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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섭 Jan 10. 2021

화려한 브랜드

다들 어디에서 인사이트(Insight)를 얻을까?

일요일 밤이다. 시간은 11시쯤. 이시간만 되면 다들 공감하시는 게 있을 텐데, 주말 순삭의 법칙이다. 정말 눈 깜박하면 지나가는 이상한 시간의 흐름의 끝에서, 누군가는 아까 못잔 낮잠을 아쉬워 하거나, 누군가는 내일 입을 옷의 색을 고르고 있거나, 혹은 루틴을 관리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체크 리스트를 보고 있으실 수도 있겠다. 무튼, 생각해보면 이 일요일 밤이라는 시간은 가장 아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조용히 무엇인가를 정리하거나 마무리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시간이기도 하다. 이 매력적인 시간에 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주말 동안 했던 것들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새로운 루틴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푹 빠진 루틴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인사이트(Insight) 찾기다. 요즘 주말만 되면 될 수 있는한 최대한 많은 분야에서 이것 저것 인사이트를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 사실 뭐 최근이라곤 했지만 정확히 ‘루틴’으로 하자고 정한지는 2주 째다. 인사이트 찾기를 더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한 건, 지난 연말에 롤리와 함께 했던 1:1 면담을 진행하면서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자신의 일년을 세 가지 키워드로 돌아보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올해의 나에 대한 발견’

‘올해의 기억나는 순간’

‘올해에 했던 투자’


첫 질문에는 나에 대한 ‘재발견’이라고 답했고, 두 번째는 새로운 방향들을 이야기 했었던 12월 중순의 ‘회의 시간’이라고, 세 번째 질문에는 ‘인사이트 얻었던 것들을 기억하도록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라고 답했다.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은 ‘시간을 쪼개서 투자’했다는 말이다. 주로 이 시간에 대한 투자는 브런치 계정으로 했다. 브랜드를 만난 후 알게 되었던 것들을 요약해서 기록하거나, 염두해두면 좋을 이야기들을 나름의 해석으로 남겨두곤 했었으니까.


기록을 남기면서, 다른 분들이 함께 인사이트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사실 제일 큰 욕심은 내가 까먹지 않기 위해서였다. 원래 좋은 아이디어들은 떠오른 그 순간에 잘 담아두지 않으면, 쏟아진 물처럼 바닥으로 다 흘러버리기 쉽다. 다시 주워담으려고 해도 어딘가 다 스며들어 버려서 본래의 양으로 모여지지도 않고 말이다. 그래서 난 ‘가끔씩’ 글로 이런 인사이트를 남겨 두곤했다. 근데 이런 것이 습관이나 루틴이 되지 않고 정말 ‘가끔씩’ 하다보니,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했다. 글로 남기지 않기 위해서 왠만하면 그걸 인사이트라고 치부하지 않게 된 것이다. 분명 나에겐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 이정도는 나중에 생각나겠지, 이정도는 다 아는 걸거야 하면서 기록을 미루게 되었다. ‘게으른 마케터’가 된 것이다.


근데 이 게으름에 대해서 걱정을 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조직의 성장 속도를 내 개인의 성장 속도가 방해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것을 구상하면서 이 생각은 더 커졌다. 아니, 어느 순간엔 걱정이 아니라 불안으로 변해갔다. 그래서 생각했다.


인사이트 기록을 루틴으로 만들자.


이렇게 또 글로 적어놔야, 난 더이상 ‘게으른 마케터’가 되지 않을 확률이 크다. 그래서 이젠 최대 2주, 혹은 더 짧게 인사이트를 찾고 그걸 기록하는 루틴을 만드려고 한다. 오늘은 그동안 찾았던 두 개의 인사이트를 정리해봤다.




1. 롤리가 보내준, 한 철학자의 인터뷰 기사가 쏘아 올린 공


사실 많은 책을 봤지만, 이번 주의 인사이트는 인문학과 철학에 대한 호기심이다.

