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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긍정 Feb 25. 2021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을 밝혀주는 향기, 베르가못

향긋함으로 되찾는 건강,아로마테라피

뭔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고 조금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을 무렵, 아로마테라피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식물의 유용함을 가장 쉽게 즐기고 알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요즘 집콕이 많아지면서 뭔가 집 안에서 즐기는 것들을 많이 찾게 되는데, 합성향료로 만든 디퓨져보다는 식물 유래 에센셜 오일이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했고요.


아로마테라피를 소개하면서, 가장 먼저 소개하고자 하는 에센셜 오일은 분주한 마음의 스트레스를 진정시키고 편안함을 불러오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향이거든요.



베르가못 (Bergamot)은 오렌지, 레몬 등과 같은 운향과의 식물로 학명은 Citrus bergamia입니다. 베르가못 또는 버가못이라고 부르는데요, 아로마테라피에 사용하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베르가못 열매의 껍질에서 추출한 식물성 정유입니다. 이탈리아 남부의 칼라브리아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으며, 전 세계 유통되는 베르가못의 약 90% 정도가 칼라브리아 지역에서 재배된다고 해요. 아로마테라피에 사용될 뿐 아니라, 향수, 화장품, 식품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용한 식물자원이에요.

베르가못은 귤, 레몬, 오렌지와는 달리 푸릇푸릇한 녹색일 때 수확해서 사용하며, 냉압착한 에센셜 오일은 베르가못 특유의 녹색 성분이 함께  추출되기 때문에 에센셜 오일도 약간의 녹색을 띠는 특징이 있습니다.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의 효능


1. 스트레스와 불안감 해소 및 진정 효과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의 가장 널리 활용되는 효능은 심리적 스트레스와 불안 감소입니다.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의 스트레스와 불안 개선 및 진정 효과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되어 있어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급성 스트레스로 인한 corticosterone (코티코스테론) 반응을 감소시키기도 하고, 신경 안정 및 수면 유도 효과가 있는 GABA와 Glutamate(글루타메이트) 증가를 유도하기는 등 신경 보호 효과가 있어 마음을 진정시키고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해소시킨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그 외에도 심박수, 혈압, 스트레스 반응 등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임상시험에서 확인되기도 하였어요. 

특히 아래에 초를 켜고, 위에는 물을 부은 후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 1~3 방울을 떨어뜨려 발향시키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해소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고 합니다. 재택근무가 많아지고 있는 요즘 딱 적합한 에센셜 오일이에요. 저도 재택근무 중 오일 버너를 이용하여 상쾌한 향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합니다. 


2. 통증 감소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로 마사지를 하거나, 오일 버너 등으로 향을 발산시키면 통증을 감소시킨다는 통증 감소 효과도 여러 번 입증되었어요. 통각 수용 반응을 감소시키거나, 신경병성 과민증을 감소시키는 등 통증을 감소시켜 주기 때문에 암 환자 등 오랫동안 질병을 앓는 환자들에게도 사용되곤 합니다. 

물론, 환자의 경우 독단적으로 사용해서는 절대 안 되며, 담당 의사 선생님과의 협의를 통해 아로마테라피를 진행해야 합니다.


3. 수면 개선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이 진정되면 잠이 솔솔 오겠죠?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라벤더 에센셜 오일과 더불어 수면 개선에 대한 임상 연구가 많이 진행된 에센셜 오일입니다.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줄 뿐 아니라 심박수를 낮추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서 숙면을 위한 에센셜 오일로 자주 추천되고 있어요. 


4. 소화 촉진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소화도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스트레스와 연관된 소화불량 개선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흔히 불편한 분들과 식사를  하면 먹다가 체할 것 같다고 하잖아요? 요럴 때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의 향을 맡거나, 호호바 오일 5mL 정도에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을 5방울 섞어 배에 문지르며 살살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면 막힌 것이 내려가듯 속이 편안해지곤 합니다. 


