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피오미 Mar 19. 2024

너만 입이냐

그 손 멈춰라

까칠까칠 예민(기질)보스 끝판왕, 18세 외동딸을 키우고 있다. 기질이 예민한거지, 애는 착하다.


외동딸이라 다들 으례 오구오구~내새끼~하며 키울거라 상상하지만, 너무 또 구오구 하기엔 나도 K-장녀로 자란, 좀 이기적이고 철없는 엄마다.


하긴, 외동 아닌데도 요샌 너무 오구오구 키워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으니, 이건 외동이냐 아니냐 보다는 양육 방법의 문제이겠다.


그래도 외동들은 어쩔 수 없이, 형제가 없어서 배우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우리딸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방울토마토를 참 좋아한다. 딸이 8살이던 어느 날도 그렇게 둘이서 앉아 방울토마토를 함께 집어먹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남은 방울토마토를 딸이 자기 입으로 쏙~ 가져가는 것이 아닌가?


늘 그래왔었을 것이다. 엄마와 아빠는 늘 딸에게 양보해 왔었기에.


그런데 그 날은 '어허~이것봐라??' 라는 포인트로 다가왔다. 애가 학교도 갔고, 어느정도 좀 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너 왜 방울토마토 마지막꺼 나한테 안물어보고 니가 그냥 먹어? 너만 입이냐? 나도 입이다. 앞으로 마지막꺼는 꼭 다른사람한테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고 먹어!"


딸은 그 이후로 지금까지 항상 마지막 남은 음식 앞에서는 "먹어도 되요?"를 꼭 물어보고 먹는다.


심지어 친구들과 뭐 사먹으러 갔을 때도, 다른 친구가 마지막걸 혼자 홀랑 먹으려고 하면, "어허! 물어보고 먹어야지!" 하고 가르친다고 한다.


작은 배려, 큰 기쁨. 오케이? :)



매거진의 이전글 낯선 환경에 불안감이 높은 아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