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ntless hearts of yours come together, On the streets of Shanghai, 2007. 11. 거리의 발견]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서 자주 듣게 되는 단어이자 한편으론 귀에 거슬리는 단어가 있다. <진정성 Authenticity>.어떤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매일같이 자신을 기록하고 세상을 향해 차곡차곡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그의 꾸준함이 보기 좋았다가 철 지난 변덕처럼 변치 않는 그 성실함이 지루했다. 한동안은 그의 과거를 뒤져 통독했고 바쁘게 시간이 흘러가자 그를 잊고 또 흘려보냈다. 바쁨이 지나 다시 그를 돌아보았을 때 그는 여전했다. 그는 가시적으로 맴돌던 자리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눈에 보이지 않도록 조금씩 천천히.
진정성은 무엇인가. 마음은 어떻게 내보일 수 있는가. 진정성 있는 사람, 진정성 있는 브랜드, 진정성 있는 물건, 진정성 있는 대화, 진정성 있는 관계. 이 유기적인 형태는 무엇인가? 그것은 한방에 세상의 모든 기운을 흡수한 천재처럼 하늘에서 떨어진 영감을 뜸하게 꽂아대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가치 있는 형태를 표현하고 기록하고 점검하고 변화를 이끄는 작업이다. 달리 말한다면 삶의 방향성이 보여주는 하나의 태동하는 움직임이라고도 할 것이다.
난무하는 자랑과 거짓이 가득한 삶에서 뚝심 있게 원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기란 쉽지 않다. 삶에서 호되게 깨져봐선지 부딪힘 전에 어떤 아픔이 있을지 잠시 심호흡을 한다. 다시 고통이 다가온다고 하더라도 똑같은 반복으로 단단한 편견의 장벽을 뚫을 수 있을까? 뒤를 돌아보면 그런 저항들을 넘어 걸었기에 스스로도 한 발은 아니 두세 발은 이전과는 다른 위치에서 서 있다.
꾸준함에는 장사가 없다. 생각하는 바에서 머무르지 말고 성실하게 시도해 봐야 결괏값을 알 수 없는 인생에서 스스로의 지표를 세울 수 있다. 실패는 오늘의 내가 세상에 먹히지 않았음을 자각하는 하나의 표식이다. 딱딱한 돌도 자주 부딪히다 보면 언젠가는 부서지지 않을까? 모든 행위를 실행함에 있어 원칙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고 책임질 수 있는가가 선결조건이다. 나의 인생이다. 누구도 살아주지 않은 나의 인생. 일상에서 맞이하는 삶의 투쟁. 거창하지 않은 오늘의 기록 속에서 한 발짝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