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창업 기업인의 현실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지만 안과 밖으로 경제가 심상치 않다.
저성장 장기불황,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일본 경제 보복 등등 이러한 경제위기로 대기업은 물론, 건실한 중소, 중견기업도 휘청거리고, 여기에 소상공인은 두 말하면 입 아프다.
경제 위기는 단순한 하나의 국가적 문제를 뛰어넘어 기업의 존폐가 걸려있고 국민의 생존이 걸려 있는 문제이다. 경제가 살아야 국가와 국민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무너지면 88%의 국민이 고통을 받는다.
그러나 중소기업인 경영을 하다 부도가 나거나 폐업을 맞게 되면 퇴로가 없다. 직원들은 그만두면 실업급여라도 받지만 중소기업인들은 그 조차도 없다. 노란 우산 공제가 있기는 하지만 빚을 갚아야 되는데 그 돈 받아 편하게 살 수 있겠는가? 다행인 것은 2010년부터 정부에서 재도전 정책을 펼쳐 신용을 회복시켜주고 국세를 유예시켜 줘서 다시 사업할 수 있도록 자금까지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어쩌면 기업인들에게는 '退路'이자 '再起희망의 빛'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는 민간에서 교육을 통해 실패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털어내고 용기를 불러일으켜 재도전의 도전의식을 심어주는데 부터 시작이 되었다. 이후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드머니를 제공했고, 나아가 운영자금, 시설자금을 제공하고, 개발자금, 재기 펀드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인생 재기, 사업재기를 지원했다.
실패를 경험해 본 중소기업 경영자가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실패는 병가의 상사'라는 말이 있고 이탈리아의 총리도 "실패를 경험해 본 중소기업 경영자가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라고 이야기했으며 미국의 실리콘 벨리에도 성공한 기업은 평균 2.8회의 실패가 있었다고 말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재도전 정책의 시행 결과는 사뭇 다르게 나타났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 매년 수백에서 수천억을 쏟아붓고, 자금뿐만 아니라 교육, 보육, 컨설팅, 멘토링 등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창업자금의 부실률 보다는 재창업 자금의 부실률이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불황에 인건비 상승 후폭풍… 중기정책자금 부실률 2배↑ (서울경제 2019.5.27)
그러나 위 기사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경기불황으로 인해 일반 창업 기업보다, 모든 것이 열악한 재도전 기업인이 생존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정책 초기로 인해 제대로 된 프로세스나 연계성 미흡도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지난 5개월간 전국 각지에 있는 재창업 기업인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현실과 정부 정책이 현실에서 어떻게 녹아있는지에 대한 실태조사를 해 보았다.
현재의 재도전 정책에서 재창업 기업이 재기 성공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템, 전문성, 자금, 인력, 실행력, 열정, 기업가정신등 정량적인 부분과 정성적인 부분이 제대로 조화가 이루어져야 성공할 수가 있다. 그러나 사업 실패로 인생 최고의 시련을 맞고 있는 중소기업인이 다시 정신을 차리고 再起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내받을 수 있는 기관이나 시설이 미흡하다. 중소벤처기업 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재도전 종합 지원센터'는 재창업 자금(융자)에 대한 안내를 하고는 있지만 신용, 국세, 특허, 등등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상담을 받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나머지 기관에서도 마찬가지로 소속 기관의 정책만 안내할 뿐이지 종합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없다.
안타깝게도 재도전 기업인 58.9%는 재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우선(IBK 경제연구소 '실패기업인의 재창업 지원제도 설문조사' 2017. 06)이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자금이 중요하지만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보면 청년창업 실패 원인 中 '35%가 준비 부족', '23%는 경영 미흡'으로 나타났고 벤처기업 실패 원인의 '42%는 시장이 원하지 않는 제품 생산'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본질에서 벗어나 사업을 위한 사업계획이 수립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업자금을 따내기 위한 사업계획서가 작성이 되고 만다. 그 이후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또, 하나 자금의 연계성도 문제이다. 자금은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는데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만 놓고 본다면 창업진흥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기술진흥원 등에서 지원하고 재기 펀드는 10개의 창투사와 모태펀드에서 운영한다. 그러다 보니 각 자금 운영 목적이 다르고 평가 기관별 운영 방식도 다르다 보니 연계성이 떨어지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기업인 입장에서는 시제품 제작, 제품 고도화, 양산, 홍보 판매 등 비즈니스 이벤트마다 자금이 필요한데 그때마다 다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야 되고 평가를 잘 받아서 추가 자금이 다행히 확보가 되면 사업이 진행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 순간 또 한 번의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는 프로세스로 되어 있다. 일반 창업 기업은 정부자금을 받지 못하면 일반 시중 은행이나 2 금융권에서라도 자금을 충당할 수 있지만 신용이 약한 재창업 기업은 정부자금에 100%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금이 고갈되면 개발이 중단되고, 인건비 충당을 못하다 보니 당연히 실업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으니 실패할 확률이 훨씬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종합해보면 재도전 컨트롤 타워의 부재, 재도전 플랫폼 미흡, 자금의 연계성 미흡, 준비 안된 재창업이 재도전의 성공률을 떨어 뜨리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어떤 묘안이 있을까?
첫 째, 재도전 컨트롤타워의 신설이다. 재도전 컨트롤 타워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을 하되 금융위원회, 국세청, 법무부의 긴밀한 협조가 있지 않고는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다. 금융과 신용은 물론 세금, 원활한 폐업 등 중소벤처기업부가 손을 대지 못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그러므로 각 기관의 대표가 모여 '재도전 위원회'신설을 해서 시너지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둘째, 올바른 재도전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 현재 사업 실패 이후에 재도전을 하기 위해 어디를 찾아가야 될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될지 알려주는 정부기관이나 민간단체가 없다. 우선적으로 온라인 재도전 플랫폼을 가동해 실패기업인이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에 대한 처방전을 내려주고 상세한 상담은 재도전 위원회가 선정한 민간 전문기관이 참여하여 올바른 재도전의 길을 안내해야 될 것이다.
셋째, 재도전 기관의 통폐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중소벤처 벤처 진흥공단에서 1,000억, 창업진흥원에서 178억,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서 38억이 있다. 내년도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하는데 각 기관별 전체 예산에서 재창업 지원자금 규모는 상당히 적은 예산이다. 그러다 보니 각 기관에서 관심도도 떨어지고 연계성도 미흡할 수밖에 없다. 가칭 '재창업 진흥원'같은 기관을 신설해 재도전 지원이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5%는 불가능해도 50%는 가능하다!
이제 재도전 정책이 현실에 적용된 지 10년이 되어 간다.
많은 노력이 있었고, 많은 변화와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5%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50%를
바꾸겠다는 근원적인 革新을 해야 될 때이다. 그렇지 않으면 재도전 정책이 창업을 활성화시키는 정책이 아니라 '실패자를 양산시키는 정책'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