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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맛있는 용산 수육집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꿈꾸는 메밀

by 가위바위보쌈

보통 쇼핑몰 안에 있는 식당을 가면 맛에 대한 기대감을 내려놓는다. 프랜차이즈, 또는 맛집으로 알려진 곳의 아류작 같은 느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끽해봐야 생각했던 맛이겠지"라고 하면서 그냥 배를 채우기 위해 한 끼 먹는 정도다.


그런데 가끔가다 보면 쇼핑몰에도 맛있는 식당이 있을 때가 있다. 잠실 롯데월드몰이라든지, 삼성동 코엑스몰에는 기대보다 괜찮은 맛집들이 종종 등장한다. 물론 그렇다고 엄청난 맛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오늘 소개할 집은 쇼핑몰 안에 있는데도 생각보다 괜찮은, 어쩌면 꽤나 잘하는 맛집이다. 바로 '꿈꾸는 메밀'이라는 곳이다.


꿈꾸는 메밀은 용산 아이파크몰 7층에 있다. 아이파크몰은 '더 센터'와 '테이스트파크', '패션파크', '리빙파크' 등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고 한다. 일부 관에서는 7층이 없는데,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6층으로 올라가서 돌다 보면 에스컬레이터가 나오는데, 그걸 타고 올라가면 된다. 꿈꾸는 메밀은 리빙파크 6층에서 더 센터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에 있다. 올라가자마자 바로 등장한다.


애매한 시간에 가도 사람이 꽤 있을 정도로, 쇼핑몰 내에서 입지가 꽤 있는 식당 같다. 가게 앞에 사람들이 앉아있는데, 대부분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지 웨이팅은 아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마 웨이팅을 위해 만들어놓은 자리인데, 애매한 시간대에 방문해서 그런지 내부에 자리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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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꿈꾸는 메밀 메뉴판


메뉴는 이렇게 키오스크로 볼 수 있다. 결제는 따로 나중에 나갈 때 하면 된다.


오늘의 메인 포인트는 역시 수육. 명태수육식혜 중자가 1만5000원, 대자가 2만8000원이다. 커플 수육정식을 시키면 1만2000원인 막국수 2개와 1만5000원짜리 명태수육식혜를 2000원 할인해서 먹을 수 있는 구조다. 고민하지 않고, 커플로 가진 않았지만 커플 수육정식을 시킨다. 그리고 만두도 곁들여준다.


수육과 같이 먹기 위해 선택한 건 '비빔 막국수'. 주문이 밀려서 시간은 좀 걸렸지만, 그래도 너무 느리게 나오진 않는다.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음식이 등장한다.


이제부터 고기의 시간이다.


KakaoTalk_20251127_184430755_05.jpg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꿈꾸는 메밀 명태수육식혜

이 집의 고기는 예상외로 괜찮다.


고기가 딱 나왔을 때 비주얼을 보면 기대감이 확 사그라든다. 삼겹살이 아닌 목살 또는 전지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얇게 썰어서 듬성듬성 놓여있기 때문이다. 1만5000원짜리 수육이라 그런지, 기대감을 사그라들게 하는 비주얼이다.


그런데 한 입 먹었을 때 생각보다 괜찮았다. 뭐 특출 나거나, 맛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기대보다는 나쁘지 않았다는 의미다.


보통 메밀집에서 나오는 고기들이 과하게 냄새를 빼거나, 첨가물을 많이 넣어서 색이 특이하기 마련인데 이 집은 그렇지도 않다. 고기에서 잡내도 안 난다.


그리고 얇게 썬 덕인지, 질기지 않다. 먹을 때 물리지도 않는다. 계속 하나, 둘씩 들어가는 맛이다. 약간의 고기향이 밀려올 때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꽤 괜찮은 맛이었다.

KakaoTalk_20251127_184430755.jpg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꿈꾸는 메밀 반찬

이 집은 수육이다 보니 식혜와 열무, 무김치로 보쌈김치 역할을 대체해야 한다.


그런데 김치들이 생각보다 괜찮다. 열무도 잘 익었고, 무 김치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명태식혜와 저 무김치를 같이 올려서 고기를 싸 먹으면 생각 외로 맛있다.


무엇보다 막국수에 얹어서 먹으면, 한 입 뚝딱이다.


명태식혜는 상당히 맛있다. 보통 이런 집에서 먹는 명태식혜들은 애매한 맛인데, 여긴 달짝지근하고 감칠맛이 있어서 고기와 잘 어울렸다.


모든 음식이 먹을 때마다 계속 '생각보다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KakaoTalk_20251127_184430755_03.jpg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꿈꾸는 메밀 비빔막국수

이 집의 KICK은 바로 이 메밀국수다.


메밀국숫집에선 메밀향이 잔뜩 나는 메밀면이나, 그냥 평범한 메밀국수가 나오기 마련인데 이 집은 메밀도, 양념도 맛있다.


양념이 특히 맛있었는데, 양념 속 고춧가루가 꽤 맛있었다. 그리고 너무 맵지도 않고, 혀를 감싸는 맛이 느껴졌는데 같이 간 사람도 매우 괜찮다는 평가를 내렸다. 꿈꾸는 메밀이라는 이름답게, 메밀을 먹으며 행복함을 느끼게 해 줬다.

KakaoTalk_20251127_184430755_06.jpg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꿈꾸는 메밀의 메밀만두

이 집의 만두도 나쁘지 않았다. 밀가루맛이 강하지도 않았고, 속은 꽉 차있었다. 어떻게 만두까지도 괜찮지. 기대감을 너무 내려놓은 탓이었을까? 모든 음식들이 괜찮았다.


그렇다고 이 글이 괜한 기대감을 부풀려놔서, 기대를 안고 찾은 분들이 실망하지는 않기를 바라며 이 집의 단점을 적어보자면, 수육을 먹으러 올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수육이 꽤 괜찮은 편이고, 메밀과도 잘 어울렸지만 '수육'만 따로 놓고 봤을 때 그렇게 엄청 대단한 맛은 아니다. 그냥 어디서도 만들 수 있는 맛이고, 평범한 맛이다. 그렇지만 기대 이상일뿐.


그래도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멀리 나가기 귀찮을 때, 메밀이 당긴다면 이 집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생각보다 맛있는 용산 아이파크몰 수육집, 꿈꾸는 메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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