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을 경험하기
요즘은 영유(사실은 학원)를 다니며 유아기에 영어를 마스터하고,
초등학생 때부터 수학 선행을 하는 것이 트렌드이다.
최근에는 7세 고시도 모자라, 4세 고시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 아이들은 조금 특별한 면을 가지고 있다.
학기말 통지표를 보면, 얼핏 봤을 때는 '잘함'이 다수이지만 수학에서는 '노력 요함'이 보인다.
트렌드를 고려할 때, 우리 아이들은 학습의 선두권을 차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리나라의 트렌드가 이렇게까지 된 이유는, 자녀를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함이라고 생각된다.
나 역시 우리 아이들이 이름 있는 대학에 다니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바람일 뿐이고, 아이들은 아이들의 삶을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느것과 마찬가지로 대학교 역시 아이에게 선택권을 줄 것이다.
우리 부부는 평소 아이들에게 '너희가 원한다면 대학에 가지 않아도 된다.
다만, 대학에 갔을 때는 이러한 이점이 있고,
대학에 가지 않는다면 엄마 아빠는 등록금을 안 내도 되니까 좋다.'라고 말한다.
수학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이기에 대학 입시가 걱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다양한 방법을 알아보며, 아이들을 푸시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이러한 사정을 아시는 선생님께서 나에게
"어머님은 어떻게 여유로우실 수 있어요?"라고 묻기도 했다.
아이가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경우, 다른 부모들은 고민이 많은데 나는 좀 달라 보였나 보다.
최근 유튜브에서 교육 관련 영상을 보다가 이런 생각을 했다.
- 한국 부모들은 아이들의 실패와 실수를 보기 힘들어하는구나.
아이의 실패와 실수를 보지 않기 위해,
1) 부모가 완벽한 정보력을 가지려고 한다.
2) 아이가 완벽한 성취를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3) 이러한 부모와 아이의 준비는 가급적 어릴 때부터 준비하려고 한다.
심리학 용어 중 <회복탄력성 Resilience>이란 표현이 있다.
회복탄력성은 실패(실수)했을지라도, 다시 일어서는 힘을 말한다.
세상을 살다 보면 실패 혹은 실수를 안 할 수가 있을까? 하루에도 수 없이 실수하는 것이 인간이다.
(현관을 나서다가 집에 다시 들어오는 일을 생각하면, 실수는 참 흔한 일이다.)
실패는 필연적이다. 인간이 완벽할 수 없기에 실수하고 실패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요즘 부모님들은 완벽한 양육을 제공하고 싶어 하고,
아이 역시 완벽한 코스로 성장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완벽'은 환상일 뿐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실패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평소 아이가 실수를 하면, 그 과정에 대해 얘기하려고 한다.
"어쩌다 그랬어?" - 부드러운 톤으로 묻기
"다음에 안 까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재발 방지 방법 탐색하기
"깜박해서 문제가 있었니?" - 실수해도 다른 방법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때때로 아이가 속상해하는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그럴 때면 충분히 공감/위로/격려를 해주려고 한다.
지난 2월에 첫째 아이가 방송부원으로 지원을 했다.
서류심사 합격 후, 2차 면접 및 실습에 참여했는데 최종선발이 되지 못했다.
아이가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해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부모 입장에서도 아이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우리 가족(엄마, 아빠, 동생)은 첫째의 도전을 격려했다.
특히, 둘째의 표현이 인상적이었는데,
둘째가 첫째에게 "도전만으로도 대단한 거야!"라고 말해주었다.
또래 아이들과 비교한다면, 아이의 경험이 대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부부는 아이의 '시도, 도전, 노력'을 칭찬하며,
이번 경험이 분명 다음 기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격려해 주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부모는 아이를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 노력이 분명 나쁜 의도는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와 부모가 어떤 경험을 하는지 살펴보았으면 한다.
완벽을 추구하는 모습은 보다 좋은 성취를 가져올 수 있겠지만,
부모-자녀가 함께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놓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아이에게
- "(공부, 숙제) 했니?"라고 물어보는 횟수와
- "사랑해."라고 애정표현하는 횟수의 비율을 생각해 보자.
공부를 안 시킬 수 없다면, 아이에게 애정을 표현하며 관계를 돈독하게 쌓았으면 한다.
최초작성일: 2025년 3월 14일
수정일: 2025년 3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