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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타 Mar 10. 2023

겨울철 난방비 한 달 5만 원으로 해결하기

인플레이션과의 전투! 가장 아까운 돈, 난방비 아끼기.

먼저 인증을 먼저 하고 글을 쓰려한다. 나의 1월 전기요금이다. 전기장판과 전기스토브는 나의 주 난방원이었다. 겨울 동안 샤워를 할 때, 여자친구가 왔을 때 몇 번을 제외하고는 보일러를 틀지 않았다.


구축 저층 아파트라 기름보일러를 사용한다. 내가 가는 주유소에서 리터당 1650원에 20L 한 통을 받아 한 달을 썼다. 지역화폐인 남해화전 10퍼센트 할인을 받으면 대락 3만 원 돈이었다. 그러니 가장 추운 1월 겨울을 5만 원으로 난 샘이다. 뉴스에 가스비, 기름값, 전기세가 올라서 다들 난리인데 선방했다.


작년엔 이렇게 살지 않았다. 400L 기름보일러 통에 기름을 가득가득 채우고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이놈의 대출이자. 2퍼센트로 가볍디 가벼웠던 원금 1억 2천의 대출이,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이자가 미친 듯이 올랐다. 최고 기록은 11월의 6.2프로였다. 이자로만 한 달에 60만 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가니 멘탈이 흔들려왔다. 설상가상으로 투자해 놓은 주식도 바닥을 모르고 박살이 났다. 배달 알바라도 뛰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나는 공무원이라 겸직을 못한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밖에는 없었다!


가장 만만했던 것은 난방비였다. 작년에 기름값으로만 1년에 70만 원을 썼으니, 이 부분을 줄이면 신한은행에 이자내는 일이 더 수월해질 터였다. 난방비는 모든 소비항목 중에 가장 아깝게 느껴졌다.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지고 싶은 물건을 가지는 것도 아니고,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렇게 큰돈을 쓰는 게 너무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이 녀석을 처치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먼저, 겨울철 난방전투에 참전하기 위해서는 무기가 필요했다. 쿠팡에서 3만 원짜리 전기장판을 사고, 2만 원짜리 전기 석영관 히터를 샀다. 이 녀석들로 이번 겨울을 어떻게든 버티는 도전이 시작되었다.


전기장판과 스토브를 처음 사용해 보기에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진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전기장판과 전기 히터는 아낌없이 틀었는데 1월 한 달 전기료가 2만 원이 나온 것을 보고 안심했다. 한창 더울 때의 에어컨 수준의 난방비였다. 전기장판은 170와트, 전기 히터는 800와트짜리였다. 전기 히터는 2단으로 되어있었는데 2단으로 틀면 다리가 너무 뜨거워 대부분의 시간을 1단으로 사용했으니 400와트였다고 할 수 있겠다.


온풍기도 선택지에 있었다. 하지만 공기가 건조해지고 피부가 푸석해지는 것이 싫어 평소에도 온풍기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소음도 심하고, 가격도 전기 히터보다는 비싸서 온풍기는 선택하지 않았다.


처음 전기장판을 사용해 봤는데 너무 따뜻하고 좋았다. 다만, 한 가지 애로사항은, 한겨울에 잘 때 얼굴이 너무 시렸다. 보일러를 틀면 공기까지 따뜻해지는데, 전기장판은 그런 기능은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잘 때 옆에 전기 히터를 틀어놓고 잤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전기 히터를 잘 때 틀면 불빛이 환하게 나오기 때문에 숙면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안대를 착용했다.


그런데 내 전기히터는 시간에 맞춰 꺼지는 기능이 없다. 그래서 잘 때 히터 틀고 자는 게 불안하기도 하고 안대를 쓰고 자는 건 답답하기도 해서 그냥 이불을 뒤집어쓰고 잤다. 그런데 나중에 익숙해지니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지 않아도 차가운 얼굴에 적응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 잘 때는 추워도 일어날 때는 얼굴이 따뜻한 상태로 일어나는 걸 발견했다. 생각해 보면 이 추운 날에 군인들은 혹한기 훈련을 나간다. 전기장판도 없이 텐트 치고 침낭하나에 들어가서 잔다. 인간은 건강할 때는 그 정도도 버틸 수 있는 강한 동물이다. 그런데 나는 튼튼한 콘크리트 집에서 전기장판 키고 잔다. 이런 호사스러운 환경에서 얼굴 시린 것쯤은 적응하고 극복 가능한 것이었다.



