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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위바위보쌈 Dec 12. 2024

수육 먹었으면 입가심은 평냉으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 봉산평양냉면 세 번째 이야기

온도, 냄새, 식감을 잘 갖춘 수육을 먹었다면 다음 차례는 평양냉면이다.


 이 집은 '봉산평양냉면'이라는 가게 이름에 맞게, 평양냉면 자체도 상당히 훌륭한 맛이다.


우선 꾸밈이 없다. 최근에 방문한 '이북식'을 흉내 내는 평양냉면집들은 간을 세게 하거나 지나치게 조미료를 넣은 맛이 나고는 한다. 또는 억지로 간을 빼려고 어설프게 만들다가 이도저도 아닌 맛이 나게 된다.


하지만 봉산평양냉면의 평냉은 꾸밈없이 깔끔한 맛이다. 국물이 너무 달지도, 짜지도 않고 적당한 간을 유지하고 있다. 평냉에 소주를 곁들이는 걸 좋아하는데, 이 집 평냉은 소주와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봉산평양냉면 평양냉면

면의 질도 손색이 없다. 면이 너무 따로 놀지도 않고 국물이 잘 스며들어 있으며 부담스러운 맛도 아니다. 냉면은 감히 평가할 계제가 아니지만, 굳이 평가하자면 훌륭한 편에 속한다.


양도 적당하다. 가끔 평냉집을 가면 비싼 가격에 양만 불려서 받는 곳들이 있는데 면만 의미 없이 많이 넣은 그런 평냉과는 다르다. 적당한 맛, 적당한 간, 적당한 면을 갖췄다. 수육을 먹고 나서 먹기에도 부담이 없으며 수육과 곁들여 함께 싸 먹기도 너무 훌륭하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봉산평양냉면 만두

이 집의 만두는 완연한 이북식 만두다. 예전에 강동구 성내동에서 개성김치손만두라는 맛집을 간 적이 있다. 그때 먹은 만두가 상당히 피도 두껍고 모양이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 만두가 '이북식'이구나라고 깨달았었는데, 이 집의 만두가 딱 그런 모양이었다.


피가 두껍고 크기가 크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입가심하기에 정말 좋은 만두다. 속이 꽉 차있으며 내용물이 느끼하지 않다. 고기가 적절하게 들어가 있다. 만두피도 보기에는 두꺼워보이지만, 만두피로만 만두를 채우지 않아서 먹기 어렵지 않다.


배부르게 먹고 나서 가게를 나오면 근방에는 먹을 곳이 별로 없다. 술로 2차를 하고 싶다면 어느 쪽으로든 건너가는 걸 추천한다. 특히 영동전통시장 쪽으로 걸어가면 꽤나 먹을 곳들이 많이 나온다.


강남에는 정말 여러 맛집이 있지만, 수육과 평냉을 함께 먹으며 오손도손 이야기나누기 좋은 맛집은 봉산평양냉면만한 곳이 없다.


강남에서 수육과 평냉을 함께 즐기고 싶을 때 찾는 곳, 봉산평양냉면이다.


같이 맛볼 글: "강남에서 찾은 평양의 식당" https://brunch.co.kr/@redlyy/84 (봉산평양냉면 첫 번째 이야기)

"삼박자를 고루 갖춘 수육 맛집" https://brunch.co.kr/@redlyy/85 (봉산평양냉면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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