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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래 Mar 11. 2024

3월의 포도 : 생후 20일~40일

험난한 신생아 육아


수유

수유량: 80~120ml / 수유텀: 3시간

젖량이 계속 줄어서 유축 횟수를 줄였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단유가 되었다. 속 시원! 포도는 분유를 아주 천천히 먹는 편이었다. 빠는 게 힘든가 싶어서 병원에서 쓰던 젖병으로 바꿔봤는데 큰 차이는 없었다. 양도 들쭉날쭉했다. 남기겠지 싶어서 80ml만 타면 다 먹은 뒤 아쉬운 듯 쩝쩝대고, 많이 타서 주면 남기고…. 어쩌라는 거냐ㅋㅋㅋ 그래도 양이 점점 들어서 3월 말쯤엔 보통 120ml를 먹곤 했다.

분유먹고 떡실신


수면

처음엔 포도랑 밤새 같이 있고 싶은 마음에 내가 새벽수유를 자처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포기…. 엄마가 밤새 포도를 봐주셨다. 아침에 일어나면 포도는 잘 잤냐고 엄마에게 묻곤 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같았다. 너무 미안했지만, 오늘 밤엔 내가 보겠다는 말이 섣불리 나오지 않았다. 수면에 도움 된다는 여러 육아템들을 시도해 봤는데, 특별히 효과가 있는 건 없었다. 역류방지쿠션에 두면 조금 잘 자는 편이었으나 그것도 아기 허리에 그렇게 좋은 건 아니라고 해서 자주 사용하진 않았다. 그런 포도는 낮시간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이 잤다. 먹을 때만 귀신같이 깨서 우는 포도.

누나 품에서 코코낸내


놀이

깨있는 시간엔 흑백 초점책이나 모빌을 보게 해 줬다. 처음에는 별 관심 없는 듯하더니 언젠가부터 잘 보기 시작했다. 신기방기

좋아좋아


건강

몸무게: 4.2kg

포도의 외래진료가 잡혀있어서 병원에 갔다. 퇴원하고 11일 만이었다. 기본적인 건강상태를 봐주셨고, 궁금한 게 없는지 물으셨다. 제일 궁금한 건 mri 검사 결과였다. 입원 당시 뇌초음파 검사를 2회 했는데 모두 이상소견이 있어서 mri검사까지 받게 되었고, 그 때문에 퇴원까지 미뤄졌었다. 결과를 빨리 듣고 싶었는데, 연락이 안 오는 건 큰 이상이 없어서겠지 하는 마음으로 마냥 기다렸다. 사실 안 좋은 결과를 듣게 될까 봐 무서웠던 마음이 컸다. 의사 선생님은 우리가 mri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아! 그거 다 괜찮습니다!”라며 연락이 안 갔냐고 되물으셨다. 너무 기쁜 마음에 연락 좀 일찍 주지.. 하는 마음은 잠시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다행이다. 정말.

병원나들이


포도가 감기에 걸렸다. 콧물에 코막힘에 나중에는 기침까지 했다. 처음엔 병원에서도 콧물약만 처방해 주었는데, 차도가 없어서 항생제를 처방해 주셨다. 병원에서는 아기가 너무 어려서, 쓸 수 있는 약과 복용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뭘 더 해줄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하셨다.  감기는 낫는 듯 안 낫는 듯하더니 2주 만에 나았다.


***

엄마는 3주 정도 우리 집에 머물면서 산후조리를 해주시고 본가로 가셨다. 엄마와 있는 게 그저 편하고 좋을 줄만 알았는데, 사실 쉽지만은 않았다. 누군가 그런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났다. 친정에 가면 딱 3일 정도만 좋다고, 그 이상 같이 있으면 꼭 싸움이 일어난다고. 몸은 편했지만 마음은 묘하게 불편했던 3주. 그리고 이제 진정한 신생아 육아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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