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초동 청간막국수 2탄
이 집의 고기는 청류벽의 고기와 비슷한 듯 다르다.
우선 색깔만 봐도 다르다. 이 집의 고기는 청류벽의 고기보다 훨씬 하얗다. 색을 바꿀만한 재료들을 많이 넣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완전 하얀색도 아니기 때문에 된장 등을 더 적게 넣어 돼지 잡내를 잡았을 것으로 보인다.
메뉴명도 다르다. 청류벽은 '보쌈'인데 이 집은 '한돈 돼지수육'이다. 이름이 다르니 구성도 당연히 다르다. 이 집은 고기가 주를 이루고 명태회무침이 김치의 역할을 대신한다. 청류벽은 고기도 고기지만 김치 종류가 다양하다. 배추김치와 파김치가 있고 무김치는 굵고 얇은 두 종류로 나뉜다. 부추무침도 함께 나온다.
가격은 이 집이 더 저렴하다. 구성 자체가 비교적 간단하니 당연한 결과다.
고기 부위는 비슷하다. 다만 청류벽보다 청간막국수가 덜 다양한 부위를 쓴다. 모양만 봐서는 앞다리살과 삼겹살을 쓰는 것 같다. 이 집은 돼지고기보다는 도가니수육, 꼬리수육 등 소고기 메뉴가 더 많은데, 아마도 다양성을 추구하다 보니 최대한 간단하게 가려는 것 같다.
고기 맛으로 평가하자면 부드러움은 당연한 것이고 특유의 돼지향은 그대로 갖고 있다. 무난하게 맛있다. 계속 손이 가는 그런 맛이다. 그렇다고 특출 나게 이 보쌈이 대단하다는 건 아니지만, 국수와 함께 먹기에 손색이 없는 맛이다. 고기의 주장도 뚜렷하거니와 쫄깃한 식감은 살아있으면서도 부드럽고 향도 살아있으니 맛 자체는 좋은 편에 속한다.
김치의 역할을 대신하는 명태회무침은 매력 있다. 명태회의 삭힘이나 무침의 양념은 부족함이 없다. 전반적으로 고기와 잘 어우러진다. 다만 조금 심심한 맛이 있다. 이북음식 특유의 심심함이라기보다는 요즘 말로 '킥'이 없는 느낌이다. 혀를 사로잡는 그런 맛은 약한 편이었다.
전반적으로 이 집의 고기를 평가하자면, 무난하고 무난한 그렇다고 맛이 없는 무난함이 아니라 재밌게 즐기기 좋은 그런 맛이다. 국영수 모두 100점을 맞는 학생은 아니지만 국영수 모두 90점은 기록해서 평균 90점은 나오는 그런 학생과 같은 '적당함'을 유지한 맛이다.
청간막국수 소개는 특별히 3탄으로 구성해 봤습니다. 다음 주 3탄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관련 글: "보쌈에 막국수 한 그릇 어떤가요?" https://brunch.co.kr/@redlyy/81 (청간막국수 1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