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의 여행 이튿날이다. 아침 7시에 호텔을 나가서 저녁 7시가 되어서야 호텔에 들어오는 토루일정이었다. 힘들기도 했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토루를 크게 갈 일이 없을 것 같아, 샤먼여행의 2박 3일이 아닌 3박 4일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샤먼의 본섬만 보는 것도 적어도 이틀은 있으면 좋겠고, 구랑위는 1일 그렇다면 토루까지 포함한다면, 최소 4박 5일로 오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루는 샤먼에 오느라 정신없이 보냈고, 이튿날은 토루에 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마지막 하루는 구랑위를 들르다 보니, 막상 샤먼 본섬에 가고 싶었던 장소들을 다 들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던 터라, 이날 역시 토루에 다녀오며 피곤한 몸을 이끌고, 꼭 해보고 싶었던 샤먼 야경페리를 이용하기 위해 오자마자 잠시 쉬었다가 호텔을 나왔다.
샤먼페리는 미리 샤먼관광 위챗미니프로그램을 통해 사전예약을 하거나,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사실 위챗미니프로그램으로 사전예약을 하는 것도 좋지만, 외국인으로 예약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중국인들의 신분증을 업로드해 이용해야 하며, 무엇보다 중국 휴대폰 번호로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으로 선예약을 하는 것은 휴대폰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쉽지 않아, 현지에 거주하는 분들이 아니라면 일반 관광객은 현장에서 구매해야 한다.
또한 샤먼관광 위챗 미니프로그램은 중국 현지 와이파이접속 시에만 오픈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선예약이 불가한 만큼, 페리를 탑승할 예정이라면, 미리 시간을 체크 한 다음 현장에 티켓을 미리 구매하는 것이 좋다.
1. tip 샤먼야경페리 구매하는 법
<현지거주 및 휴대폰이 있는 경우>
-중국 와이파이 환경 내에서만 샤먼관광 위챗미니프로그램 접속 됨
-신분증 및 중국전화번호를 입력 인증 후 구매가능
-선 예매 후 티켓을 현장에서 발권
<한국 외국인인 경우>
-샤먼페리티켓 부스 방문 후 구매 가능 (여권 필수지참 및 페이 결제 가능)
2. 샤먼페리 탑승장까지 30분
호텔에서 나와 우선 내비게이션을 켰다. 오며 가며 위치를 봐두긴 했지만, 사실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터라 걸어서 갈 때 놓치지 않으려면 길을 한 번에 찾는 게 중요했다.
저녁 8시 즈음에 나왔고, 샤먼 야경페리의 마지막 시간은 8시 30분이었다.
사실 한국에서도 한 번도 한강 유람선을 타보지 않았던 나인데, 왜 이번에는 그리도 야경페리가 타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인터넷으로 서칭 하며 보았던 내용 중에 다들 볼만하다며 꼭 타보길 추천한다는 사람들의 블로그 글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개인적으로 구랑위를 간다면 꼭 급하게 보지 않아도 된다라고 생각하는 1인이다.
생각보다 구랑위를 가는 길에 제법 샤먼섬 투어가 곁들여지는데, 저녁에 본 페리루트랑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야경으로 본다는 점이 특별해 꼭 보고 싶다면, 야경페리를 추천하지만, 나처럼 급히 봐야 하는 시간이라면, 나는 다음번에는 페리를 타지 않을 생각이다.
마지막 배였고 금요일 저녁이라 그랬을까? 아미 내가 갔을 때 티켓을 구매하고 입장하는 줄이 한가득이었다. 우선 티켓부스에서 티켓을 구매하고, 다시 나와 옆에 있는 입장줄에 섰다. 사람들은 중국인들 줄 지키지 않고 막 들어가기 때문에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는 글이 종종 보이는데.. 내가 갔을 땐 그리 새치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케이스바이케이스 인가 싶긴 하지만, 생각보다 무질서한 모습은 느껴지지 않아, 페리탑승까지는 안전했다.
내가 생각한 것과 달랐던 건 페리의 모습이었다. 1층은 좌석과 테이블이 있고, 2층의 좌석과 테이블은 음료나 식사를 해야 하는 유료 테이블이었다. 그리고 3층은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야외공간으로 구성된 뻥 뚫린 페리라, 내가 생각한 좌석이 있는 공간은 아니었다는 게 조금 달랐던 부분이랄까?
