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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Mar 11. 2023

하루의 일상이 평생의 꿈보다 소중하다


20대에는 재밌거나 즐겁거나 남들이 선망하는 일들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를 바랐던 것 같다. 


화려하고 멋진 삶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이미지를 항상 동경했다. 예쁘고, 똑똑하고 자신의 인생을 충분히 즐기는 그런 여성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심어 두고 그렇게 되기 위해 늘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어느 정도 이루었다 싶으면 또 다른 이미지를 가상으로 만들어, 그런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나의 인식은 늘 그렇게 ~지금보다 더 나은 내 모습~에 있었다.


그러나 늘 그렇게 강박감을 가지니, 스트레스가 쉽게 쌓이고 스트레스를 풀려다 보니 건강하지 못한 방법으로 풀게 되어 그것이 다시 만성스트레스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었다.


밥을 제대로 먹지 않고 참다가 디저트나 자극적인 음식을 갑자기 먹는다던가, 너무 열심히 일하다가 쉬는 때에는 새벽까지 잠을 안 자고 논다던가, 평소에 잘하지 않던 과감한 일탈을 한다던가, 차분하다가 갑자기 감정이 폭발하거나 등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의 어리석음을 재료로 삼아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크면 사람의 행동이 극단성을 띠게 되고 원하던 인생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전에는 약간의 극단성과 양면성을(가끔씩 나 자신도 놀랄 정도의 과감함이 있다)나의 고유한 성격으로 생각했는데, 살다 보니 꼭 그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친 이상화와 스트레스, 그에 따른 좋지 않은 습관들의 부산물이었다.


사람들을 보아도 본인이 원하는 이상은 높은데 그만큼 노력하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는 경우에는 보통 자신의 일상부터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문제지만)

식습관, 수면습관, 생활습관, 소비습관 등 일상의 습관들이 극단적이고 성격이 꽤 비슷비슷하다.


조그만 일에 감정적이고 타인의 말과 행동에 과민하다.(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진 사람에게 관심이 많고 남의 시선을 의식함.) 장기적으로 멘털이 약해진다.


그러나 실제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조금 하다가 눈앞에 결과가 안 보이면 포기한다. 갑자기, 한 번에 인생이 풀리길 기대하며 늘 위를 본다. 더 나은 인생을 원하면서도 노력하지 않는 자신을 합리화하며 당장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욱 쌓인다.


꾸준히 하다 보면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건 사실 나 자신을 믿어주지 못할 만큼 자신이 없어서였다. 그걸 몰랐다.


올해는 하루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작은 목표를 정해 조금씩 이루며 일상을 더욱 안정화시키는 것이 나의 목표다. 추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과한 목표는 버리기로 했다.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히려 거창한 목표가 아닌 일상의 루틴에 집중하니 하루가 모자라게 느껴지고 의욕이 생기는 듯하다.


하루를 즐겁게 사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고, 순간순간을 좋은 것으로만 채우는 연습 중이다.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던 내가 요즘은 집안일을 하고, 청소를 하고, 좋은 음식을 먹으며 정돈된 생활을 하는 것에 가장 안정감을 느낀다.


새롭거나 즐거운 일이 없어도 일상을 살아나가는 시간이 즐겁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한 인간을 지탱하는 힘은, 올바른 습관과 안정적인 감정의 파동이 만들어내는 고요한 자기중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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