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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긍정 Mar 01. 2023

독립? 만세! 축제처럼 즐기는 삼일절이 되길 바라며

삼일절 아침.

알고 지내던 부부의 일본 여행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럴 사람들이라 놀라진 않았지만 삼일절에 일본 관광을 위해 출국하는 마음은 무엇인지 새삼 궁금하더군요.


소식을 듣고 조금 지나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과거라는 얘기에도 조금 놀랐습니다. 학교에서 맞았는데 선생님이 교실 분위기 파악 못해서 맞은 거라고 한 기분이랄까요. 뭐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겠지만요.


그리고는 삼일절에 일장기를 걸어 둔 사람들 기사를 읽었습니다.  세상이 참 쓸데없이 자유로워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오늘은 104주년 삼일절입니다.

가만히 독립을 기다리고 있었어도 왔을 독립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여러 사람이 나의 미래, 희망, 안전, 목숨을 걸고 끊임없이 준비하고 외쳤기에 마침내 찾아온 독립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저도 모르게 삼일절을 그냥 쉬는 날로만 생각했었네요. 오늘 겪은 세 가지 일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일본어를 배우던 모임에서 다 같이 천안 독립기념관에 간 적이 있어요. 동네 신협에서 동네 어린이 조합원 중 희망하는 사람 모아다가 일본어를 배우던 것이었는데 천안이 가까워서 그랬나 뜬금없이 독립기념관을 같이 갔었고 처참한 일제강점기를 생생하게 보고는 친구들과 함께 분해서 엉엉 울고 일본어 안 배운다고 포기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는 정말 놀라고 무섭고 분했어요. 우리말을 한다고 맞고, 우리나라를 우리나라라고 한다고 맞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고 죽고.. 책에서 배운 거랑 눈으로 본 것은 참 달랐습니다.


지금 주위를 돌아보면 크고 높은 빌딩, 세련된 도시경관, 수시로 보이는 쇼핑몰 등등으로 고작 100년 전의 과거가 상상이 안될 정도로 편안하게 잘 살고 있지만, 독립을 못했다면,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 만으로 핍박받는 삶을 100년 이상 이어왔다면? 하고 생각해 보면 정말 끔찍합니다.


뭔가 삼일절을 조금 더 기리는 마음을 가질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어요. 겨울이 되면 메리 크리스마스! 하는 것처럼 봄이 성큼 다가오는 춘삼월이 되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사람들과도 독립? 하면 만세! 하면서 인사하고, 가게에 문 열고 들어가면 메리 크리스마스! 하는 것처럼 대한독립만세! 해주고, 거리에서도 대한독립만세! 울려 퍼질 때 품에서 태극기 꺼내 흔드는 사람들에게는 초콜릿 하나 나눠주는 등등 삼일절을 그리고 대한독립만세를 정말 축제처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 인디펜던스 데이처럼 축제로 즐기는 것도 좋겠습니다. 독립을 했다는 것은 식민지 시대의 억압과 핍박이 있었던 거라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우리 조상님들이 드토록 바라던 독립은 왔고 약 100여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k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정도로 굳건한 한 나라가 되었으니 이를 축하하고 자랑스럽게 요기며 실컷 목놓아 대한독립만세를 신나게 부르는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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