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참관수업 후기
나는 첫째 아이가 아들이다.
엄마 역할이 처음인데, 그 첫 아이가 성별이 다른 아들이라는 것은 육아의 난이도를 다소 상승시킨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남편과 대화를 자주 하는 편이라 남편을 통해 아들을 이해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어느덧 5학년이 된 아들은 콕 짚어서 말하기는 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 정수리에서 나는 특유의 체취가 달라졌다.
- 반항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하는 톤이 달라졌다.
- 전에는 방 문을 닫더라도 대충 닫았는데, 요즘은 꽉 닫는다.
이런 식으로 사소한 것,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에는 구차한 부분이 있다.
4학년부터 사춘기가 시작되어 골머리를 썩는 부모님들도 계시니
5학년이 된 아들의 사춘기는 충분히 납득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춘기 아이를 처음 경험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이상해 보이기도 하고, 아이를 내버려 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는 면이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이들 학교에서는 학부모 공개수업이 진행되어 다녀왔다.
처음에는 둘째 교실에서 참관을 하다가 첫째 교실로 이동했다.
아이들의 교실은 같은 층에 위치하여 코너를 돌기만 하면 되었는데,
내가 이동한 거리에 비해 내가 느낀 온도차는 너무 컸다.
3학년 아이들은 학부모 공개수업이라고 긴장하며 발표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는데,
5학년 아이들은 참관한 부모들을 개의치 않고 거침없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조용하고 차분한 아이도 있었다.)
나는 5학년 교실을 참관한 10여분의 시간을 통해 아이의 변화를 단번에 받아들일 수 있었다.
'우리 아이는 지극히 정상이구나. 오히려 순한 맛이네.'
- 아이가 조금 까불어도
- 아이가 방에서 문을 닫고 있어도
- 아이가 내 말을 들은 체하지 않아도
그러려니 - 하는 마음으로 있어야겠다.
어쩌면 우리 아이의 사춘기는 시작은 순한 맛이지만, 나중에는 매콤하거나 쓴 맛으로 변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1가지는
엄마로서 아이를 무한히 신뢰하고 사랑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