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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공사 Aug 12. 2022

사이공 거북이 호수에 거북이가 있을까?

거북이 호수는 길거리 음식 성지

사이공 3군에는 터틀 레이크, 거북이 호수가 있다. 로터리 중간에 있는 호수로, 거북이 모양이 닮아서 거북이 호수다. 혹시나 하고 물을 들여다보았는데 거북이는 보이지 않았다.

해가 지고 나서 사람들이 하나둘 오기 시작한다
거북이 호수는 젊은 사람들이 삼삼 오오 모여서 이야기 하는 곳이다

거북이 호수는 옛날 베트남 신화를 따라서 만들었다. 옛날 옛적에 베트남이 위기에 빠졌을 때 거북이가 나타나서 베트남을 구해주었다고 한다. 신성한 힘을 지닌 거북이를 기리면서 만든 호수라고 한다.


거북이 호수는 십 대와 이십 대, 젊은 층의 길거리 음식 성지다. 가장 인기 있는 길거리 음식은 Bánh Tráng Trộn이라고 라이스페이퍼를 잘게 자른 것에 메추리알, 야채, 향이 나는 야채와 MSG를 넣고 흔들어 먹는 게 있다. Bánh Tráng Nướng도 있는데, 라이스페이퍼에 치즈, 달걀, 야채 등을 올려서 숯불에 구운 음식이다.


둘 다 가볍게 먹기 편하고 가격도 천 원에서 2천 원 사이로 저렴하다. 게다가 맛도 msg가 듬뿍 담긴, 다 아는 맛있는 그 맛이다.


처음에 거북이 호수에 갔을 때는 조금 생소한 문화에 적응을 못하고 조금 웃긴 일화가 있었다. 4년 전, 처음 사이공에 가서 아직 어색할 때, 친구가 거북이 호수에 가자고 했다. 나는 호수라 그래서 경포호 정도의 크기를 예상하고 있는데 작은 연못 크기라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친구랑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친구에게 이제 다 봤으니까 저기 옆에 있는 카페에 가자고 했다. 그때 친구는 굉장히 당황한 표정을 지었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 보면, 그때 친구는 길거리 음식을 먹거나 코코넛을 마시면서 앉을 것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다 봤으니까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쉬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간에 보이는 Phuc Long 카페에 갔다왔다

시간이 좀 더 지나고 사이공이 더 익숙해진 뒤에 거북이 호수에 다시 갔다. 그때는 나도 자연스럽게 길거리 음식을 사고 코코넛을 하나 마시면서 호수 둘레에 앉아서 친구랑 수다를 떨었다.


2022년 초부터는 거북이 호수 주변을 '걷기 좋은 거리'로 만들기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 2022년 7월에 갔을 때도 공사 중이었지만 여전히 거북이 호수는 젊은 사람들이 가득했다.


거북이 호수는 엄청나게 뛰어난 무언가가 있거나 특별히 볼 것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계속 찾게 된다. 사이공 시내를 걷다 보면 한 번은 지나치고 싶은 그런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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