낄낄대며 때려 놓고
장난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앗아가 놓고
빌린 거라고
내 상처엔 네 표정이
인장처럼 새겨졌는데
내 영혼엔 네 목소리가
맴돌고 있는데
너에게는 가벼운 먼지처럼
잊힌 그날들
너희의 기억엔 없어도
세상의 기억엔 남아
이제 너희들의
왕좌 놀이는
여기에서 멈추렴
우리의 그날들이
없었더라면
너도 나도, 그저
아름다웠을 한 송이 꽃
너에게서 돋아나 나를 찔러대는
수많은 가시들을 거두어 주렴
그리하여, 비로소
너다운 불꽃으로 피어나
떳떳한 너의 향기로
세상을 마주해 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