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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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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Nov 28. 2022

[휘케치북] 22.11.28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Stay - 넬’

‘기억을 걷는 시간 - 넬’

‘챠우챠우 - 델리스파이스’


넬이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을 때 

“아직도”

그 세 글자를 듣고 왈칵 눈물이 났다고 했습니다.

우연히 간 KBS 음악방송에서 넬의 첫 소절을 듣고 눈물이 났다며 경험을 이야기하는 그 얼굴을 보며

신기한 사람이구나 생각했고 

그 감성이 부러웠습니다.

그때의 나는 누군가의 음악을 듣고 세상이 흔들릴 만큼 감동받는 사람은 아니었던가 봅니다.

너무 좋았다며 그 감동을 말하고

음악을 들으며 슬픈 표정을 하는 그 사람의 세상을 나도 갖고 싶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나는 그런 주변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된듯합니다.

홍대의 인디밴드를 찾아다니던 이

어떻게 알았는지 일본 밴드 음악을 수집해서 듣던 이

한 가수의 앨범만 듣고 모으던 이

서너 개의 영화 ost만을 몇 년째 듣는 이

팬클럽 활동을 하던 이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나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지금의 음악적 취향을 갖게 된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영향이었나 봅니다.

커피도, 여행도, 사진과 그림도 모두 그렇습니다.


비가 오기에

어떤 음악을 들을까 즐거운 고민을 하며

지난 플레이 리스트를 뒤적이다가 아주 오래전에 모아둔 것을 듣습니다.


늘 사람들 틈에 있는 나는

늘 사람에게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취향과 가치관뿐만 아니라 일상을 사는 동안 감정에도 그러해서

사람에 의해 세상이 밝았고 사람에 의해 마음이 싱숭했습니다.

타인의 가시가 나를 향하는 게 느껴질 때면 그 불편한 마음이 온 시간을 잡고 흔들었고

내 안의 티끌을 털어내면 비로소 모든 것이 매끄러웠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어른이 되는 동안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누군가가 나에게 쏜 감정은 또 다른 사건 앞에 쉬이 잊힌다는 것도 알고

옳은 것을 우직하게 걷는 동안 오해는 자연히 소멸한다는 것도 알고

그 많은 것을 알았다가 

다시 잊고 흔들리고 반복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 많은 과정에서 고유한 내가 됐습니다.

한때 나는 보편적인 모든 것의 집합 같아서 스스로 색이 없다 생각했지만

나는 언제나 고유했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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