사람들은 많은 듯해도 다들 서로 양보하며 곳곳에 자리를 잡았고, 탑승하고 나서 10분 정도 후에 페리는 출발하기 시작했다.
1.샤먼 야경 페리 루트
쌍둥이 빌딩 - 연무대교 - 구랑위 섬 - -해창대교
밤에 보는 샤먼. 물이 출렁이는 배 위에서 사람들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페리 안에서도 모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1층과 3층에서는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펍 같은 공간이 있다. 그곳에서 술도 팔고 있고, 기념품도 판매한다. 또한 2층에서는 음식을 판매해서 별도의 수익을 얻는다. 나는 정말 샤먼 야경을 보려고 탑승했는데,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야경은 덤일 뿐 그곳에 앉아 술도 즐기고, 이야기하며 한 시간을 바닷바람 쐬며 여유를 즐기는 공간처럼 활용한다는 점도 나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야경페리를 탔다면, 당연히 야경만 봐야 할 줄 알았던 나의 단순한 생각이었는데, 그들은 먹거리를 사 와서 같이 술을 마시며,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갖는 느낌도 이색적이었다.
2. 페리탑승
그렇게 만나는 샤먼 야경페리는 시작과 함께 북적북적했다. 들어가는 시간부터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부터 연인들 그리고 나처럼 홀로 여행을 오는 사람들로 북적였던 페리터미널에 나도 같이 줄을 섰다. 바깥에서부터 줄을 서서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미리 받았던 큐알코드를 체크한 다음에 페리터미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생각보다 내부에는 포토존도 있어,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샤먼은 다른 지역보다 뭔가 더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장소가 많아 보였던 샤먼의 페리터미널에서 인증샷도 하나 남겼다.
큐알을 찍고 사진도 하나 남기고 난 다음에는 드디어 선착장에 들어서 잠시 페리를 기다렸다. 페리를 탑승하기 전 10분 동안 습한 강바람을 맞으며, 페리를 기다렸다. 생각보다 페리는 더더욱 컸고, 사람들은 하나둘씩 입장하시 시작했다.
발을 디뎌 페리에 들어서는 순간 만나는 넓은 공간, 생각보다 그리 쾌적한 느낌의 페리이기보다는 유람선을 타고 사람들이 쉬어가는 공간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나라 섬으로 들어가는 페리보다는 더 크고, 단순히 이동의 좌석이 우선이라는 느낌보다, 사람들이 더 같이 모여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담긴 페리 느낌이었다.
3. 드디어 출발
페리는 3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은 라운드테이블로, 중간에 직원들이 기념품이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고, 4명 정도가 앉아 같이 팀별로 즐길 수 있는 좌석이 배치되어 있어, 미리 사 온 술이나 음식을 페리 안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
2층은 페리 레스토랑 같은 곳이다. 좌석이 있지만, 유료좌석이기 때문에 2층에 있는 음식을 주문해야 한다. 대부분 술이나 차를 판매하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유료이다 보니 사람들이 그리 북적이진 않다.
3층은 야외에 뻥 뚫긴 루프 공간으로 이루어진다. 대부분 이곳이 훨씬 자유롭다. 오픈공간이라 강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샤먼의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사인의 쌍즈타, 그리고 섬 안의 섬 구랑위의 야경, 샤먼섬의 가장자리에 위치하지만, 깔끔했던 샤먼 하이창구까지. 두루 돌며 밤의 야경을 둘러볼 수 있었다.
4. 밤의 쌍즈타, 그리고 밤의 구랑위
샤먼은 중국 내에서도 참 이색적인 공간이다. 수공간으로 이루어진 섬이다 보니 습하기도 하지만, 밤에 페리를 타며 드라이브하는 곳에서 만나는 샤먼 시내의 빌딩뷰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시간이라는 점이 특별하다.
1층은 중국인들의 큰 목소리와 술 그리고 아이들이 놀다 보니 너무나 시끄러웠고, 2층은 유료 좌석이라 임의로 앉을 수가 없었다. 나는 3층에 서서 페리에서 좌우로 다니며 쌍즈타와 같이 야경사진을 남겼다. 아침에 타면 날씨가 좋은 날 대만을 볼 수도 있다고 하던데, 잠시 저 멀리 보기보다는 가까운 건물과 새까만 야경에서 빛나는 불빛으로 이날을 기억하는 사진을 한 장 담아본다.
