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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제 Jul 28. 2023

제로라고 다 같은 제로가 아니다

제로 음료가 기하급수적으로 출시되던 지난해 5월. 믿기지 않을 사실이 전해졌다. 롯데제과에서 '제로'라는 이름으로 제과, 빙과류 등에 걸쳐 대대적인 제로 음식 군을 출시한다는 것. 일본에선 이미 출시했던 제품을 제로열풍에 힘입어 국내에도 출시한 롯데의 아량에 감사를 표하고 싶었다. 


감사할 필요 없었다. 롯데의 제로는 이름만 제로인 가짜제로 과자였다. 일반 과자와 다를 것 없이 내 몸 속 혈당을 올리며, 오히려 제로라는 이름에 속아 폭식할 경우 몸 상태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당류는 0이지만, 탄수화물은 60g이다. 내 몸 속 혈당을 높이는 건 결국 탄수화물이다. 당뇨와 거리가 멀거나, 당뇨에 걸린 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 하는 착각이다. 설탕을 쓰지 않았다고 해서 건강한 게 아니다. 밀가루가 없다고 해서 혈당이 오르지 않는 게 아니다. 결국 내 몸 속 혈당을 올리는 범인은 탄수화물에 있다. 


설탕이 아닌 감미료를 쓰더라도 말티톨처럼 설탕의 60~70% 수준으로 혈당을 올리는 감미료를 먹는다면 양의 차이일뿐, 혈당을 올리는 건 똑같다.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등이 들어간 제로음료는 혈당을 높이지 않지만(지금까지 편의점에서 사먹어 본 제로음료 중 혈당을 올리는 제료음료는 단 1개도 없었다) 말티톨은 다르다. 이러한 말티톨은 제과류 음식에 주로 포함돼 있다. 


Q. 과자에도 아스파탐 같은 거? 넣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왜 말티톨을 써서 사람 피곤하게 만드나요?

A. 저도 몰라요


아이스크림의 경우 라라스윗처럼 이미 알룰로스, 에리스리톨 등을 넣어 저칼로리 제로로 나온 제품이 많은데, 왜 굳이 말티톨을 넣어서 사람 헷갈리게 만드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당뇨 이후 첫 생일.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 지 잘 모르는 혼란스러웠을 시기다. 부모님은 생일이니 케이크를 먹어야 한다며 글루텐 프리 케이크 판매점을 찾아 직접 픽업해오셨다. 감동과 별개로 결과는? 혈당이 300을 가볍게 찍었고, 일반 케이크보다 더 심하게 혈당이 올랐다. (그거랑 별개로 맛있었다)


메밀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고 일반 면보다 건강할 것이란 인식과 다르게, 혈당을 미치듯이 올린다. 탄수화물 함량이 매우 높다. 라면과 다를 것 없는 수준이다. 우리가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음식이 실제로는 나쁠 확률이 높다. 고등학교 시절 야자대비 간식을 살 때 몸을 관리한답시고 영양성분표를 일일이 보며 당류가 낮은 제품을 골랐다. 늘 사과잼이 들어있는 쿠키를 흡족하며 구매했는데 (나는 건강을 신경쓴다는 자뻑과 함께) 지금 보면 말도 안되는 양의 탄수화물이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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