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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엄마는 아직 한창이야

100세 시대, 나이를 바라보는 방식

by 마리아줌마

지난주, 나는 무리한 운동으로 며칠간 허리가 아팠다.

저녁 식사 시간, 아이는 나에게 간단한 요청을 했다.

- 나: (의자에서 일어나며) 아이고 허리야. 노쇠한 엄마를 시켜야겠니?

- 아들: 요즘 100세 시대인데, 엄마는 아직 한창이야.


그렇다. 아이에게 엄마가 노쇠하다는 표현은 와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이가 들수록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내 나이는 4N세이다.

40세가 넘어가면서 내 나이가 몇인지 헷갈리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1-2살 많고 적음이 크게 의미 없다는 것을 알기에 해마다 바뀌는 나이를 기억하지 않게 되었다.

나와 같은 시대를 사는 어르신 중에는, 광복과 6.25를 겪으신 분들도 계시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한국이 많이 발전했고,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 한 반의 학생수가 20명

- 전자칠판 도입으로 선생님이 화면을 터치하며 수업 진행

- 점심은 무상 급식 제공

- 냉/난방기 설치로 폭염과 한파에도 교실은 안전하다.


반면,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 한 반에 학생수가 50명

- 오전/오후반을 나누어 한 교실을 2개 반이 사용

- 선생님이 판서를 하는 일이 일상이었고, 때로는 글씨를 잘 쓰는 학생이 대신 판서를 하기도 함

- 도시락을 싸 가고, 한 학급의 1명은 선생님의 식사(식판)를 배달하는 일을 함 (5년 동안 했음)

- 여름은 선풍기가 전부였고, 겨울에 난로에 불을 붙여 사용하던 기억도 어렴풋이 난다.




이렇게 글로 적어 보니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과거 생활을 경험해 보지 않은 아이 입장에서는 지금 기준으로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

아이 눈에 비친 엄마가 아직 한창이라고 하니 내 삶의 위치를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몇 살까지 살게 될지는 모르지만,

노쇠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아직 한창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나 스스로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나이, 무엇이든 해 볼 수 있는 나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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