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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Feb 26. 2024

영상에도 롱패딩

날이 살짝 풀린 날 한 팀원과 외식을 하러 나갔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나는 롱패딩을 입고 나갔는데 팀원이 물었다.
“안 더우세요?”


팀원은 외투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왠지 모르게 주절주절 변명하였다.  
“제가 추위를 많이 타서요. 낮엔 이래도 새벽이랑 저녁엔 춥기도 하고요.”

다음날 출근하려고 준비하면서 나는 갈등했다. 늘 입는 롱패딩을 입을까? 조금 가벼운 코트를 입을까? 날씨를 보니 낮에는 영상으로 올라가지만 최저 기온은 영하 3도였다. 갈등 끝에 역시나 롱패딩을 입고 나갔다. 밖으로 나오니 바람이 분다. 은근히 춥다.


영하 10 몇 도에 비할 추위는 아니지만 그래도 춥다. 아우! 롱패딩을 안 입고 나왔으면 큰일날 뻔했네.

택시를 탔는데 택시가 냉골이다. 기사님은 춥지도 않으신가. 밤새 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하셨다. 내가 마지막 손님인 듯하다. 일을 곧 마감하신다는데 히터를 틀어달라기도 뭣해 추운 상태로 갔다. 롱패딩을 입어도 추운데 얇은 겉옷을 입었으면 덜덜 떨 뻔했다.

지하철은 따뜻하지만 문이 열릴 때마다 찬바람이 들어온다. 졸다가 한 번씩 한기가 서려 깬다. 패딩의 아래 단추까지 단디 잠갔지만 다리가 시리다. 무릎 덮을 담요까지 준비해 올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저마다 특징도 다르고 처한 상황도 다르다. 나에게 덥지 않냐고 물어본 팀원은 추위를 많이 타지 않는다고 했다. 게다가 그는 자차로 출근하고 집도 나보다 가깝다. 추위를 원체 많이 타고 별 보는 새벽에 집을 나서서 깜깜한 저녁에 집에 들어가는 나와는 다르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나의 복장을 타인에 맞출 필요는 없다. 한낮의 짧은 날씨에 맞추느라 정작 밖에 있어야 하는 출퇴근 시간에 추위에 떨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살아가며 타인의 말을 무수히 많이 듣는다. 게다가 요즘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많은 정보와 조언 사이에서 중심을 지키고 나에게 필요한 내용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남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중심을 지키며 살자. 보아하니 난 봄이 될 때까지 롱패딩을 벗지 못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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