5. 전염성 질환 예방 및 관리 

대부분의 에센셜 오일들은 항균과 항염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면, 에센셜 오일의 주성분은 방향성 화학물질인데요, 이 물질들은 식물이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자라면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외부 침입 인자(곤충,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박테리다 등)를 쫓아내고 이들로 인한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내뿜는 향기성분이기 때문이에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도 살균 및 염증 개선 효과가 우수합니다.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감기, 기관지염, 후두염 등 호흡기계 질환, 방광염 등 비뇨기계 질환, 입술 헤르페스 등 면역계 질환의 예방과 피부 여드름 개선에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의 향기 특징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의 향은 시트러스 속 식물 고유의 상큼한 향과 함께 풍성하고 화사한 특징이 있어요. 오렌지는 약간 달콤한 향, 레몬은 상큼하고 새콤한 향이라고 하면 베르가못은 오렌지와 비슷한 달콤 상큼한 향에 청귤처럼 풋과일의 향이 더해지고 여기에 약간 꽃 향기 같은 화사함이 더해진 느낌이에요.


베르가못 오일의 향이 다른 시트러스 계열의 에센셜 오일과 조금 다른 이유는 대부분의 시트러스계 에센셜 오일은 모노테르펜(Monoterpenes) 계열의 리모넨(limonene)과 피넨(pinene)으로 구성된 반면, 베르가못은 에스테르(Esters) 계열의 리나릴 아세테이트 (linalyl acetate)가 약 30% 정도로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리나릴 아세테이트의 고유한 특성 때문에 다른 시트러스처럼 날카로운 상큼함보다는 분명히 상큼하긴 한데, 꽃처럼 화사하면서 살짝 묵직한 특징이 있어요.


혹시 얼그레이 밀크티, 얼그레이 홍차 좋아하시나요? 얼그레이(Earl Gray)는 홍차에 베르가못 향을 더한 가향차예요. 혹시 향에 민감하신 분이라면 얼그레이 홍차 특유의 약간 상큼한 끝 맛, 보다 화사한 향을 느끼셨을 수 있는데요, 바로 베르가못 향이 더해져서 나는 독특한 풍미랍니다.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의 활용 


아로마테라피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아로마테라피에 정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에센셜 오일이이예요. 특히 진정 효과와 불안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 개선과 기분 전화, 수면 유도, 암 환자의 불안 증상 완화 등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명 아로마테라피스트인 Patricia Davis는 심리상태 개선을 위해서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이 가장 가치 있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기분을 개선하고 긍정적인 상태로 전환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는 에센셜 오일입니다.

Patricia Davis, 1991
정신적, 심리적 상태를 개선하는 데 있어서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아로마테라피스트가 재량껏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값진 에센셜 오일이다(In helping with mental and psychological states, Bergamot is almost the most valuable oil at the aromatherapist’s disposal). 

 

아로마테라피에서 베르가못 오일은 마음을 밝게 해 주고, 계절 변화에 따른 우울증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는 스트레스 감소에 탁월한 에센셜 오일로 활용하고 있어요. 에센셜 오일을 블렌딩 할 때 베르가못 에센션 오일을 활용하면 상쾌하고 화사한 향이 향기 선호도를 높여줄 뿐 아니라, 다양한 에센셜 오일의 잠재적 부작용을 완화시켜주는 퀜칭(Quenching) 효과가 기대되곤 합니다. 또한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 고유의 효능인 스트레스 억제, 소화 개선, 바이러스 활성 억제, 지성 피부의 관리 등의 효능도 기대할 수 있지요.  


향수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의 향기 유형은 Top note입니다. 싱그럽고 풍성한 향으로 다양한 향수에 사용되고 있어요. 자체의 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다른 향기성분들을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베르가못 향은 향의 귀족으로 불리기도 하고, 시원하고 상쾌하며 마음을 편안하고 밝게 다스려주기 때문에 여름에 잘 어울리는 향으로 알려져 있어요(사실 베르가못은 겨울철 우울할 때 심신을 고양시켜 큰 효과를 줄 수 있는 에센셜 오일인데요, 향수 업계에서는 여름에 잘 어울리는 향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큼하고 기분 좋은 향에 계절이 어디 있겠어요. 사실 언제나 잘 어울리는 향이라고 생각해요)

베르가못을 주원료로 하는 향수는 Le Labo의 "BERGAMOTE 22", Jo Malone의 "Hemlock & Bergamot", Amazing grace "bergamot", Acqua di Parma의 "Blu Mediterraneo Bergamotto di Calabria", Tom Ford의 "Venetian Bergamot eau de parfum" 등이 있습니다. 또한 Dior 향수를 대표하는 원료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지요.


