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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행을 바라면 아무것도 못한다.

by 문학소녀

해마다 나는 12월 초에

크리스마스 카드를 주문한다.

한 해 동안 감사했던 지인들이나

친구들에게 카드를 정성스레

써 붙인다.

학창 시절 빨간 우체통의 맛을

알기에.. 그 감성이 여전히

그리운 건지도 모르겠다.


10월에는

친구들한테 엽서써 보내고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써 보낸다.


내 친구들은 나한테,

늘 이렇게 말한다.


"넌 어쩜 늙지도 않니?

80세가 되어도 우리 인영인

소녀일 거 같아

그런 네가 부럽다"


난 친구들의 진심이 느껴진다.

나에 대해 잘 아는 그들이

느껴진다.


옆에서 아들이

"엄마가 그렇게 보내면

엄마한테는 몇 장이나 와?"

하고 묻는다.


"답장을 받아야지! 하고

보내는 건 아니야!

지금 이 순간 엄마가 행복하면

된 거지!"


답장을 해 주는 친구도 있고

전화가 오는 친구도 있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처음부터 요행을 바라고 한

것이 아니었기에.

이미 나는 행복한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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