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업무 경험 회고
나는 B2B 분야의 시스템을 디자인한 경험이 여러 번 있다. 물론 각각의 프로덕트 도메인은 달랐다.
경험의 조각 중에서는 엔드 유저용 애플리케이션도 있었지만 관리자용 웹도 있었다.
다들 의아해한다. 관리자 웹에 UX 디자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까? 이렇게 질문을 하면서 말이다.
결론적으로는, 매우 중요하다.
B2B 유저는 보통 체계적인 워크 프로세스에 따라 업무를 진행한다. 그래서 유저 인터페이스에서는 그 프로세스를 보여주고, 실행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명확히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시각적 표현으로 안내를 하는 것은 다른 방법보다도 직관적이다. 사용하는 사람이 아무리 전문적으로 개념을 이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GUI를 조작하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 보다 빠르고 쉽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우선 업무를 위한 사전 지식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UX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잠재된 니즈와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특수 사용자의 맥락에 대해 이해하고 시나리오를 전개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사전 지식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개발자, 기획자, 사업담당자 등 다른 이해관계자의 주장에 의존하지 않고, 내 주장에 힘이 실린다.
2. 프로덕트의 업계 용어, 기본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나는 실무를 하면서 이 과정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졌다. 해당 업계에 대한 애정이 있지 않은 이상, 내가 굳이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만약 의료기기 업체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을 한다면 메디컬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의사나 방사선사 등이 사용하는 용어, 약어 등등을 이해해야 했다.
그렇다고 일을 하면서 재미를 못느끼는 것은 아니다. 개념과 용어의 이해는 디자인을 잘하기 위한 첫번째 관문일 뿐이다. 이 관문을 잘 넘었다면, 그 뒤로는 UX 디자이너의 본업인 사용성에 집중하면 된다. 이 때부터는 평소에 디자인을 할 때처럼 "설계-시나리오 전개-UI 디자인-개발에 전달"하는 과정을 거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진입장벽을 넘는 과정이 어려웠지만, 어려운 개념을 깨우치면서 하나씩 퀘스트를 깨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사용자의 업무 부담을 덜어준다는데에서 사명감마저 느꼈다.
3. 디자인시스템을 이해하고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B2C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B2B의 경우 시간의 제약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다 빠른 시간 안에 최적의 퀄리티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회사에서 업무를 할 때, Saas라면 Saas인 프로덕트들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닌 UI의 패턴을 컴포넌트로 저장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했었다.
그런데 B2B의 경우, 사용자가 속해있는 업계에서 사용하는 개념과 용어를 이해해야 한다. 사용자가 특정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어떤 프로세스를 거치게 되는지 파악해야 한다. 전문가 수준까지 알지 않더라도 개념을 가볍게 설명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
내 주변의 많은 디자이너들이 B2C 프로덕트에 비해 B2B 프로덕트를 어려워하고, 선호를 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그런데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사업이 굴러가게 하는 관점에서 B2B 프로덕트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이다. 이 세상의 모든 비즈니스 중 B2B는 매우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디자이너로서 해당 경험을 쌓는 것은 커리어의 지평을 넓혀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B2B와 B2C 모두 공통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비즈니스를 위해 필요한 프로덕트들이다. 모두 타겟 사용자가 사용하면서 비즈니스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둘다 사용자에게 편리한 워크플로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공통적이다. 어느 도메인에 속하든 결국 디자이너는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해 딥다이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