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곰돌이 Jul 19. 2024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들이 있다.

3.10


2024년 3월 10일 일요일




주말이 좋다.


한가로운 주말이 참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 모습에 살짝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런 주말이 좋다.


걱정은 내일의 내가 짊어지게 하고 오늘의 나는 잠시 양반처럼 쉬어보자.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들이 있다.


김은 그중에 하나다.


김에 갓 지은 쌀밥을 싸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한 공기는 거뜬하게 해치울 수 있을 정도이다.


김 중에 소금으로 간을 한 김도 좋아하지만 나는 특히 구운 김을 더 좋아한다.


구운 김의 그 고소함과 간장 양념을 살짝 넣은 달짝 짭조롬한 그 맛의 조화의 풍미는 입에서 잔치를 벌일 정도이다.


앞다리살과 양배추를 볶은 점심상을 차리면서 김이 먹고 싶어 김을 구우려고 했다.


잘 바스러지는 김의 특성상 가스버너에 김을 굽다 보면 그 주변이 엉망이 되곤 한다.


그리고 김을 구우려는 순간 지현이의 재빠른 말이 들려왔다.


김을 구우면 어지러워진다는 등 치우기 힘들다는 등의 말이 들려왔지만 김에 대한 나의 열정을 감히 막을 수 없었다.


나는 김을 사수했고 김이라는 트로피를 내 손으로 직접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지현이도 잔소리를 하던 사람은 어디 갔는지 김을 맛있게 먹고 있었고 그렇게 우리는 점심을 함께했다.



이틀 연속 테니스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좌우로 요란하게 공을 주는 덕분에 열심히 뛰어다닌다.


테니스를 칠 때는 영락없는 페더러인데 막상 영상을 찍으면 이보다 엉성할 수 없다.


랠리를 하다 보면 강습 때 배운 기본기들을 잘 잊어버리곤 하는데 그것 때문에 자세가 완정 엉망이 된다.


하나하나 고쳐나가야지.


운동은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끼며 자기만족감이 상승되는 좋은 활동이다.


집에 돌아오니 삼겹살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아직 씻지도 못했지만 배는 고프기에 얼른 삼겹살을 먹었다.


점심에 돼지고기를 먹었지만 저녁에 돼지고기가 또 들어가는 신기한 마법이다.


고기는 언제나 옳은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꼭 포틀럭 파티(POTLUCK PARTY)인 줄 알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