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7평 작은 카페, 비고미의 이야기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다 보면, 새로운 메뉴가 생겨나기도 하고, 기존에 있던 메뉴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내가 꾸준히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선택의 기준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예시로, 보통의 디저트 카페를 생각하면 부드러운 크림이 올라간 케이크와 화려한 장식이 올라간 디저트를 떠올리곤 하는데,
카페 비고미에는 케이크가 없습니다. '꾸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 판단한 제품군이기 때문이죠.
1. 주어진 공간
카페 비고미의 공간은 7평입니다. 그중 절반 정도가 홀이고, 그 절반이 작업 공간입니다.
무조건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하는 것보다 주어진 작업 공간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의 종류와 양을 조절하여 만드는 가게를 꾸준히 운영해 나감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2. 인력
카페 비고미에서 빵과 디저트를 비고미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당일 생산된 제품들을 선보인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데요. 한 대의 오븐으로 당일에 선보일 빵과 디저트를 생산하는 시간도 촉박하게 느껴집니다. 거기에 '케이크' 제품군이 들어오게 된다면,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작업 과정과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에 꾸준히 선보일 수 없는 제품군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어요.
3.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
저는 화려하고 근사한 디저트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귀여운 모양의 빵과 디저트를 만드는 것, 그리고 본연의 재료의 맛을 살리는 디저트를 만드는 것을 잘하고, 좋아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은 그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게를 운영하는 지금도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 제품을 통해 내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내가 꾸준히 해낼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찾아가는 과정에 있어요.
나만의 기준을 정하기
가게를 운영하는 일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계속해서 결정을 내리고, 결정한 방향으로 내딛고, 또다시 선택하고, 내딛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 속에서 나만의 기준이 없다면, 내가 만든 브랜드가 닿고자 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갈 수 있기에 나만의 기준을 정립해 두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꾸준히 해낼 수 있는가'를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매일 맞이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더 나은,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한 기준을 세워둔다면
언제가 닿고자 하는 방향으로 차근히 나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