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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재댁 Jul 19. 2022

숙제는 안 하고 아이가 누워있어요(실전편 2)

아이 마음 이해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내 마음 바로 알기’

어서 오세요~ 3일 만에 솔루션 찾기! ‘브런치 수학대화 3일 과정’ 2일 차 과제입니다.


(‘선택 2’를 고른 부모에게만 알려드리는 방법입니다. 혹시, 이전 글을 읽지 않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따라가 먼저 읽어주세요. 여러분의 배움과 성장에 좀 더 도움이 되길 바라는 제 마음입니다.)

https://brunch.co.kr/@fancy99979/67




1일 차 과제 중 추가 과제 ‘억울함’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일하기 싫지만 매일 아침에 무거운 몸을 일으켜 출근합니다.

매일매일 하기 싫은 밥을 하고 있어요. 저도 이렇게 책임을 다 하고 있다고요! 근데 왜 아이는 자신의 책임인 공부를 안 하려 하나요?


위 억울한 감정을 가질 수 있습니다. 부모는 감정 없는 로봇이 아니에요. 지치고 힘들 때면 짜증 나고 화도 나고 때론 억울한 느낌이 올라오는 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오히려 이 감정을 꾹꾹 눌러 놓거나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이 더 위험하지요. 여기서 중요한 건 자신의 느낌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상황의 이해도 함께 진행되어야 해요. 제 이야기를 잠깐 해 볼게요.


저는 어릴 때 두 살 터울 여동생과 자주 싸웠습니다. 내 인형을 말없이 가져가거나 내가 아끼던 옷을 입고 사라질 때, 특히 친구들과 놀러 나가는데 같이 놀자 쫓아 올 때면 귀찮고 신경 쓰였습니다. 동생을 따돌리려 친구들과 몰래 짜고 헤어지는 척하거나 대놓고 도망가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동생은 울며 엄마에게 일렀고 저는 엄청 혼났습니다. “언니가 참아야지!” “언니가 동생을 데리고 놀아야지.” 저는 정말 억울했습니다. 엄마가 밉고 동생은 더 미웠습니다. 내가 왜 동생을 챙겨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어요.


당신은 아이들에게 뭐라 말하나요?  이 같은 상황에서 엄마라면 뭐라 말하면 좋을까요? 40년 전과 똑같이 동생을 챙기라고 이야기할까요? 아니요! 저는 그렇지 않다 생각합니다. 첫째와 둘째는 같은 어린이입니다. 누가 누구를 챙길 위치가 아닌 거죠. 첫째에게 동생을 챙기는 일은 의무가 아닙니다. 물론 엄마가 부탁한다면 선택할 수는 있겠지요. 동생 챙기는 일은 엄마의 몫입니다. 


그러면 ‘일하는 부모’ vs. 공부하는 아이는 어떨까요? ' 부모가 일 하니까 아이도 공부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이 둘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일’은 하지 않으면 가족의 생계가 위태롭습니다. 부모는 안전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합니다. ‘밥’은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습니다. 인간도 동물이니까요. 밥 말고 빵 먹으면 된다고요? 네~ 맞아요. 빵이라도 먹어야 합니다. 밥이든 빵이든 배달음식이든 외식이든 먹어야 합니다.  이건 엄마(혹은 아빠)가 결정합니다. 선택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아이는 어떤가요? 수학 한 장 오늘내일하지 않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올해 한 장도 안 풀어도 하늘이 무너지지 않아요. 심지어는 몇 년 동안 안 해도 죽지 않지요. 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과제’를 하고 싶을까요? 심지어 이 과제는 스스로 선택한 것도 아닙니다. 부모 혹은 선생님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재미없는 과제일 뿐입니다.


부모가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일하는 것과 아이가 이유도 없고 선택권도 없는 과제를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다른 일입니다. 이걸 알지 못하면 부모는 자주 억울해집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강요하게 되지요. “나도 일하잖아. 너도 공부해야지.” 


부모는 자녀의 행복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공부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내가 하니 너도 해! 라 진심으로 생각하는 부모는 없을 거예요.


이제 마음이 조금 풀어지셨나요? 부모가 스스로에 대한 이해와 상황에 대한 이해가 먼저 선행되는 것은 이처럼 아주 중요합니다.  내 마음을 알지 못하는 부모는 아이 마음도 당연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곡된 시선으로 자녀를 바라볼 때 관계 악화가 따라옵니다.

1일 차 과제의 ‘아이관찰’ 부분은 쉽게 적으셨나요? 이 작업은 단순히 관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결국 ‘나'를 이해해 보려는 과제입니다. 수학대화 과제는 내 마음의 거울로 활용할 거예요.


아이가 예뻐 보인다.


왜 예뻐 보일까요? 어떤 모습이 예뻐 보이셨나요? 내 마음을 잘 들여다 봐 주세요. 분명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중요합니다. 공부하는 모습이 예뻐 보인다면? 내 마음에 걱정이 사라지고 편안해져 그런 걸까요? 친구들과 노는 모습이 예뻐 보인다면? 사회성이 발달하고 있는 듯한 믿음이 생겨 그럴 수 있지요. 동생을 잘 돌봐줘서 예뻐 보인다면? 나를 도와줘서 내가 편안해졌기에 예뻐 보이는 걸 거예요.


아이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에 대한 '이유'를 찾는 작업이 내 마음을 이해하는 첫걸음입니다. 오늘도 '아이관찰' 과제가 나갑니다. 꼭 모두 적어보시면 좋겠습니다. 20개 적는 과정 자체가 의미가 있습니다.


1일 차 ‘수학관찰’  정답을 찾으셨나요? 대부분의 분들은 어려우셨을 거예요. 무얼 하라는 건지 감도 잡기 어려우셨지요? 힌트를 드리면 ‘콜럼버스의 달걀 세우기’와 비슷합니다. “힌트가 아니라고요?” 답답하고 괴로우신가요? 그렇다면 "아~ 내가 지금 답답하구나." 하며 스스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습니다. 이에 대한 부연설명은 내일 좀 더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일 차 과제가 나갑니다. 오늘 과제는 직접 종이에 풀어보시는 거예요. 계산기 아니고 종이에 풀어주세요. 나눗셈을 이용해 볼 수 있습니다. 모눈종이에 줄을 맞춰 풀어보시면 더욱 도움이 됩니다. 오늘 과제를 자~알 들여다보면 1일 차 과제 정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어? 어? 씨앗이 발아하여 줄기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시나요? 씨앗이 심어져 있을 때 땅 위는 고요합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듯 하지요. 그러나 발아해 줄기가 대지를 뚫고 나오면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표면 아래에서 역동적 생명체가 성장하고 있었음을요. 우리 오늘은 줄기를 힘차게 쭉쭉 올려 볼까요? (내일은 3일 차 마지막 과제와 메타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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