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시, 이원주 곡 「연」
시와 곡의 배경
김동현의 시 「연」은 시집 *『헤어진 여인에게 바치는 시』*에 실린 작품입니다.
그는 1966년생으로 부산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에서 수학했고, 국어 교사로서의 길을 걸으면서도 마흔두 살에 시인으로 등단했습니다. 그의 시집 속에는 떠나간 여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여러 작품에 담겨 있는데, 「연」은 그중에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시입니다.
작곡가 이원주는 한양대학교 작곡과 출신으로, 비목콩쿠르 1위를 차지하며 한국 가곡계에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의 섬세한 감성과 서정적 선율은 김동현의 시와 만나 특별한 가곡 「연」을 탄생시켰습니다.
날개라는 상징
가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시리게 푸르른 그대 고운 날개…”
사람에게는 본래 날개가 없지요. 그런데도 시인은 굳이 날개를 붙여 노래합니다.
이 ‘날개’에는 두 겹의 상징이 숨어 있습니다.
첫째, 천사나 선녀처럼 애초에 내 것이 될 수 없는 존재라는 인식입니다. 날개는 이 세상에 머물지 못하고 떠나야만 하는 사람, 붙잡을 수 없는 인연을 은유합니다.
둘째, 그 여인의 이상과 꿈을 드높이 비유한 것입니다. 현실에 가두고 싶지만, 오히려 그 사람이 자유롭게 날아오르기를 바라는 마음. 결국 그 날개는 시인이 끝내 붙잡을 수 없는 사랑의 징표이자 동시에 축복의 상징이 됩니다.
미련과 집착을 넘어선 사랑
시인은 말합니다. 미련도, 집착도 버리고 싶다고. 그러나 결국 그의 숨결도 눈물도 다시 그대에게로 흘러갑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사랑이란 ‘붙잡음’보다 ‘놓아줌’에 더 가까운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애써 보내려 하지만 마음은 도리어 그 사람을 향합니다. 그 모순 속에서 진정한 사랑이란, 끝내 함께할 수 없어도 그 사람의 꿈을 응원하고 품어내는 힘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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