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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끄적끄적

25-9. 어버이날

딸이자 엄마인 나

by 마리아줌마

2025년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친정에 다녀왔다.

엄마는 나를 배부르게 먹이고,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한 아름 싸주셨다.

내가 준비해 간 선물보다 더 크게 받고 돌아왔다.


10대 때의 나는 부모님께 매달 300만 원씩 용돈을 드리겠다고 약속했었다.

40대인 나는 아직 부모님께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며칠 전 딸과 나눈 대화이다.

- 나: 어버이날인데 카네이션은 줄 거지?

- 딸: 벌써 줬잖아.

- 나: 그건 방과후 수업으로 만든 거잖아.

- 딸: 그래도 카네이션 맞잖아.


나도 어릴 적에는 부모님의 사랑에 감격하고 고마운 마음이 표면적이었다.

해마다 있는 어버이날로 여겼었다.

어느덧 40대가 되고, 아이가 10살이 넘어가니 어버이날의 의미가 점차 깊어진다.




나에게도 초보 부모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나는 갓난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어찌할 바를 몰라, 기저귀를 확인하고 젖도 물려보았다.

어느덧 아이들은 훌쩍 자라서 말장난을 하고, 엄마를 놀라게 하고 즐거워한다.

아이가 컸다고 해서 걱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 혼자서 활동하는 것이 많아졌다는 것은 부모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점차 아이를 믿어줘야 하기에, 쿨한 엄마인 척 "잘 다녀와."하고 인사한다.




아이들을 보며, '엄마 아빠도 이런 마음이었겠지.'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20대의 나는 집에 언제 오냐는 엄마의 전화가 귀찮았는데,

지금의 나는 아이의 귀가가 늦어지면 걱정한다.


부모가 되어서야 뒤늦게 부모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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