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ux Oiseaux dans le ciel by Georges Braque
하늘에
별이 둘 살고 있었네
그들은 서로 가까워지려다가
스쳐 지나가 버렸지
언젠가는 하나가 되자고
빛의 날개를 펴지만
맺어지려고 하는 그 순간에
둘은 서로를 거부하네
예니여,
그것은 우리 이야기가 아니라네
나에게는 언제나 있단다
가라, 세상의 것들을 꿰뚫고
나의 생각과 슬픔이여
가라, 그대 가슴속으로
by Karl Marx
이성이 무딘 철을 꿰뚫어도 가슴을 날카롭게 꿰뚫진 못하리라. 카를 마르크스(Karl Marx)는 공산주의 이념을 철저히 조직한 철의 혁명가로 불리지만 사랑하는 여인, 예니에게 낭만적인 시를 읊어주던 꿈 많은 철학자이기도 했다. 날카로운 칼을 들이대고 총을 내세우고 펜으로 무장한다 해도 행동만으로 본질을 구분할 수 없다. 인간 속에 깊숙하게 숨 쉬는 내밀한 기억은 비슷하다. 두루마기 된 비수(秘愁)를 풀어 스쳐가는 닮은 형상에 빛의 날개를 펼치는 것 또한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상대는 나의 아이일 수도, 애인일 수도, 배우자일 수도, 부모일 수도, 친구일 수도, 이웃일 수도, 그리고 보이지 않는 희망과 세상에 놓아둔 나일 수도 있겠다. 가끔 대상의 본질에 더 많은 삶의 의의를 두기도 한다. 거친 행동보다는.
2004. 12. 14. TUESDAY
이상적인 철학은 현재의 인간관계나 고독과는 거리를 두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표현의 방식과 각자의 문화적인 언어를 사용한다고 하여도 혁신적인 태도와 독창적인 스타일, 개인적이고 서정적인 작업들이 다른 말이라고 보긴 어렵다. 배움으로 알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스로의 방식으로 목격했을 때나 가슴속으로 생각과 삶을 들여보게 되었을 때, 그 모습이 기하학적이거나 복잡하다고 여겨지기보다는 내면의 평온함과 격정들이 각자의 본질적인 형태로 출현하는 것으로 인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