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더본코리아
이런 말이 있습니다.
“미국은 성장하기 위해 상장하고 한국은 상장하기 위해 성장한다.”
[더본코리아]는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상장을 위해 급속도로 성장해왔습니다. 그 결과 IPO라는 대업을 이루었으나, 상장 과정에 대한 논란과 함께 백종원 대표의 여러 구설수,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적 문제로 인하여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현재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습니다.
여러 논란속에 휩싸인 IPO과정에 관한 논란, 백종원이라는 과도한 개인 브랜드 의존, 회사 자체의 구조적 취약점을 확인하고, 더본코리아가 직면한 도전 과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더본코리아]의 IPO는 뻥튀기 상장으로 논란이 된 반도체 설계 기업 [파두]의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또 다른 합작품입니다.
[더본코리아]는 프랜차이즈 매출 비중이 84%에 달하며, 특히 빽다방과 홍콩반점의 매출은 37%를 차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경쟁업종인 컴포즈커피, 앤하우스 등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하지 않고 CJ씨푸드, 풀무원 등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했습니다. 그 결과, 동종업계 평균 PER 7.7배 대비 높은 15.8배로 책정되었습니다.
또한, 희망 공모가 범위인 26,000원 ~ 28,000원을 무시하고 기관투자자 참여를 강조하며 이들의 수요예측 결과를 근거로 34,000원의 최종 공모가로 확정하였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주관사들은 공모가를 높게 책정하여 기업가치를 부풀리는 이른바 “뻥튀기 상장”을 진행했고, 한투와 NH는 각각 35억 원과 14억 원의 인수 대가를 받았습니다.
주관사의 수수료가 공모가 상승과 직접적으로 연동되어 있어 이해상충 구조에 문제가 있으며, 적절한 비교 기업을 선정하고 적절한 할인율을 적용하기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미비하다는 점은 한국 자본시장의 큰 한계입니다.
미디어 마케팅은 기업가치에 큰 변수로 자리매김하였으며, 특히 인물 중심의 콘텐츠 전략이 주가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백종원은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전통적인 광고 대비 현격하게 낮은 비용으로 홍보효과를 누려왔습니다. 2015년 <마이 리틀 텔레비전> 출연 이후 매출이 450억 증가하여, 방송 1회 출연당 약 23억의 암시적 광고 효과를 발생시켰습니다. 이는 기존 마케팅 예산 절감효과와 더불어 신규 수요 창출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또한, SBS <골목식당>에 출연하여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식당을 방문, 문제를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면서 식당의 변화를 주도하며 ‘상생 경영’의 이미지를 강조해왔습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 출연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형성하면서 글로벌 진출 또한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24년 기준 14개국에 150개의 해외 가맹점을 확대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백종원은 전문성과 상생을 강조하며 소비자의 신뢰를 형성해왔고, 이는 일종의 품질보증서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여러 가지 구설수로 인해 [더본코리아]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과도한 제품 가격 책정과 할인 마케팅 방식 논란이 된 빽햄 사태
프랜차이즈 허위 과장 매출액과 수익률 약속,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을 일으킨 연돈볼카츠 사태
LP가스통 옆에서 요리하여 과태료 처분받은 안전관리 논란
이러한 현상은 '백종원 효과'로 불리는 미디어 마케팅이 창출하는 가치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미디어 효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더본코리아]는 보다 안정적인 경영 전략과 브랜드 관리가 필요합니다.
[더본코리아]는 또한 심각한 구조적 문제들을 품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더본코리아]의 전체 가맹점 폐점률은 18%에 달하며, 평균 가맹점 존속 기간도 3.1년으로, 업계 평균인 7.7년보다 크게 낮은 수치입니다. 이러한 높은 폐점률은 브랜드 성과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며, 여러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짧은 시간 안에 사업에서 철수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2008년 이후 론칭한 50개 브랜드 중 25개가 공식적으로 사업 철수로 이어진 점은 구조적 문제가 심각함을 시사합니다.
[더본코리아]의 매출 중 빽다방과 홍콩반점이라는 두 개 브랜드가 전체 매출의 거의 절반(48.3%)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집중 의존은 시장의 변화에 매우 취약하게 만들어, 두 브랜드 중 하나라도 부진하면 전체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마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빽다방은 2021년 가맹점 수가 100개에서 2024년에 164개로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39% 감소하여 매장당 연평균 매출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는 과도한 경쟁과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약속한 매출과 수익률 간의 격차로 인해 신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돈볼카츠의 경우 월 매출 3,000만원과 20-25%의 수익률이 약속됐으나, 실제로는 월 1,500만원에 7-8% 수익률에 그쳐 예상과 크게 달랐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브랜드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가맹점의 지속가능성을 더욱 위태롭게 합니다.
[더본코리아]의 사례는 단순히 한 기업의 위기를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공모가 부풀리기 문제와 미디어 마케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한국 자본시장이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뼈아픈 교훈입니다. 정보 비대칭과 규제의 미비로 인해 기업들은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며 임시방편적인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기업들이 오로지 IPO만 바라보며 자신들을 부풀리는데 여념이 없음을 가리킵니다. 한국의 자본시장은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규제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정량적 기준 설정: 공모가 산정 시 기업의 실제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와 기업이 협력하여 가맹점의 수익성 및 시장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정보 비대칭 해소: 투자자와 기업 간의 정보 비대칭을 줄이기 위해, 정기적인 기업 성과 보고 의무화와 참여 기업의 공시 내용을 강화해야 합니다.
규제 강화: 미디어 마케팅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과도한 홍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기업 가치를 과장하는 행위를 엄격히 단속해야 합니다.
ESG 및 지속가능성 투자의 우선시: 기업들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더 적극적으로 채택하도록 유도하여,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방안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은 더욱 투명하고 신뢰받는 시장으로 발전해야 하며, 기업들도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