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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끄적끄적

25-2. 부모의 불안과 두려움

부모이기에 느끼는 감정

by 마리아줌마

나는 두 아이(남매)의 엄마이자, 상담사이다.

(그동안 직업이 놀이치료사, 청소년상담사, 임상심리사 등 표현의 차이가 있지만,

상담사라는 표현이 내 직업을 포괄하기 좋다고 생각한다.)

전공 공부를 하면서 '아동발달, 심리평가, 이상심리'를 배웠고, 현장에서 다양한 케이스를 만났다.


덕분에 나는 아이들을 돌보며,

아이의 조금 다른 모습이나 예상치 못한 반응에 대해서 너그러운 편이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우리 아이들은 둘 다 표현언어(아이가 언어로 의사소통하는 능력)가 느렸다.

게다가 생일이 늦은 편이다 보니 어린이집의 같은 반 아이들과 차이가 컸다.


나는 아이가 말은 못 하더라도,

1) 사회적인 상호작용이 괜찮다.

2) 비언어적 표현, 베이비 사인 등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3) 어린이집 선생님과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에 문제가 없었다.

라는 점을 고려했다.

나는 아이가 수용언어(언어를 이해하는 능력)는 또래와 비교했을 때 떨어지지 않지만,

단지 발화가 안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 볼 때, 나는 '말이 느린 아이를 키우지만 불안해하지 않는 엄마'로 비쳤다.

반면, 내 입장에서는 몇 가지 근거를 바탕으로 하여 '아이가 정상발달'로 보였기에 기다릴 수 있었다.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의 작은 행동에 몰두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눈이나 코를 찡긋하는 모습을 보이면

'틱'을 의심하며 계속 관찰하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신다.

물론 부모님의 걱정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 아이의 행동이 더 심해지는 것은 아닐까?

-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 진짜 틱이면 어떻게 해야 하지?

와 같은 생각을 하며 걱정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가족들은 심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여긴다.

특히, 엄마는 자녀를 뱃속에 품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살덩이를 떼어낸 것과 같다.

아빠는 자녀를 직접 품은 것은 아니지만, 마음을 쓰며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것을 생각하면 엄마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인지 부모가 자녀를 바라보는 눈빛, 표정, 아이를 대하는 태도, 말투는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아이가 눈을 찡긋한다고 해서 틱을 의심하는 엄마가 있다고 하자.

아이에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하지 마."라고 말하며,

아이의 행동을 계속 관찰하고 있다면, 아이는 엄마의 불안과 걱정을 눈치채지 못할까?

아이가 의식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엄마의 불안과 걱정은 아이에게 분명히 전해진다.

그러면 아이는 무심코 했던 행동을 의식하게 되고, 오히려 눈을 더 찡긋할 수도 있다.




육아나 교육 분야에서 부모의 불안을 활용해서 마케팅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사실 4세 교시와 7세 고시를 준비하는 부모들도 주변에서 다 한다고 하니

우리 아이가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등 떠밀려 시작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나는 미취학 시기에는 학습은 최소화하고 뛰어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부모로서 부모이기에 가지는 불안과 두려움을 이해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들으며 '우리 아이도 해야 해.'라는 조급함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오히려 아이들마다의 차이, 가정마다의 차이를 기억했으면 한다.

- 아이마다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 아이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고,

- 아이마다 성향도 다르다.

마찬가지로

- 부모마다 양육관이 다르고,

- 부모마다 양육태도가 다르고,

- 부모마다 강점이 다르다.




다른 아이, 다른 가정을 보며,

"우리 아이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어떻게 하지."라며 불안함을 느끼기보다

"저런 경우도 있구나."라며 참고만 했으면 한다.


우리 가정, 우리 아이는 단 하나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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