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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경 Jul 09. 2019

폴 고갱과 성수동 공드리 워크숍

<강아지 세 마리가 있는 정물>과 반려견을 위한 아로마 DIY 클래스

   필자가 위의 작품을 처음 접한 시기는 대학교 4학년 봄 방학 때이다. 당시, 나는 같은 미술사학과 친구들과 뉴욕의 미술관 투어를 갔었고, 바로 그 장소에서 만날 수 있었다. 뉴욕 현대 미술관의 한쪽 벽면에 걸려 있던 이 작품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 신비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지나치던 필자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폴 고갱은 프랑스의 후기 인상파 화가이자 상징주의의 선구자이다. 폴 고갱의 작품들을 보면 그는 원시적인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어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위의 작품은 언뜻 보면, 단순히 강아지 세 마리가 나란히 서서 물을 마시는 장면이 다인 듯 보이지만, 잘 보면 이뿐만 아니라 일직선의 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파란색 잔들과 그 앞에 있는 과일들의 구도와 배치도 눈여겨 볼만 하다. 물을 마시고 있는 강아지들을 살펴보면, 굵은 아웃라인 안에 채색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단순히 모형을 채우는 과정이 아닌 동화 속의 일러스트레이션처럼 그려진 이 그림은 그의 친구이며 그의 그림 스타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빈센트 반 고흐’가 전했던 일본의 프린트 문화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폴 고갱의 <강아지 세 마리가 있는 정물>을 보고 있노라니, 얼마 전에 다니던 비누 공방에서 새로 개강한 클래스가 생각났다. 필자의 몇 안 되는 취미 중 하나이자, 요즘 가장 재미있게 하는 활동이 바로 이곳에서 진행하는 비누 만들기이다. 작년 여름, 처음으로 비누 공방을 다니기 시작하였는데, 이때 다녔던 비누 공방이 성수동에 있는 ‘공드리 워크숍(Gongdry Workshop)’이다. 공드리 워크숍은 성수동의 젊은 창작가들이 제작한 공간이다. 천연비누, 캔들 등의 판매, 제작, 클래스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여러 명의 창작 작가들과 함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색빛깔 알갱이가 박혀있는 보석 비누 만드는 방법을 배워보겠다고 신청한 원데이 클래스가, 어느덧 시간이 지나 꾸준히 지속해오며 실력을 키울 수 있게 되었고, 취미생활로 발전되어 버렸다. 강아지 ‘하트’도 가끔 출근을 하는데 하트가 올 때면 공방이 더 따스한 공간으로 변한다. 작년부터 인연을 쌓아온 공방 선생님들과 계속 연락을 하며 지내는데, 퇴근 후 가끔씩 들려 이것저것 이야기꽃을 피우며 힐링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얼마 전에 공드리 워크숍의 홈페이지에서 새로 개강한 클래스의 소식을 보던 중, 하나의 포스팅이 필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바로 <반려견을 위한 아로마 DIY 클래스>이다. 필자 또한 집에 17년 된 반려견이 있다. 필자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유기견이었던 녀석을 데려와서 키운 지 14년이 되어간다. 씻는 것을 그리 반가워하지 않는 아이지만, 내가 직접 만든 강아지 용품을 선물해주고 싶어서 가까운 미래에 이 클래스를 수강하려 한다.


어떻게 해서 이런 클래스를 만들게 된 걸까? 필자는 공방 선생님들의 속마음이 궁금했다. 그 즉시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드리 공방 제공 

Q. 반려견 비누 사업에 관심을 두고 천연비누에 입문하셨다고 하셨는데, 이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저는 몇 년 전 면역교란으로 원형 탈모를 겪었어요. 피부와 두피에 좋다는 성분들이 빼곡히 들어간 제품들을 써봐도 가렵고 따갑기만 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사용해본 천연비누가 제게 신세계를 보여줬어요. 그때쯤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견 대부분이 피부병으로 방문하고 있단 점을 알게 되었어요. 말 못 하는 반려견들에게 피부병이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라는 생각이 들어 반려견들을 위해 조금 더 순하고, 건강한 재료로 만든 천연비누를 만들게 되었어요. 


Q. 반려견을 위한 아로마 DIY 만들기 클래스는 어떤 분들이 수강하면 좋을까요?

반려견을 사랑으로 키우고 계신, 반려견에 관심이 많고 향후 반려견을 키울 계획이 있으신 분, 그리고 반려견 용품 사업을 창업하시려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Q. 반려견을 위한 아로마 DIY 만들기 클래스에 대한 설명을 좀 해주시겠어요?

반려견을 위한 아로마 DIY 과정은 아로마 세러피와 천연(유래) 재료를 이용했어요. 일상에서 반려견의 건강과 효과적인 관리를 위한 과정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치료 목적이 아닌 예방과 관리 목적의 클래스로 진행된다는 것이죠. 즉, 견종에 따른 반려견의 기본적인 관리방법과 반려견들을 위한 아로마 테라피 지식을 통해 다양한 반려 용품들을 만들어보는 과정이에요. 


공드리 공방 제공

Q. 클래스에서 만들 수 있는 것들이 총 15가지인데, 이렇게 15가지를 선별하신 기준이 있을까요? 그리고 이 외에도 직접 만들 수 있는 반려견 천연 아로마 용품이 있을까요?

15가지 선별 기준은 협회에서 정한 과정입니다. 15가지 외에도 추가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반려견 스파 시 반려견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아로마 캔들 제작 혹은 프로폴리스 성분이 가득한 밀랍 캔들이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Q. 반려견을 위한 아로마에 대해 독자들에게 더 알려드리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아로마 DIY 과정은 치료 목적이 아닌 예방과 관리 목적의 클래스입니다. 반려견들은 사람과 다른 피부와 피모, 후각을 가지고 있으므로 꼭 반려견 전용 제품을 사용해 주셔야 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는 꼭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합니다. 주의할 점이라면 아로마 테러피 시 사람을 기준으로 만든 향들은 후각이 예민한 반려견들에게는 독한 향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꼭 적정량의 아로마 오일과 반려견에 맞춘 pH 제품을 사용해야만, 반려견들의 건강한 생활을 위한 효과적인 관리가 이러어질 수 있답니다. 


Q. 마지막으로 공드리 공방의 향후 계획이 궁금해요!

하반기 공드리 워크숍은 계절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캔들과 방향 제품들을 판매할 계획이에요. 추가로 스테인드글라스 작가인 ‘벨의 방’ 이혜주 작가님과 함께 캔들 워머 세트도 제작 중입니다. 캔들 워머 및 컨테이너 캔들 클래스도 개강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해요.


공방의 마스코트인 강아지 하트도 이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필자도 바쁜 일정이 끝나면 공드리 워크숍을 찾아 사랑스러운 필자의 반려견을 위해 아로마 DIY 수업을 수강하려고 한다. 우리의 반려견을 위해 공드리 워크숍에서 직접 천연제품들을 만들어 선물해보자. 자세한 수업내용과 일정은 공드리 워크숍 홈페이지에서 www.gongdry.co.kr (instagram: @gongdry_workshop) 만나볼 수 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공드리 공방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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