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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Nov 29. 2024

SELF PORTRAIT

로버트 메이플소프, <자화상> My pornographic affairs

Robert Mapplethorpe, Self Portrait 1975


 초상이란 실물다움이 아니다. 감정이나 사실이 사진으로 변환된 순간, 그것은 이미 사실이 아니라 의견인 것이다. 모든 사진은 정확하지만 그 어느 것도 진실일 수 없다.    

 《Richard Avedon, In the American West


 꽃에서 삶과 죽음을 그린 로버트 메이플소프. 나체, 정물, 사람들. 생식할 수 없는 창조에 중독된 삶. 놓아버릴 수 없는 자유와 광기. 그가 포착한 정지 화상은 극단적인 면을 갖고 있지만 내재된 슬픔과 기이한 생기로 세상의 타락과 통속을 조롱한다. 도덕적인 인성을 뒤집어쓰고 세월의 곱절을 변태한 인간들과 사회. 개안된 인성의 허위를 깊숙이 들여다보면 멈출 수 없는 생을 향한 돌진과 유혹적인 죽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을 는 행동으로 보이고자 했을까? 나는 주변을 변조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스트레이트한 얼굴로 분노를 발산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자그마한 거짓말이 아니라고 변명하고 있다.


2005. 12. 4. SUNDAY




 시간이 몸에 새겨지고 얼굴이 말라갈 때 인간들은 과거로 빠져든다. 싱싱한 젊음은 이름뿐인 환영이다. 태어나자마자 나이가 들었던 자는 세상의 아름다움에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원숙함도 노쇠함도 현명함도 알 수 없는 세월을 거치며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속마음은 자신에게도 낯설다. 현재에서 벗어나겠다는 다짐 속에서 진실은 무엇이고 의견은 어떤 것인가. 스스로에게 약속했듯이 다음 장을 향해 가고 있다. 자기애의 궁지에 몰려 사살되는 것이 아니라 무릎이 꺾이기 전에 현재의 문에서 다른 세계로의 넘어가는 문을 열고 싶다.




Chris, Self Portrait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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