두 번째 애로사항은 집 안에서 발이 너무 시리다는 것이었다. 보일러를 틀지 않으니 집 안이 냉골이었다. 집에서 지낼 때는 따뜻한 내복을 입고 그 위에 옷을 겹쳐 입고 패딩까지 입었다. 다리와 발이 시리니 책상에 앉아있을 땐 발 쪽에 전기히터를 틀어놓으면 따뜻했다. 그런데 집안에서 움직일 때 발이 너무 시렸다. 두꺼운 등산양말을 신어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실내에서 신을 저렴한 털신을 쿠팡에서 또 구매했다.


마침 원 플러스 원 하는 것이 있어서 여자친구랑 커플템으로 구입했다. 귀여운 디자인에 여자친구도 좋아했다. 이것까지 구매하고 나니까 보일러를 틀지 않아도 발까지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


내가 알기로는 보일러가 아예 없는 나라가 더 많다. 바닥 난방이 없는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다들 이렇게 겨울을 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이런 라이프 스타일도 살만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로 해보니까 충분히 살만하다.


이렇게 유러피언 감성으로 겨울을 극복했다. 주말에 나들이를 나가니 이 추운 겨울도 거의 다 지나가고 미세먼지와 함께 봄이 성큼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이 겨울을 극복했다는 것에 내심 뿌듯했다. 이제 시간은 나의 편이다. 무한한 태양의 핵융합 에너지를 마음껏 받을 수 있는 계절이 다시 오고 있다!




목표로 했던 '가장 아까운 돈, 난방비 아끼기'는 성공했다. 나처럼 아끼지 않고 그저 살던 대로 살던 친구들은 참혹한 소식을 들려주었다. 난방비가 15만 원 나왔다고 투덜대는 옆자리 동료는 그저 애교였다. 올 전기로 난방을 돌리는 집에 사는 내 친구는 누진세 핵폭탄을 맞고 90만 원짜리 전기 고지료를 나에게 자랑(?) 하였다.


이렇게 보일러를 틀지 않고 사니까 돈 아끼는 것 이외의 의도하지 않았던 장점도 많았다.


첫째, 기름보일러를 쓰지 않으니 화석연료 사용 절감과 탄소발자국 줄이기에도 나도 모르게 동참하는 꼴이 되었다. 요즘 트렌드에 맞춰서 말이다.


둘째, 기름을 쓰는 보일러를 최대한 아끼기 위해서 샤워도 운동 끝난 후 헬스장에서 되도록 하는 걸로 정했다. 그러니까 오히려 헬스장에 가는 횟수가 많아지고 몸도 더 좋아졌다! 가기 싫었던 헬스장인데, 온수 샤워를 할 수 있는 따뜻한 공간으로 변모하였다.


셋째. 더우면 음식도 빨리 상한다. 덥게 살면 노화도 빨리 되지 않을까? 추운 냉장고 냉동실에서 재료들은 신선하게 보관된다. 체온이 너무 떨어져 죽을 정도가 아니라면 나처럼 춥게 사는 것이 젊음에는 오히려 좋을지도 모르겠다. 여름에 더워서 축축 늘어지고 모공이 넓어졌던 피부가 춥게 사니까 더 좋아진 것 같다.


넷째. 정말 추운 날에는 반찬을 냉장고에 넣지 않아도 될 정도로 거실이 추웠다. 귀찮게 반찬을 꺼냈다 넣었다 하지 않아도 된다!


다섯째. 감성도 챙길 수 있다. 추운 방 안에서 패딩을 입고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전기 발 난로를 틀고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야외 캠핑을 온 것 같은(?)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이다. 나는 다음 겨울도 이렇게 보내지 않을까?




추운 겨울, 여러분들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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