“최근 인문학에 관심이 높아졌다. 도대체 인문학은 무엇인가?”
-인문학은 말 그대로 인간(人)이 그리는 무늬(文)에 접촉하는 지적 활동의 이론 체계다. 인문은 다른 말로 하면 인간의 동선이다. 인간이 움직이는 패턴과 흐름을 알아내는 것이다. 누가 나의 동선을 알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 사람에 대해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동선을 미리 안다면, 인간의 기호나 변화를 미리 파악해 거기에 맞추거나 심지어는 컨트롤할 수 있다. 인문학은 인간의 동선이나 무늬를 지적으로 이해하고 반응하는 학문이다. (출처 : [이길우의 人사이트] 젊음이여 황당무계하게 살아라…그래야 세상이 바뀐다 / 뉴스1 이길우 기자)

이 대목에서 ‘어라? 나도 인문학을 좀 더 깊이 파봐야겠다’는 호기심이 생겼다. 마케터가 제일 궁금한 것이 사실 ‘사람들은 뭘 좋아하지?’다. 흔히들 말하는 소비자의 니즈(Needs)를 파악해서 그 니즈에 맞는 것들을 충족시켜 주면, 마케팅의 목적을 다하게 되니까. 근데 이 무엇을 좋아하느냐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걸 알기 위해서 별짓을 다한다. 뭐 가장 단순하게는 빅데이터 리포트를 본다거나, 심리학 책을 보며 마케팅에 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을 빼본다거나 하는 것등이다. 600쪽이 넘는 행동 경제학 도서들을 살피거나, 퍼블리등의 인사이트를 정리해주는 서비스에서 좋은 사례들의 리포트를 보면서 체크하기도 하고, 다른 브랜드의 실제 사례를 찾아보려고 인스타그램, 뉴스, 지인 피셜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요즘엔 마케터들이 엄청나게 모여있는 카톡방의 대화들을 유심히 분석해보기도 한다.


근데 인문학을 동원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매일 데이터 분석을 하며 고객 패턴을 지켜보던 나에게 인문학은 그냥 공자왈 맹자왈 하는 옛날 이야기였다. 근데, 인간의 기호나 변화를 미리 파악할 수만 있다고? 얼른 따로 찾아뵙고 그게 인문학의 어떤 분야인지 캐묻고 싶을 정도다. 아니, 묻기 전에 서점으로 달려가야겠다. 그냥 아무 인문학 책이라도 덥석 잡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뭐든 이제부턴 그걸 ‘그냥 옛날 이야기’로 치부하지 않을 생각이다. 생각이 난 김에, 월요일 퇴근 후 바로 서점으로 가야겠다. 기대하시라.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헤메이는 하이에나처럼 꼭 영양가있는 인문학을 물어올참이다. 그리고 그중 가장 귀한 부분은 여기에 기록하려고 한다.


2. 마케팅 고도화의 눈을 뜨게 해준 은인, 올리부 상무님


2020년 11월과 12월은, 나에게 마케팅 고도화에 대한 눈을 뜨게 한 시간이었다. 작게는 오롤리데이의 SNS 샵 기능을 설정하는 것부터 광고를 집행하는 것까지 오류와 예행 연습을 해볼 수 있기도 했고, 어떻게 하면 픽셀 정보로 좀 더 고도화된 마케팅을 해볼 수 있는지 직접 방법을 사사 받을 수 있기도 했다. 이건 다 페이스북 코리아의 올리부 상무님 덕분이다. 재택을 하면서 줌으로, 또 사무실에서 여러 기능들과 함께 실제 사례를 설명해주시기도 하고, 또 그 설명을 바탕으로 여러 타겟팅과 실제 광고 집행 방법은 연구해보기도 했다.

올리부 상무님의 인스타그램 계정


이 부분도 위의 인문학 인사이트처럼 따로 빼내어서 정리하려고 한다. 대단한 정보는 아닐지라도 혹시나 나처럼, 초기에 픽셀을 기반으로 좀 더 고도화된 마케팅 방법에 대해서 목마름이 있거나, 고민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아마 좋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정리가 될 것 같다. 이것 말고도 상무님의 인스타그램에서는 다양한 샵 기능과 마케팅 인사이트를 볼 수 있으니, 팔로우와 함께 게시물 알람 신청을 해두면 좋을 것이다. 사실 하나의 뉴스레터처럼 나는 상무님의 게시물을 ‘구독’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다.



오늘 인사이트 정리에서는 서두만 던졌다. 내가 기록을 계속 하게끔 강제적인 장치를 만드려고 하는 것도 있고, 혹시 위의 내용에 흥미가 있거나 비슷한 고민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함께하자고 독려도 하기 위해서다.


나와 함께 인사이트를 기록할 분들을 찾는다. 그리고 기록으로 남기고 공유했으면 좋겠다. 어떤 형태도 좋다. 브런치 계정이나 자신만의 플랫폼에 남겨도 되고, 일기장, 실물 노트 등에 펜으로 써도 좋다. 그게 나처럼 마케터가 아니여도 된다. 어떤 한 분야에서 자신을 좀 더 성장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시험삼아 시도해보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댓글로, 인스타그램 DM(@ho.seob)으로 연락주시길. 한, 두달 뒤면 많이 달라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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