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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오미 Mar 15. 2024

낯선 환경에 불안감이 높은 아이

높디 높고 높은 불안감

왕예민보스 외동딸은 신생아때부터 모든 감각에 있어 불안도가 높았다.


백일때부터 낯을 가려 아빠에게도 가지 않았고, 처음 보는 모든 사람, 처음 접한 모든 환경에서는 엄청난 불안감을 느꼈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른아이들처럼만 해주었으면 하는게 큰 욕심일까 싶을 정도로 '얘는 대체 왜이래' 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2~3살쯤, 놀이터에서 우연히 아기 나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 알게되어, 다음에 우리집에 초대를 했는데, 집에 온 친구를 보고 우리 딸이 울고불고 난리를 쳐서 그 뒤로 나는 아기 있는 사람을 집으로 초대하지 못했다.


아니, 타지에서 애를 낳아 나도 아는 사람 하나 없는데, 엄마도 사회생활좀 하자! 했으나 예민한 애 때문에 실패.


5살부터 7살까지 다닌 교회 선교원.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에 버스를 탈 때나 일주일 방학이 지나고 다시 가야 할 때, 자주 울어서 선생님들이 대체 주말(방학)에 얼마나 잘해주셨길래 애가 이렇게 안갈려고 우냐며 우스갯소리로 물으셨다.


전 아무것도 해준게 없습니다요. 쟤가 희한한 겁니다.


6살때 문화센터에서 하는 1일 클래스도 한 번 넣고 나도 좀 쉬어보려고 했더니, 들어가자 마자 울고불고 난리 부르스.


아니 다른애들은 저렇게 의젓하게 잘만 하잖니!!!!!!


초1 입학전 방과후 요리하고 싶다는 것 신청해서 넣어줬더니 첫 날 울고 전화와서 데리러 갔다.


방과후 선생님께 그자리에서 죄송하다고 하고 취소하고 데리고 나왔다. 자기교실이 아닌 넓은 과학실이라서 무섭단다.


그래도 다행히 초1 반에 친한 친구가 생겨서 학교가 가기 싫다는 말은 안해서 천만 다행이었다.


낯선 환경이 너무 무서운 아이들은 의지가 되는 친구가 생기는게 가장 빠른 해결 방법인것도 같다.



학원으로 넘어가보자. 보내고 싶은 학원이 있어도 내 맘대로 보낼 수가 없다.


첫 날 들여보내고 조마조마. 그나마 저학년때는 예체능이니까 좀 수월하게 갔다쳐도, 고학년이 되면서 학습 학원에 보내려는데 어머나. 그것 아는가? 고학년 되면 또 나름 결이 다른 낯선 환경을 얼마나 가리는지.


특히나 문제는 학원 차 타는 것을 거부하는 것. 그럼 학원 선택지가 너무 좁아지는데, 어쩔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내가 라이딩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초등학교때는 학원을 집주위로만 다니고, 중학교때는 시내버스를 타고 다녔다.


2가 된 지금까지도 학원차 거부가 이어져서 실갱이했다. 아니 10시에 마치는데 학원차를 안타고 매번 버스를 타고 집에 오려니 버스 시간 맞추기도 어렵다,


자기도 피곤하고, 기다리는 나도 신경쓰이고.


학원 버스 타면 될걸 저렇게 안타겠다고 고집을 부려댔다.


그러더니 지난주 드디어!!!! 기나긴 설득끝에 학원 차를 타고 다니기 시작했다.


이 얼마나 좋은가~에헤라디야~


여러분~드디어 우리 애가 학원차를 탑니다요~~


학원차 타는게 대체 그 므시라꼬 이렇게 애를 태웠던가.


어릴때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그 기질이 어디 가진 않는다. 조금이라도 나아졌음에 감사한다.


사실 나도 낯선 환경, 낯선 사람에 불안도가 높다. 왜 하필 이런걸 또 닮았니.


이런 나도 세상에 적응하며 밥벌어 먹고 살고 있으니, 왕예민보스 딸도 이 세계에 잘 적응해 잘 살아갈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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