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문을 열었습니다.
그 속엔 오이 여섯 개가 서로를 의지하듯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오이가 들어있던 게.
오늘은 이 오이들로 요리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떤 요리를 만들지는 이미 생각해두었습니다.
SNS에서 본 일본 이자카야에서 먹는다는 오이무침을 한번 만들어보겠습니다.
오이에 칼집을 내고 다진 마늘을 묻힌 후 참기름을 바릅니다.
그리고 그 위에 고춧가루와 참깨를 1 대 1로 섞어 뿌려주면 완성되는 아주 간단한 오이 요리입니다.
저도 지현이도 매우 맛있게 잘 먹은 반찬이었습니다.
어머님이 오이 하우스에서 오이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든지 정성스럽게 키운 신선한 오이를 가져와 먹을 수 있지만 오이로 딱히 만들어 먹을 요리가 마땅치 않아 자주 가져오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오이와 두부를 잘게 썰어 넣어 간장과 마요네즈를 넣고 비벼 먹는 다이어트 음식인 '오두밥'을 만들거나 간단하게 오이무침을 해먹는 것 말고는 오이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머릿속에서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아니 떠오르지 않았다고 말하기보다는 몰랐다고 말하는 것이 더욱 정확한 표현 같습니다.
오늘처럼 오이를 이렇게 색다르게 무쳐 먹으니 맛도 있고 오이를 더 많이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지 오이를 눈앞에 두고도 미처 바라보지 않았던 시간들이 부끄러워지네요.
오늘은 건강하고 맛있는 오이무침으로 반찬을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