속도감이 그리 빠르다고 느끼진 않았다. 아무래도 여행온 이의 느긋함과 조금은 더 이곳에 있고 싶다는 마음이 교차하지 않았을까? 배는 1시간 동안 이동하며, 구랑위와 쌍즈타, 그리고 하이창구를 포함하여 페리터미널까지 샤먼이 가진 건물들과 공간의 반짝임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구랑위와 가장 대표적인 쌍즈타. 하이창에 유선형으로 있는 호텔의 불빛이 가장 큰 볼거리였다. 지난 청도와 상해여행에서도 만났지만, 하나의 이미지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초단위로 바뀌는 다양한 이미지를 입면에 입힘으로써 더욱 화려하고 큰 풍경을 좋아한다는 느낌이 컸다. 샤먼의 밤 풍경 역시 그런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으로는 구랑위 역시 밤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야경이었다. 내가 있는 날짜가 한여름의 샤먼이었다 보니, 너무 무더운 낮 보다, 조금은 선선하게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구랑위도 좋지 않을까? 구랑위를 지나며 만나는 반짝이는 불빛 역시 또 섬안에서 산책하며 보게 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구랑위 자체에서만 1박을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낮과 밤이 구랑위는 또 다른 매력을 가졌기에 기회가 된다면 밤에 만나는 페리를 타고 구랑위에서 늦은 밤까지 거닐며 근대건축물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싶네.
8월이라 그리 차갑지 않은 습한 강바람이지만, 무더운 날 조금 낮은 온도의 시원 바람에 무덥고 힘들었던 토루여행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오전 7시에 호텔을 나서 저녁 7시 반이 되어서야 들어왔던 하루였지만, 마지막 밤에 만난 반짝이는 샤먼의 밤은, 오전의 힘듦과 세계문화유산인 토루를 보았던 하루가 어느새 멀리 사라진 것 같았다. 무언가에 둥둥 떠 있는 듯이 다닌 샤먼에서의 이틀째 밤. 그렇게 뱃머리에 서서 샤먼바다의 밤바람에 느긋하게 터미널로 들어서고 있었다.
▶ 샤먼의 밤바다 그리고 야경
샤먼 뿐 아니라, 내가 가본 중국은 밤이 참 화려했다. 칭다오에서는 5.4광장앞에 있는 곳의 건물에 화려한 파노라마형식의 야경이 펼쳐지고, 상하이 역시 푸동지구의 화려하고 거대한 고층빌딩의 'I LOVE SHANGHAI'라는 문구는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다.
샤먼의 밤은 쌍둥이 빌딩 쌍즈타를 시작으로 구랑위의 모습, 그리고 샤먼 하이창구까지 웨이브 있는 호텔건물의 야경까지. 이곳 역시 화려했다. 시원한 밤바람에 화려한 야경까지. 샤먼페리를 내가 그래서 타고 싶었나보다.
▶ 중국 국기
샤먼에서 페리를 타고 이동하는 곳에 보니 이렇게 중국 국기가 꽂혀있다. 중국인줄 알았지만, 새삼 더 중국을 느끼게 된다.
▶ 샤먼 페리 내부
샤먼 페리는 내가 생각한 모습과 달랐다. 단순히 앉아서 이동하는 곳이 아니라, 배에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1층은 사람들에게 오픈된 홀이라면, 2층은 음식과 함께하는 레스토랑 느낌이었고, 3층은 자유로운 공간과 사람들이 쉬어가며 게임도 하고 아이들은 간식도 살 수 있는 서비스 존이 공존한다.
▶ 유명한 쌍둥이빌딩
쌍둥이 빌딩은 샤먼을 대표하는 건축물이자 랜드마크인 곳이다. 안에는 호텔도 위치하고 있고, 고층에서 샤먼을 바라보는 전망대도 포함되어 있다. 샤먼의 밤을 더욱 화려하게 밝혀주고 있는 쌍즈타. 입면의 모습이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지겹지 않은 샤먼 야경 뷰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