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아빠의 어깨를 주물렀다.
깜짝 놀랄 만큼 딱딱해져 있던 아빠의 어깨.
문득, 얼마 전 퇴근하고 돌아와 늘어놓았던 푸념이 떠올랐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느라 어깨가 아프다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던 서른 살 철부지 딸내미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아빠도 힘들었을 텐데, 아팠을 텐데.
단 한 번도 오늘 하루가 힘들었다는 내색을 하지 않으셨던 지난 세월들을 나는 왜 이제야 알아챘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던 아버지라는 이름의 무게를 실감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깨닫는다. 지난 30년 동안 아빠의 어깨 위엔 나와 동생의 청춘과 우리 네 가족의 행복이 얹혀 있었다는 것을.
딱딱해진 당신 자신의 어깨를 살필 겨를도 없이 누군가의 아버지로, 남편으로 오늘도 하루를 시작하는 그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다.
사랑해요,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