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주 어반구스 비건 소셜 다이닝
이전 글에서 '공간주'의 '도시간'에서 열린 전시를 소개했다.
'공간주'는 서울 구도심의 빈집에 온기를 불어넣는 소셜벤처로
서계동, 인사동, 익선동 등에서 팝업 전시를 한 데 이어
지금은 서울에 거점 공간 두 군데를 운영 중이다.
문래동의 '도시간'과 성북동의 '파란대문집'이다.
국제교류 스터디에서 만난 인연으로
대표님이 창업을 하고 여러 공간들을 재탄생시키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지켜보았다.
'파란대문집'은 처음 보러 가는 날 함께 하기도 했는데
한성대입구역에서 내려 가파른 언덕을 한참 올라야 하는 데다 수십 년 동안 방치된 모습에 기겁을 해서 사실 나는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대표님은 숙고 끝에 계약을 하고는 약 한 달 동안의 공사로 공간을 예쁘게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찾아가기 힘들다는 점은 조용하다는 장점으로 바뀌어 도시 생활에 지쳐 안식이 필요할 때 즐겨 찾는 곳이 되었다.(그리고 아래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마을버스를 타고 하늘공원으로 올라가 숲길로 내려오는 길을 찾아 가는 길이 더 이상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그렇다고 고립되는 공간이 아니라 결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동네 주민들과 인연을 맺게 해주는 고마운 곳이기도 하다.
이 공간을 더욱 활성화시키고자 대표님과 나, 그리고 마음 맞는 다른 친구들이 모여 '어반구스'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그리고 2019년에는 해외의 도시재생 사례를 영어 기사로 공부하는 모임,
2020년에는 서울의 구도심을 답사하는 모임을 진행했다.
빈집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소셜벤처를 중심으로 모였으니 도시재생이나 지역, (열악한 거주 환경을 지닌) 청년들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겠으나
우리의 관심사는 환경, 기후, 동물권, 비건으로 점점 확장되어 갔다.
도시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떼어놓을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2021년부터는 한 달에 한 번 함께 모여 채식 요리를 만들어 먹으면서
미리 읽어온 책이나 영상, 미리 선정한 주제에 대해서 토론하는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비건을 실천해야겠다 생각은 하면서도 쉽지가 않아 미루고 있었는데
비건 레시피를 알아가는 것은 물론
토론도 하고 근황도 나누는 소셜 다이닝의 역할까지 해주어서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
작년 다섯 번의 모임을 영상으로 담아 보았다.
0. 오리엔테이션: 템페 덮밥
1. 두부 김밥 + 영상 《나의 문어 선생님》
2. 떡볶이 + 책 『Red Vege Colors』, 좋아하는 채소/과일 그리기
3. 동그랑땡 + 영상 《더 게임 체인저스》, 플로깅
4. 만두 + 책 『무민은 채식주의자』
ps. 참, 우리가 식탁으로 쓰고 있는 건 예전에 이 방에 달려있던 문이다.
그밖에 이 공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다음 기회에 다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