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로 일하면서 스타트업의 가치평가는 항상 궁금한 주제였다. 많은 기업들이 그들의 기업가치와 투자금액을 자랑하고 있지만 재무적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그 숫자에 대해서 많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업가치 측정의 근본적인 원리는 [DCF모형 = "미래의 기대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 함으로써 평가된다는 것이 가장 기본이지만, 이제 막 시작하여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에서 미래 현금흐름을 예측하기 위한 근거가 부족하여 DCF모형으로는 그 가치를 도출해 내기 어렵다.
DCF 모형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렇다면 대체 이들의 기업가치는 무엇으로 설명되는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IT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아래와 같이 가치를 평가받아는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창업 시 - 멤버 수 * X억 원
성장기 - 유저수 * N만원
안정기 - 매출액 * n배
성숙기 - PER
M&A, IPO - DCF
즉, "창업을 위해서는 사람(팀)이 필요하며, 성장을 위해서는 유저를 확보해야 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매출을 일으켜야 하며, 성공적인 EXIT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이익이 나야 한다."는 것을 각 단계별 평가 방법론이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평가가 있지 않다면 초기 기업이 자금조달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업계가 나름의 경험에 의해 정립한 합리적인 방법일 수 있다. 이런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이렇게 평가받은 기업가치의 적정성에 대해 위화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화감의 원인은 1. 공개시장과 비공개 시장에서 유사한 기업가치로 평가되는 기업 간 재무실적에 많은 차이가 있으며, 2. 외부에서 평가받는 것과 다르게 운영 관점에서 큰 괴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외형과 실질의 차이가 어떻게 발생하고 유지되는지에 대해 이해하고, 괴리가 커진 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보자 한다.
모든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경험할 수는 없으니, 이 글을 통해서 가상의 좀비 유니콘이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