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가면 먹어야지
문득 멸치 회가 떠올랐다. 10년 전 통영 횟집에서 먹은 멸치회. 멸치를 회로 판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받은 메뉴였다. 공짜로 받은 음식이었는데 다른 회는 뭘 먹었는지 기억도 안 나고 멸치회만 뇌리에 남았다.
조금 불결한 기억. 상추에서 벌레가 나왔다. 벌레가 있다 말하니까 미안하다며 쓰윽 건네준 것이 멸치회였다. 처음 먹어본 멸치회였다. 멸치회가 하나도 비리지 않고 신선하고 감칠맛 난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작년에 통영에 갔는데 멸치회를 까맣게 잊고 고등어회만 왕창 먹고 돌아왔다. 다음에 통영에 간다면 꼭 멸치회를 먹어야지. 고소하고 담백하면서 감칠맛 나던 멸치회를 말이다.
베트남에서 멸치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을까? 분명히 찾으면 있겠지만 굳이 찾고 싶은 마음은 없다. 멸치회는 통영에서 먹고 싶은 음식이니까. 특정 지역, 공간에서 먹고 싶은 특별한 음식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