시간이 남아 나는 중산루에 들렀다. 미처 사지 못했던 샤먼의 기념품으로 펑리수를 사가야지 했던 마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막 오픈한 중산루의 가게들은 판매가 가능한 가게들이 몇 곳 없었고, 기존에 봐두었던 제품을 하나 얼른 계산해서 가져 나왔다. 상점의 직원은 연신 내가 다른 제품도 같이 사길 바라며, 이것저것 시식도 해보고, 권해보았지만, 나는 내가 필요한 펑리수 한통만 사 왔다. 더 살 걸. 매정했나?

 중산루에서 마지막으로 쇼핑까지 한 다음,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가게들도, 주변의 모습도 아쉽기만 하다.  하루만 더 있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마음이 계속 드는 건 아마도 이곳이 나는 참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2. 체크아웃.



아침에 잠깐 다녀온 산책이지만, 그 사이에 땀이 났다. 나는 정말 땀이 없는 사람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하는데, 온도가 계속 오르는 요즘에는 나도 땀이 나는 사람이구나 라는걸 새삼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여름도 덥지만, 샤먼의 한여름은 더더욱 무덥다. 원래 지리상 날씨가 더운 나라인데 한 여름의 여행은 우리나라보다 더 무더위를 느낄 수 없는 만큼, 여행 내내 바람 부는 날 보다, 태양이 내리쬐는 시간이 많았다.

 룸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 이제는 체크아웃을 준비했다. 가져온 짐들을 모두 트렁크에 차곡차곡 담아 넣고, 사 왔던 선물들도 구겨지지 않도록 포장해서 마지막 캐리어를 닫았다. 













▶ 사람 없는 중심가, 중산루.


밤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거니는 곳, 휘황찬란한 네온사인과 북적이는 사람들로 거리가 온통 가득 차는 중산루다. 아침에 만난 이곳은 그런 밤이 낯설 만큼 너무나 쾌적하고 깔끔한 도로의 모습부터, 정돈이 잘 되어 있는 가게 모습에 '어제와 같은 중산루인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중산루는 이렇게 좌우로 긴 대로변에 상점가들이 1층에 연결되어 있는 형태로, 중앙 광장은 사람들이 걷고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가득하다.  아침에 온 건 나도 처음이었는데, 맑은 하늘에 중심에 우뚝 선 나무 한그루, 그리고 양 옆으로 줄지어 서있는 가게들이 샤먼 중산루의 매력이었다.









▶ 쉬어 가도 좋아.


중국 여행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곳곳에 벤치가 많다는 점이다. 또한 관리도 잘 되어 있고, 사람들도 쉬어가는 게 당연한 듯 많이 앉아 있다는 점도 처음에는 뭔가 어색했었다. 우리나라에는 벤치가 그리 많지도 않고 사람들이 외부에 쉬는 일은 잘 없지 않은가? 중국은 어디에나 벤치에 보면 사람들이 그냥 앉아 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는 점도 나에겐 색다른 점이었다. 무엇보다 깔끔하게 관리된 모습과, 이정표와 사인도 잘 만들어져 있어서, 곳곳에서 길 따라가기도 좋다.









▶ 샤먼의 가게들


샤먼의 중산루에는 큰 건물 아래 1층이 모두 이렇게 상점가로 연결되어 있다. 그 거리가 꽤나 길어서 대략 걸어서 10분은 걸어야 하는 길이라 그 사이에 상점들이 일렬로 줄 지어 서 있는 모습도 엄청 난 볼거리다. 샤먼은 특히나 망고가 유명한 곳이라, 샤먼만이 가진 맛있는 디저트 선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박스 포장도 깔끔하고 이쁘기 때문에 선물용으로 좋다만, 사실 비행기 타고 가져오려니 부피감도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건, 샤먼공항에 이 많은 가게들의 모든 제품은 아니지만, 샤먼을 대표하는 다양한 디저트들이 판매한다는 사실! 직접 중산루에서 구매하는 것도 좋지만, 공항에서 구매해도 가격차이가 없으니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편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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