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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Nov 01. 2023

엄마한테 사과했으니, 선생님 잘못이네요.

인간쓰레기를 교육하고 뒤집어 씌이는 일상

스트레스로 계속 심장이 따끔따끔 아프다.


작년에 학교 처음 옮기고 나서,

학교 폭력, 무고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거짓 왕따를 빙자한 학부모 고소 협박, 절도, 담배, 다른 학생들한테 피해를 주는 선 넘은 행동 등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계속 일관되게 교육하면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조그마한 변화라도 어떻게든 졸업시키는 것이 내 일이고 그래서 돈을 받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계속해서 교칙을 어기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 입에서 저 말을 듣는 순간 나사가 빠진 것처럼 말문이 막혔다. 


작년에, 그 아이가 눈을 뒤집으며 대들었을 때 소리를 질렀고 학모와 언쟁이 있었다. <아이에 마음에 공감해 달라>라는 학부모의 끈질긴 요청에 결국 사과했고 아이를 달랬다. 


학교도 내 편이 아니고 뒤집어씌울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네가 사과했으니 네가 잘못한 거야>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학생인 것을 떠나서 얘는 인간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엔 학생이 도 넘는 행동을 해도 학부모가 그것을 왜곡해서 받아들이고 선생을 탓하고, 학생이 다시 그것을 악용하여 자신이 잘못한 것은 쏙 빼고 <네가 잘못한 거야>라고 말할 정도로 악질적으로 구는 것에 이제 교육의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의 엄마에게 내가 사과했으니, 너는 내 밑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대로 행동할 거고 네가 내 비위를 맞추란 것이다.


이제까지 이런 인간쓰레기를 붙잡고 교육을 해보겠다는 내가 한심하고, 이런 아이를 자식이라고 감싸고 다른 집 자식들이 피해받는 것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아이를 편들고 교사한테 뒤집어씌우는 학부모도 진절머리 난다.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다했고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다.


뉴스에 나오는 초등 선생님들처럼 맞거나, 학부모가 돈을 요구하거나, 장례식장까지 쫓아오는 수준은 아니지만,


혹은 여선생님들이 비일비재하게 당하듯, 성추행을 당하고, 몰카를 당하진 않지만,


인간 존재가 악질적이란 생각이 고, 학교 선생님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시스템이 이런 인간쓰레기들 및 그 부모들을 더욱 양산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가 학생을 인간으로 보고 교육하면 정말로 자살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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