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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살기 Mar 07. 2022

현장실습생과 함께 OPIC을 치러간 중소기업 대표

시험은 성적을 위한것이 아니라 내 수준을 파악해주는 수단일 뿐이다.

현장실습의 시작

지난 3월 2일부터 새로운 현장실습생이 출근했다. R&D관련 업무를 주로 가르치면서 졸업예정자인 점을 감안해 개인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 거래처와의 소통 업무를 사이드로 함께 교육해보기로 했다.

요즘 세상에(?) 공인영어 성적은 뭔가 필수로 갖고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더 많다. 물론 취업이 더 가까워 오면 필수에 가까운 공인영어 성적을 갖추겠지만 4학년 1학기 시점까지는 공인영어성적이 없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이번에 실습을 오게 된 학생도 공인영어성적이 없는 상태였다. 영어를 지금까지 초,중,고,대학교에서 배워온 방식이 아닌 언어로써 공부하기 위해, 그리고 공인영어성적이 없는 실습생이 꽤 괜찮은 공인영어 성적을 갖고 갈 수 있도록 하고싶었다. 그리고 이참에 우리 회사의 영어 교육 시스템도 갖추고, 그 시스템에 대한 검증도 할 생각이다. (물론 학습결과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습자 본인이다.)


출근한지 3일째인 3월 4일 금요일, 나는 학생과의 짧은 면담을 통해 해외 거래처와의 소통 업무를 맡아볼것을 권하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영어 공부는 필수임을 얘기했다. 학생 입장에서는 어차피 또 당연히 해야하는 영어공부 이기에 특별히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 학생에게 문제가(?) 생겼다. 아니, 내가 문제상황을 만들어 줬다.


OPIC을 제안하다

나 : "그래요, 공부를 하려면 현재 수준부터 먼저 파악을 해야하니 시험을 쳐봅시다. 음, 우리 업무는 회화가 중요하니 OPIC을 쳐보는거로 하죠."

학생 : " 네, 좋습니다."

나 : "OPIC은 시험이 매일 있어서 좋더라구요. 가장 빠른 시험 날짜가 일요일이네요. 이번주 주말에 약속 없으면 일요일에 칩시다."

학생 : "네?? 야,약속은 없긴한데... 이번주 일요일이면 내일 모레 말씀이신가요??"

나 : "네, 내일 모레. 왜요?"

학생 : "아, 제가 안칠려고 하는건 아닌데 한번도 쳐본적도 없고, 준비도 전혀 안돼있어서 일주일만 시간을 주시면 안될까요? 다음주에 치도록 하겠습니다."

나 : "일주일 바짝 한다고 영어실력이 오를것도 아니고, 또 잠시 벼락치기로 한단계 올라간다고 해도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시험은 특별한 목적으로 성적을 얻기 위해 치는것도 있겠지만, 그냥 현재 내 실력을 확인하는 목적으로 치는 경우도 있어요. 준비없이 바로 쳐야 현재 학생의 실력을 정확히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지금 현재 상태로써 실력을 알아야 교육의 수준과 방향도 정할 수 있습니다."

학생 : "아... 그래도 그렇게 빨리는..."

나 : "나도 OPIC 한번도 안쳐봤어요. 혼자가기 부담스러우면 나도 같이가서 칠게요. 그럼 됐죠?"

학생 : "네? 같이요...? 아....그럼 일단 알겠습니다."

나 : "좋아요. 비용은 제가 내줄거에요. 정밀 검사 결과까지 나오는 옵션 선택해서 결제하고 10시 시험으로 예약하도록 해요."


학생이 큰일나기 전에 내가 큰일났다

학생은 매우 당황하고 연신 '큰일났다'라고 했지만 성장을 위한 의지가 상당히 강했고, 기왕 이렇게 된거 눈딱감고 쳐보자는 마음가짐인게 느껴졌다. 이렇게 의지를 갖춘 학생이 매칭되어 참 다행이었다.

그렇게 약속한 일요일이 되었다. 우리집에서는 대구 센터보다 구미 센터가 훨씬 가깝지만 학생과 함께 시험을 치고 또 같이 얘기도 나누기 위해 나 역시 대구 센터로 예약을 했다. 아침일찍 일어나 샐러드로 아침밥을 챙겨먹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아?! 나에게 더 큰 일이 생겼다(?)

신분증을 안챙겼다...;;;; 삼성페이를 쓴 이후로부터 지갑을 안챙겨다니는게 버릇이 되버려서 핸드폰만 달랑 들고 나왔다. 성적을 얻기위한 시험이거나, 그간의 공부를 점검하는 목적아 아니라, 학생의 시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그리고 나 역시 평소 토익은 쳐봤지만 OPIC은 쳐본적이 없기에 한번 쳐보기 위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등록했다. 너무 가벼운 마음이었던 탓에 안일함의 영역으로 넘어가버렸나보다...


급하게 모바일 신분증을 다운받았으나 공인영어시험 규정 신분증은 실물만이 가능했다. 결국 일요일 아침부터 들뜬(?)마음으로 시험을 치러왔는데 이렇게 못보게 되나.. 예약금이 아까운데... 싶었는데 직원분께서 오픽은 시험 일정이 매일, 그리고 하루 두번씩 있다는 반가운 이야기를 해주셨다. 원하면 오후 1시 시험으로 연기를 해주겠다고 하셔서 나는 맘먹고 온김에 기다렸다가 시험을 보기로 했다.


결국 실습생은 혼자 시험장에 들어가게 되었고 나는 근처에서 기다리게 되었다. OPIC은 서베이가 20분, 시험이 40분으로 치뤄지니 11시쯤 나오겠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왠걸? 10시 33분에 실습생은 전화를 걸어왔다. 다치고 벌써 나왔단다. 나는 당황해서 말했다 "응???? 다쳤다고?? 그럴리가 없는데?? 지금 나오면 뭐가 잘못된건데??? 다 NEXT만 누르고 나온거야? " 학생도 당황해서 대답했다 "음...그게...제가 너무 못해가지고 할말이 많이 없어서 일찍 끝났습니다..." 


나는 우선 실습생과 만나서 시험을 친 소감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오후 1시에 있을 내 시험시간 전까지 함께 앞으로의 학습 계획과 이번 OPIC시험을 함께 치르면서 내가 실습생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세지를 전달해주었다.


OPIC을 함께 치면서 전하고자 했던 메세지는 다음 이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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