의약품

의약품에서는 베르가못의 향이 의약품 특유의 불쾌한 향을 흡수해서 중화시키고, 살균과 항균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럽약전 등 약전에 정식으로 등재되어 있는 의약품 원료 중 하나예요.

베르가못을 많이 재배하는 이탈리아에서는 민간요법으로 입, 피부, 호흡기 및 요로감염과 질 가려움증 등에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고 있으며, 감기 등과 같은 상부 호흡기 질환에도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특히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항균제로 유해 미생물의 활성을 억제할 뿐 아니라 유해 미생물로 인한 상처 치유를 촉진할 수 있어서 피부 소독과 경미한 상처 치료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 드리자면, 요즘 코로나 때문에 에탄올 소독 많이 하시잖아요? 사용하시는 에탄올 스프레이에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 1~2방울 섞어주면 상큼한 향을 즐기면서 살균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요. 단!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약간 녹색의 색이 있기 때문에 착색이 되면 안 되므로 조금만 사용해주세요. 주방 청소, 사용 물건의 소독 등에 유용합니다.


화장품

베르가못은 진정, 항균, 항염 효과가 있어서 화장품 원료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저는 집에서 베르가못이 함유되어 있고, 베르가못 향이 나는 샤워젤과 핸드크림을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상당히 많은 종류의 화장품에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집에서 셀프케어하실 때에는 절대로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의 원액을 피부에 바르면 안 되고 1~2% 정도로 희석하여 사용해야 해요. 집에서는 피부 미용용으로 사용하실 때에는 호호바 오일 5mL에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을 1방울을 고르게 잘 섞어서 사용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화장품은 전성분이 모두 표시되는데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이 함유된 화장품들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리날룰과 리모넨이 표시됩니다. 이 두 성분은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뿐 아니라 상당히 많은 에센셜 오일에 함유되어 있는 방향성 물질인데요, 우리 몸의 신경세포를 자극하여 기분을 좋게 하거나 진정시키는 등의 유용 효과도 있으나 경우에 따라 피부에서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도 있는 물질이기 때문에 피부가 민감하신 분들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물론 대부분 극소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예민하신 분들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과 잘 어울리는 또 다른 에센셜 오일 

에센셜 오일은 한 가지 종류만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2~3가지 에센셜 오일을 블렌딩 하여 사용합니다. 서로 다른 오일을 혼합했을 때 서로 보완하면서 또 다른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거나 자극적인 성분을 중화시켜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에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여러 에센셜 오일과 두루두루 잘 어울리지만 몇 가지 에센셜 오일과는 굉장히 자주 블렌딩 되곤 합니다.


1. 라벤더 (Middle note)

유럽에서는 거의 가정 필수품이라고 불릴 정도로 두루두루 사용되는 라벤더 에센셜 오일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상당히 친숙한 에센셜 오일입니다. 허브 하면 떠오르는 향의 대부분이 라벤더일 정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죠. 라벤더는 베르가못 오일의 진정효과를 상승시켜 주는 효과가 있어요. 또한 라벤더, 일랑일랑, 베르가못 오일을 블렌딩 해서 흡입하면 수면의 질이 향상된다는 논문도 있습니다. 룸 스프레이로 활용하거나 베개에 살짝 뿌리거나 디퓨져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2. 일랑일랑 (Middle note)

화려한 향을 자랑하는 일랑일랑은 특히 동남아 여행 시 호텔 또는 스파에서 많이 맡을 수 있는 향이에요. 두피케어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요즘에는 일랑일랑이 함유된 샴푸도 많이 보이더라고요. 또한 여성 생리통 및 생리 기간 중 불쾌한 냄새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여성 제품에도 많이 함유되는 향입니다. 일랑일랑 또한 진정 효과가 있고,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는 등 다양한 효능이 있는데요, 라벤더와 일랑일랑 그리고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수면 유도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3. 카모마일 로만 (Middle note) 

