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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이 Jan 23. 2023

2022년이 소화되는 중

그래, 이제 정신 차렸다

작년 한 해는 그냥 숨만 쉬어도 피해의식이 들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상황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게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해였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요구하고 뒤집어씌우고 일방적으로 희생해도 욕만 먹는 상황이 드라마처럼 연출되었다.


방학이라 쉬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깨달은 것은, 이제 더 이상 수동적으로 흘러가는 채로 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너무나 고달팠던 10대 시절에는 생존모드가 일상적이었지만 꿈이나 목표가 있어 버틸 수 있었고, 20대에는 안 좋은 사람들에게  많이 상처입고 당했지만, 직장에서는 (지금 돌아보니) 좋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너무도 평탄하게 일해왔단 걸 몰랐었던 것 같다. 그걸 모른 채, 나는 어리광을 부리며 불평불만을 했었구나 싶다.


지금은 의지할 사람도 없고 내가 오히려 돌봐주고 베풀어야 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 이 학교에서 일하는 동안은 계속 몰상식한 상황이 생기고 해결하고, 구설에 시달리고 사람들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또 버리는 일들이 끊임없이 생길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고생이 한 가지 좋은 점은 재작년까지(19년-21년) 계속 무기력하고 슬럼프에 젖어있었던 나 자신을 일깨우는 역할은 했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다.


편해지면 무기력해지고, 무기력해지면 삶이 재미가 없다. 그런데 온갖 사건이 일어나고 고통스러우면 고달프고, 다시 편함을 찾는다.


아마 이사를 하고, 이직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시달리고 미워하고 오해하고 이런 환경의 변화가 없었더라면 나는 계속 축-처진 채로 살았을지도 모른다. 우울증이니, 무기력증이니 뭐니 하면서.


새로 옮긴 직장에는 좋은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크게 신상에 좋은 일도 없었고 인생은 그대로지만, 정신은 제대로 차렸다.


막연하게 무언가를 기대하는 정신머리로 살아오니 반대로 늘 실망하고 쉽게 무너졌던 것 같다. 세상에 좋은 운이나 좋은 사람, 좋은 상황 이런 것들은 갑자기 선물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내가 중심을 잡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동안 (마음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렇게 저렇게 게으르게 보낸 시간들이 너무 후회가 된다. 새로운 공부든, 취미든, 인간관계든 그 시간들에 더 열심히 했다면 훨씬 풍요로운 인생이었을 텐데. 요즘 들어 지난 4-5년이 왠지 다 버려진 시간처럼 느껴진다.


앞으로는 남 탓, 상황탓 하지 않고 강하게 살고 싶다. 작년 2022년은 나에게 참 고마웠다. 힘들어보니 내가 주도할 수 있는 시간과 인생의 소중함을 알겠다. 사람에 많이 데었는데, 또 데어보니 사람 무서운 줄 알겠고 더욱 나 자신이 소중한 것도 알겠다.


내가 원하는 삶이 있으면 가만히 누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해선 안된다. 적극적으로 맞서 싸워야한다. 


올해도 열심히 싸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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