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을 통해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합니다
나의 첫 독립 주거공간에 '피카 사랑방'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사랑방 같은 공간으로 키워 나는 경험을 선정했다. 내 공간을 사랑방으로 키워나가기 위해서 하고 있는 일은 피카사랑방 집들이 프로젝트이다. 이름은 집들이 프로젝트로서 다소 거창해 보일 수 있으나, 공간에 이름을 붙여주고 의미를 부여하면 나에게 더 소중한 공간으로 마음속에 자리잡기 때문에 이름을 붙여 집을 오는 지인들이 사랑방과 같이 여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피카사랑방 집들이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손님을 집들이로 초대하려면 섬세한 노력이 필요하다. 집들이 음식을 직접 요리해서 손님을 주로 맞이한다. 평소 손님이 선호했던 음식을 생각해본다거나 낮시간에 왔을 경우 집에만 있으면 답답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 산책 길 코스를 계획한다. 사랑방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서 그전날 화장실 청소, 당일에 청소기를 다시 한번 돌리는 청소를 한다. 손님맞이를 위해 오전부터 음식을 손질하고 도착했을 때 바로 먹을 수 있게끔 준비한다. 이제는 제법 집들이 음식 메뉴가 쌓여 피카사랑방 메뉴판도 생겼다. 피카사랑방에 다녀온 손님들의 방명록을 기록하는 피카 사랑방 손님 방명록도 만들었다. 피카사랑방 집들이 프로젝트는 내 공간 이미지, 느낌, 인상을 통해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의 독립공간에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한 이유는 내 공간을 갖고 싶었던 강력한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억은 거슬러 올라가 초등학교 때 나의 방에서 시작한다. 어머니께서는 집에서 주변 아이들의 피아노를 가르쳤다. 피아노는 거실에 1대, 내 방에 1대 있었기 때문에 내 방은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는 공간이었다.
중학교 2학년까지 내 방은 동네 아이들의 공간이었다. 내 방이 공유되는 기간은 추억과 동시에 상처도 있었다. 보통 학교를 다녀오면 갈 방이 없었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는 집 1층에서 집에 피아노 수업을 들으러 온 아이들이나 동네 주변 아이들과 공기놀이, 땅따먹기를 하루 종일 했다. 내향적인 성격이었지만 공기놀이 한 판을 1층에서 벌이면 아이들이 모여 와서 놀았던 좋은 기억이 있다. 반면 안 좋은 기억도 함께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생일 선물을 받은 딸기 청 지갑을 친구에게 선물 받았는데 책상 서랍 안에 둔 지갑을 피아노 수강생이 훔쳐간 사건이었다. 수강생은 어머니의 지인의 딸이었고, 생계를 위해서는 달리 돌려받는 관계가 성립될 수 없다는 걸 알고는 혼자 상처를 받고 결국 지갑은 돌려받지 못했다. 중학교 3학년부터는 나와 동생의 학업을 위해 어머니의 피아노 수업은 끝났고, 이후에는 다시 내 공간으로서의 기능은 했지만 온전한 내 공간이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2012년 여름 스웨덴 교환학생을 통해 타지에서 부모님과는 독립된 학생 기숙사라는 공간이 일시적인 첫 나의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부엌과 거실은 공용이었고 기숙사를 함께 쓰는 친구들이 남녀 모두 섞여 있어 낯설었던 경험이 있었지만 코리도 메이트(기숙사를 함께 쓴 친구들)들과 공동생활은 재미있었다. 내 방에 교환학생 친구들을 초대해서 함께 어울리고, 피카 하면서 피카에 대한 사랑도 함께 시작됐다. 백지에 내 물건과 무드를 구성하는 재미도 있었다. 당시 스웨덴 기숙사에서 내 방을 밝혔던 이케아 조명은 2021년 서울 피카사랑방에서도 밤을 밝혀준다.
2021년 봄 현재 피카사랑방은 대학교 때부터 처음으로 자취를 소망하던 공덕 경의선 숲길 근처에 있다. 막연하게 그리던 소망은 꿈으로 이루어졌고 그 시간 동안 나의 모습도 함께 성장했다. 내 공간은 첫째, 어린 시절 내 공간을 갖고 싶었던 결핍을 경제적 자유를 통해 성취한 결과물이다. 둘째, 스웨덴 교환학생에서 내 공간을 구성하고 피카를 통해 친구들을 초대했던 시도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공간의 주인장이 되었다. 피카사랑방 집들이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현재의 첫 독립주거공간 피카사랑방의 집들이 프로젝트 경험을 기반으로 10년 이내에는 사무실이자 소규모 워크숍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꿈을 발견하였다.
다양한 시도와 경험, 내 공간을 꿈꾸는 스케치들이 모여 지금의 피카사랑방이 탄생했다. 스웨덴 방에서 가끔씩 친구들을 초대해 피카했던 경험, 집들이 프로젝트를 하며 피카사랑방 방명록을 보면 공간을 통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나를 발견하는 성장통의 시간이었다. 앞으로 주거 공간의 경험을 확장하는 노력을 하여 나뿐만 아니라 함께 공간에서 나의 확장을 경험하는 딴짓을 하고 싶다. 나의 딴짓 리스트 중 가장 의미 있었던 경험 중 유현준 건축가의 사무소에 방문하여 인터뷰한 경험이다. 10년 내에 서로의 다양한 관심사를 갖는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편안한 살롱, 오프라인 피카 공간인 워크샵 공간 피카사랑방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