달콤한 사과의 향과도 유사한 카로마일 로만 에센셜 오일 또한 진정 효과로 유명한 에센셜 오일이에요. 제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에센셜 오일의 조합은 카모마일 로만, 클라리 세이지, 베르가못인데요, 저는 이 에센셜 오일 3가지와 아르간 오일을 혼합하여 머리 손질 후 가장 마지막 단계에 머릿결에 살짝 발라줍니다. 머릿결 관리도 되고, 은은한 헤어 향수의 역할도 해주거든요. 꽃향기가 은은하면서도 그 안에 싱그러움이 있어서 기분이 좋아지는 향이에요.

4. 네롤리 (Top note)

행복을 부르는 향으로도 유명한 네롤리는 비터 오렌지의 꽃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이에요. 네롤리 또한 고급 향수 원료로 많이 사용되는 에센셜 오일 중 하나인데요, 네롤리와 베르가못은 향이 잘 어울리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에 자주 함께 사용되고 있습니다.

5. 그레이프 프룻 (Top note)

셀룰라이트를 제거해준다고 해서 요즘 바디 제품에 많이 사용되는 그레이프 프룻 에센셜 오일은 자몽 껍질을 압착해서 만든 에센셜 오일이에요. 상큼한 향이 나기 때문에 베르가못과도 잘 어울립니다. 짜릿할 정도의 상큼함을 원할 때에는 레몬 에센셜 오일, 그레이프 프룻 에센셜 오일,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을 함께 섞어주면 각기 다른 싱그러움이 잘 어울려서 상큼함을 뿜어 낼 수 있어요.


향은 Top note, middle note, base note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탑노트는 처음 맡아지는 향으로 주로 가볍고 빨리 휘발되는 특징이 있고, 뿌린 후 10분 전후에 날아가는 특징이 있어요. 미들 노트는 30~60분 후까지 맡을 수 있는 비교적 무겁고 안정된 향입니다. 베이스 노트는 2시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옅은 잔향이 남아 맡아지는 향으로 대체로 향이 묵직하고 강한 특징이 있어요. 향수는 탑 노트, 미들 노트, 베이스 노트를 적절하게 배합하여 처음 뿌렸을 때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지는 향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기술인데요, 에센셜 오일을 블렌딩 할 때에도 이런 향기 특성을 고려하면 유용하기 때문에 잘 어울리는 향기 옆에 향기 특성을 함께 알려드립니다.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 주의사항


광독성! 바르고 햇빛을 보면 안 돼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베르가못 열매껍질을 냉압착하거나, 증기 증류 추출해서 사용되고 있어요. 두 가지 방법으로 추출하는 이유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을 냉압착할 경우, bergapten, citropten, bergamoten 등과 같은 "furanocoumarin" 계열의 성분이 추출되어 광독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광독성(Phototoxicity)이란, 햇빛의 특정 자외선 파장과 특정 화학물질이 반응하여 주위 조직을 손상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을 냉압착해서 추출할 경우에는 광독성이 있는 물질들이 함께 추출되기 때문에 향으로 맡는 것은 괜찮지만, 마사지 등을 할 때는 최소한 4시간 이후에 햇빛을 쬐야 하는 단점이 있어요.

그러나, 증기 증류법으로 추출할 때에는 광독성을 갖는  "furanocoumarin" 계열의 성분은 극히 적게 추출되기 때문에 마사지 등 피부에 활용 가능합니다. 이렇게 증기 증류법으로 추출해서 광독성 성분을 제거한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에는 FCF (furanocoumarin-free)라는 표시가 붙어요. 따라서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을 구입할 때에는 학명(Citrus bergamia), 순도, GC 성적서와 함께 FCF 표시가 있는지도 꼭 확인해야 합니다.

GS -MS분석으로 확인하는 냉압착(위) 또는 증기 증류법(아래)으로 추출한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의 성분 차이


저는 햇빛에 민감하지 않은 유형이기도 하고, 냉압착을 한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의 향이 조금 더 섬세하고, 풍부하고, 싱그러운 느낌이 들어서 냉압착을 한 베르가못 오일을 선호합니다. 특히 저는 에센셜 오일 중 베르가못의 향을 가장 좋아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나 피로에 시달릴 때 베르가못 향을 맡으면 정말 머리 꼭대기부터 짜릿하게 행복해지는 경험을 종종 하기 때문에,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주로 흡입법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냉압착된 에센셜 오일을 선호해요.

하지만, 굳이 추출법을 달리하면서까지 FCF 에센셜 오일을 생산하는 것은 그만큼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이 피부 미용과 피부 진정에 효과적이기 때문이겠죠. 특히 지성피부, 여드름 피부, 염증성 피부 질환에 효과적이라고 하며 사춘기 스트레스와 여드름을 잠재울 수 있는 에센셜 오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어요.

먹으면 안 돼요!

얼그레이 홍차에 사용되기도 하고, 제과 제빵에도 사용된다고 하고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을 좀 먹어볼까?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굉장히 고농도이며, 향이 강한 휘발성 정유 성분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직접 식용하시는 것은 위험합니다.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을 물에 희석해서 먹는다고 해도, 지용성 정유성분이기 때문에 물에 고르게 희석되지 않아 구강과 식도를 자극할 수 있는 위험이 있어요. 그렇다고 고르게 희석해서 먹기 위해서 올리브유, 카놀라유 등과 같은 기름에 굳이 희석해서 먹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농도인 에센셜 오일로부터 구강, 식도, 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0.01% 정도로 굉장히 희석해서 먹어야 하는데요, 그럼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 1 방울을 먹기 위해서 기름 250mL 정도에 녹여야 하니까 기름을 너무 많이 먹어야 해서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해요. 식물성 유지라고 하더라도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 등의 문제가 있으니까요. 또한  베르가못의 유효성분을 먹어서 얻으려면 에센셜 오일이 아닌 주스, 추출물 등 안전한 식품 형태가 더 많이 있기 때문에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알려져 있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 섭취 부작용은 현기증, 근육 경련 및 속 쓰림 등이 있어요.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은 혈당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이 여러 건 있습니다. 혈당이 낮아지면 좋은 거 아닌가? 할 수 있는데요, 정상인들은 약간 혈당이 낮아지는 것은 문제 되지 않아요. 그러나 약물을 통해 혈당을 조절하고 계신 당뇨병 환자분들과 수술 직후라서 회복하는 동안 혈당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특정 외부 요인으로 인해 혈당이 조절되게 되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약물 등으로 혈당 관리를 하시거나, 수술 직후이신 분들은 반드시 의사 선생님과 상의 후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셔야 해요.


퀴즈!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의 주의사항인 광독성! 과연 베르가못 에센셜 오일에만 해당될까요?

정답

아닙니다. 다양한 식물에 해당돼요!!

평소 햇빛에 예민하신 분들은 꼭 알아두셔야 합니다. 천연은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에요. 사약도 알고 보면 순 천연물 유래 식품이잖아요? 천연물은 종류와 농도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로 광독성을 가진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식물도 다양한데요, 셀룰라이트 분해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자몽! 자몽에서 광독성 성분이 많고, 여성의 위한 보약으로 알려진 당귀에도 광독성 성분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섭취하지 않지만 유럽 등에서는 자주 먹는 파스닙에도 광독성 성분이 있으며, 그 외 딜, 회향, 아니스, 고수 등의 향신료들도 광독성 성분을 가지고 있어요. 따라서 햇빛에 예민하고, 햇빛을 쬐면 쉽게 얼굴이 붉어지거나 가려운 등 이상 반응이 생기시는 분들은 이런 식물들을 먹거나, 바를 때에는 조심하셔야 해요.


아로마테라피와 에센셜 오일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블로그에서 만나보세요.

https://berdy.tistory.com/ 


참고문헌

Navarra, Michele, et al. "Citrus bergamia essential oil: from basic research to clinical application." Frontiers in pharmacology 6 (2015): 36.

Eleni, Melliou, et al. "High quality bergamot oil from Greece: Chemical analysis using chiral gas chromatography and larvicidal activity against the West Nile virus vector." Molecules 14.2 (2009): 839-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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